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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스웨덴 부부 Aug 29. 2017

스웨덴 교육 속에 들어있는 '평등'

인터뷰3. 3년 차 초등학교 교사 Filippa



교육 인터뷰를 하기 위해 이웃 도시인 말뫼(Malmö)에 갔다. 이번 인터뷰 대상은 3년 차 교사인 Filippa였다. 그녀는 우리 부부를 말뫼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다. Filippa는 롬마(Lomma)라는 해안 도시의 Bjärehovskolan에서 2학년 담임교사를 하고 있다. 3년 차 교사가 이야기하는 스웨덴 교육과 초등학교는 지난 인터뷰(20년 차 초등학교 교사인 Emma)와 비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지난 인터뷰/20년 차 초등학교 교사 Emma와의 인터뷰/는 아래 링크에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Filippa가 근무하고 있는 Bjärehovskolan의 모습  *출처: Bjärehovskolan 홈페이지


평화로운 분위기의 Lomma는 말뫼, 룬드와 가까운 해안 도시이다.






- 기본적인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이름, 나이, 경력, 전공 등)

Filippa: 이름은 Filippa Asplund입니다. 나이는 28살이고 초등학교 교사로 일한 지는 이제 3년이 됐어요. 현재는 스웨덴 Lomma시의 Bjärehovskolan라는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2학년 학급의 담임을 맡고 있으며 스웨덴어와 사회 과목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Malmö högskola에서 교육을 전공했고 4년 동안(*원래는 3년 반 과정이지만 Filippa는 6개월의 과정을 추가로 이수했다고 한다) 수학 교육, 스웨덴어 교육, 자연 교육, 사회 교육 등을 공부했어요. 제 경우에는 1년의 실습 기간 제도가 없어져서 바로 교사가 되었어요.


Filippa Asplund. 3년차 교사로서 현재 2학년 학급 담임을 맡고 있다.



- 스웨덴어와 사회 과목을 가르친다면, 다른 과목들은 다른 선생님이 가르치나요?

Filippa: 네. 우리 학급에는 28명의 학생들이 있는데 다른 선생님 한 명과 함께 이 학급을 반으로 나누어 14명씩 가르칩니다. 저는 스웨덴어와 사회를 가르치고 그 선생님은 수학과 과학을 가르쳐요. 학급이 항상 반으로 나누어져 있는 것은 아니고 다 함께 수업을 들을 때도 있습니다. 또한 아이들이 수업을 들을 때, 두 교실 사이를 이동합니다. 한 학급을 두 명의 교사가 함께 관리한다고 볼 수 있죠. 이러한 방식은 학교마다 달라서 다른 학교는 한 명의 교사가 한 반 전체 아이들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기도 합니다.



- 왜 교사가 되셨나요?

Filippa: 교사란 직업은 학생들의 마음과 행동에 관련된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사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많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요. 동료 교사들과도 교류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도 넓게 활동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야근 없이 주중에만 근무한다는 것과 세 달의 방학이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 학교에서는 어떤 과목들을 가르치나요? 특별히 비중을 두는 과목이 있나요?

Filippa: 초등학교에서는 수학, 스웨덴어, 사회, 과학(자연), 영어, 체육, 음악, 미술 등의 과목을 가르칩니다. 영어는 3학년 혹은 2학년부터 배우게 되는데 우리 학교의 경우에는 3학년부터 영어를 배웁니다. 그리고 흥미로운 점은 내년에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컴퓨터 코딩 과목이 생긴다는 것인데요. 저도 이것에 대해 별로 아는 바가 없지만 아이들이 이런 실용적인 과목을 배운다는 것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Bjärehovskolan의 Google 가상현실 체험 기구를 이용한 수업 장면. *출처: Bjärehovskolan 홈페이지


- 당신이 주로 사용하는 수업 방식은 무엇인가요?

Filippa: 저는 여러 수업 방식을 다양하게 사용하지만 특히 토론 방식을 좋아합니다. 예를 들어 반 학생들을 소그룹으로 나누어 2분 정도 토론해 보라고 한 후 전체가 함께 다시 토론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 스웨덴 학교의 영어 수업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비영어권 국가 중에서 영어 사용 능력이 굉장히 높다는데 전반적인 영어 교육 방법이 궁금합니다.

Filippa: 3학년부터 영어 교육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2학년인 우리 반 학생들은 일주일에 30분 정도 영어를 배워요. 영어 수업은 대부분 활동 중심이고 놀이 요소가 많아요. 그리고 영어로 된 교육 자료를 보기도 하고요.


스웨덴은 비영어권 국가 중 영어 사용 능력이 3위이다.(2016) *1차 출처: ef.com , 2차 출처: weforum.org


- 그렇다면 스웨덴 사람들이 영어를 잘 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Filippa: 스웨덴 사람들은 어렸을 때부터 영어로 된 TV 프로그램, 영어로 된 영화, 영어로 된 컴퓨터 게임에 많이 노출되어 있어 영어에 익숙해요.(*스웨덴의 많은 TV 프로그램은 미국의 드라마나 쇼 프로그램 등을 수입한 뒤, 화면 하단에 스웨덴어 자막을 입혀 방송한다. 영어로 된 외화 역시 더빙이 아닌 스웨덴어 자막 버전으로 방영한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히게 되고 영어에 능숙해지는 것 아닐까 생각해요. 저는 2학년 담임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영어를 많이 가르치지 않지만 아이들은 이미 영어에 능숙해요. 다들 이미 Youtube나 컴퓨터 게임 등을 통해 영어를 꾸준히 접해왔기 때문이죠.



- 당신은 학생들에게 숙제를 내주나요? 이웃나라 핀란드는 숙제가 없다고 들었는데 스웨덴은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과제를 내준다면 어떠한 것들을 내주는지요?

Filippa: 저는 숙제를 내줍니다. 하지만 이것은 학교마다 교사마다 다릅니다. 숙제를 내주지 않는 교사도 있어요. 는 학생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쉬운 것들만 숙제로 내어줍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배운 단어를 따라 적는다거나 어떤 문단을 3번씩 읽어보고 오라고 하는 것들이에요. 과제를 할 때 부모님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아이들이 많다고 생각해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만큼의 어려운 과제는 내어주지 않습니다.


숙제 여부는 교사에 따라 다르다. Filippa는 아이들에게 숙제를 내주지만 스스로 할 수 있는 쉬운 것들을 내준다고 한다.


- 스웨덴에서는 교사가 학급의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계획하고 교과서도 교사가 선택한다고 들었어요. 한국에서는 같은 학년 교사들이 함께 교재 연구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스웨덴에서도 같은 학년 교사들끼리 회의를 해서 수업이나 교과서를 함께 결정하기도 하나요?

Filippa: 네, 같은 과목을 준비하는 교사들이 서로 의논하거나 돕는 경우를 종종 보았어요. 하지만 이를 떠나 근본적으로 수업을 구성하는 데 있어 교사가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할 수 있느냐 아니냐 하는 것은 학교마다 조금씩 달라져요. 우리 학교 같은 경우에는 예산 지원이 많은 편이라 교사가 하고 싶은 것을 대부분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예산 지원이 적은 학교는 수업 자료들을 교사가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교육 활동이 힘든 경우도 있어요.


제 경우에 모든 것을 직접 결정하고 수업을 구성하는 것이 처음엔 굉장히 힘들었어요. 하지만 우리도 동료들 사이에 네트워크가 있고 이를 통해 서로 도와가며 준비할 수 있기 때문에 좀 수월해졌어요. 제 경우에는 같은 학년에 같은 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경력 많은 동료 교사가 있어서 그분의 노하우를 많이 배웠어요.


교사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게 좋은 점도 많지만 학급과 학교 사이의 평등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요.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역량을 가진 교사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이에요. 교사의 역량에 따라서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내용의 깊이가 달라집니다. 오히려 한국처럼 국가 차원에서 구체적인 교육지침이 내려오는 것이 평등에 더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학생의 학업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하나요?

Filippa: 저는 저학년을 맡고 있어 학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평가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3학년, 6학년은 스웨덴 전국에서 국가 단위 시험(스웨덴어, 수학)을 치르게 됩니다. 읽기와 쓰기를 위주로 한 이 시험은 3학년, 6학년 1년 동안 5번(예를 들어 스웨덴어 시험은 두 번, 수학 시험은 세 번을 본다)에 걸쳐 스웨덴 전체 학교에서 한날한시에 동시에 치러집니다. 학생들은 한 달 뒤에 성적표를 받게 되는데 3학년 때는 스스로 자신의 학업 수준에 대해 점검하고 계획을 세우는데 이 성적이 쓰여요. 6학년 때부터는 성적이 더 중요해집니다. 특히 스웨덴어, 수학, 영어를 비롯한 다섯 과목의 학업 성적은 6학년부터 9학년이 끝날 때까지 중요해요. 이 성적을 바탕으로 고등학교(gymnasium)에 진학하게 돼요. 성적이 좋지 않으면 다음 단계의 학교(고등학교, 대학교) 진학이 어려워요.



- 교실에서 적용하는 상벌제도가 있나요?

Filippa: 스웨덴 학교 시스템에서는 상벌제도를 엄격하게 금지합니다. 어떤 학생이 다른 학생들보다 잘 한다거나 못한다고 학급에서 공개적으로 드러낼 수 없어요. 그리고 초등학교에는 상장 및 상장 수여의 개념이 없습니다. 만약 학생에 대해 칭찬을 하고 싶다면 학부모와의 상담에서 '당신의 자녀가 이러한 부분에서 뛰어납니다.'라고 이야기할 수는 있어요. 또한 학생이 잘못된 행동을 했다면 학부모를 불러서 상담을 할 수는 있지만 학급에서 벌을 주는 것은 허용하지 않습니다. 상벌제도를 금지하는 이유는 모든 학생들을 평등하게 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 그렇다면 문제가 있는 학생들은 어떻게 하나요? 

Filippa: 사실 문제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는 않습니다. 학생이 문제 행동을 일으켰을 때, 학부모와 상담을 할 수 있지만 학생을 벌 한다거나 학교를 그만두게 할 수는 없어요. 또한 학생의 의사에 반해 강제적으로 무언가를 하게 할 수 없습니다. 다만 ADHD나 수업 집중에 문제가 있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1대 1로 해당 학생들을 관리해주는 특별 교사(special teacher)들이 있습니다. 우리 학급의 경우에는  ADHD가 있는 학생, 자폐 학생, 그리고 말하기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 이렇게 세 명의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 아이들 한 명 한 명에 특별 교사가 붙고 그 아이들을 다른 방으로 데려가서 따로 교육합니다. 물론 평소에는 다른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고 특별히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만 특별 교사들이 지도해요. 하지만 모든 학교에 이렇게 1대 1로 특별 교사가 있지는 않아요. 아까도 말했듯이 제가 일하는 학교는 예산이 많은 편이라 이것이 가능해요.



- 아이들의 수업이 끝나면 학부모들이 모두 데리러 오나요? 또한 방과 후 수업이 있나요?

Filippa: 네, 우리 학교의 경우 방과 후 수업이 있어요. 수업이 1시 20분 정도에 끝나는데 우리 학급 대부분의 학생들은 방과 후 수업(free time class)에 참여합니다. 방과 후 교사(free time teacher)가 아이들을 맡아 함께 시간을 보내는데 특별한 수업을 하는 것은 아니고 함께 놀고 시간을 보냅니다. 보통 부모들이 퇴근하는 5시 반 정도까지 함께 있습니다. 방과 후 교실의 운영 여부와 운영 시간 역시 지역과 학교에 따라 각기 다릅니다.


겨울철 Bjärehovskolan 학생들의 야외 스포츠 활동. *출처: Bjärehovskolan 홈페이지


- 교사로 근무하면서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연수가 있나요? (한국의 교사들은 교육 능력 계발을 위해 1년에 60시간 이상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Filippa: 한국에서는 교사들이 60시간 이상의 의무 연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흥미롭네요. 우리는 교사가 받아야 하는 의무 교육이나 연수가 없습니다. 가끔 학교에 강사를 초빙하거나 이웃 학교에 가서 강의를 듣기는 해요. 학교장이 어떤 연수가 있다고 교사들에게 알려주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러한 연수는 1년에 약 5시간 정도 됩니다. 이러한 교육을 받는 것도 의무가 아니고 철저히 교사 개인의 선택이에요.



스웨덴 교직 사회의 분위기를 알고 싶어요. 일반적으로 한국은 교직 사회에서 위계질서를 가지고 있어서 교장, 교감, 부장 교사들이 수직적인 질서를 이룹니다. 스웨덴의 학교에서는 중요한 일들이 있거나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 의사 결정이 어떻게 이뤄지나요?

Filippa스웨덴에서는 교사들 사이의 관계가 굉장히 평등해요. 교사들이 서로서로 이야기를 하거나 토의를 하면서 함께 문제를 해결합니다. 교사가 도움이 필요할 때에는 학교장에게 가서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요. 하지만 학교장 또한 교사들과 평등한 관계를 가지고 있어서 어떤 주제든 서로 열린 대화와 자유로운 토의를 할 수 있어요. 물론 학교장이 의사 결정을 하지만 교사들은 그 의사 결정에 반대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피력할 수 있습니다.



- 학급의 교사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 외에 추가로 해야 하는 행정적인 업무가 있나요? 

Filippa: 교사들도 해야 하는 행정적인 업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제 경우에는 업무량이 과중하지 않아 정규 시간 외에 일을 더 해야 할 정도는 아니에요. 학교 근무는 8시부터 시작하고 아이들 수업은 8시 반에 시작해요. 수업이 끝나는 시간은 1시 20분이고 이후 제 퇴근 시간은 대략 3시에서 5시 반 사이인데(요일마다 다르다) 그 안에는 교육 업무와 행정적인 업무가 모두 끝납니다.



- 한국에서는 정규 교사 외에 시간 강사, 기간제 교사, 외부 강사, 행정실무사 등 교육을 위해 도움을 주는 분들이 많습니다. 스웨덴에서도 학교에 이런 분들이 많이 있나요?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Filippa: 우리 학교의 경우, 정규 교사 외에 행정 업무만을 온전히 맡아서 하시는 분은 두 분 정도밖에 없습니다. 교장선생님과 홈페이지 관리 등의 교육 외적인 학교 업무를 맡아서 해 주시는 행정실무사(secretary)가 계세요. 그 외에 두 분 정도 더 있고요. 보통 교사가 복사 및 교육 자료 신청, 학급과 관련된 행정 업무 등의 일 대부분을 혼자 합니다.


Bjärehovskolan의 도서관 모습. *출처: Bjärehovskolan 홈페이지


- 학교의 다양한 교육 활동 중, 학부모들이 참여하는 부분이 있나요?

Filippa: 한국처럼 학부모가 학교 운영 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학부모들이 원하면 특별한 모임에 참여해 학교 운영에 대해 의논할 수 있어요. 하지만 실제적으로 학교 교육 활동에 학부모들이 참여하는 부분이 많지 않아요. 전체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수업 공개는 없습니다. 만약 학부모가 원한다면 개인적으로 담임교사에게 미리 연락을 한 뒤에 자녀의 교실에 와서 수업을 참관할 수는 있어요. 하지만 그런 경우는 많이 없어요.



- 당신이 학교에 다녔을 때와 지금 교사로서 보는 학교, 많이 달라졌나요?

Filippa: 많은 부분이 달라졌어요. 일단 학생들이 배우는 과목의 종류가 달라졌어요. 또한 지금은 교사들이 자연과학(수학, 과학 등)과 사회과학(스웨덴어, 사회 등)으로 분야를 나눠서 아이들을 가르칩니다. 제가 학교를 다닐 때는 한 선생님이 모든 과목을 가르쳤어요. 그리고 지금의 학교는 과거에 비해 좀 더 자유롭고 활동적인 분위기라고 생각해요. 제가 학교를 다닐 때는 없었던 방과 후 교실도 생겼고요. 방과 후 교실은 거의 모든 아이들이 참여하고 있고 이 곳에서 방과 후 교사와 함께 게임, 스포츠 활동 등을 합니다. 저는 이것들이 좋은 변화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더 많이 변화할 것이라 믿어요.


지금의 학교는 과거에 비해 더 자유롭고 활동적인 분위기로 변했다.


- 마지막으로 당신이 생각하는 스웨덴 교육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요?

Filippa: 스웨덴 교육의 장점은 모든 학생을 보듬는다는 것입니다. 또한 학생들을 차별하지 않고 모두를 평등하고 공정한 방법으로 대하는 것도 스웨덴 교육의 장점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단점은 지방 자치 단체 및 학교 별로 지원받는 예산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교육 예산은 지방의 세금 수입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임금이 높은 사람들이 많이 사는 부유한 지역은 예산을 많이 받게 되고 가난한 지역은 예산은 적게 받게 됩니다. 모든 학교는 평등해야 하는데 지역별, 학교별로 지원받을 수 있는 예산이 다르기 때문에 교육에 불평등이 생깁니다. 교사의 급여 역시 근무하는 지역(도시)에 따라 달라져요. 이러한 이유 때문에 교사들 사이에서 근무 선호 지역과 비선호 지역이 나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해요.




두 번째 인터뷰를 마치며 우리 교육과 더 많은 차이점들을 발견했다. 학생들을 평등하게 대하기 위해 다른 학생들 앞에서 칭찬을 하지 않고 상벌제도를 제도적으로 엄격히 금지하는 것은 우리 교육과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 철학의 연장선으로 학생들에게 수여하는 상장 자체가 없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 교육계에서도 몇몇 특정한 아이들만 상을 받고 칭찬을 받는 것에 대한 비판이 있다. 상을 받지 못한 아이들은 소외되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아이들 각자가 가진 장점을 발견하고 그 장점을 칭찬하거나 모든 아이들에게 상장을 수여하고자 하는 노력도 있다. 하지만 우리의 학교에서는 기본적으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교사들이 많은 아이들을 자주 칭찬해 주고자 한다. 스웨덴 교육계에서 '공개적 칭찬'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그들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생각을 들어봐야 하겠다.


또한 이 평등의 가치는 교직 사회에도 녹아있다. 피라미드식 수직적 위계질서를 가지고 있는 우리 교직 사회의 분위기와는 달리 스웨덴의 학교에서는 교사와 학교장 사이에 자유로운 토의와 논의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심지어 학교장의 의사 결정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쉽게 이야기할 수 있단다. 자신의 의견 개진에 용기가 필요한 우리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부분이다.


평등은 스웨덴 교육에서 뿐 아니라 스웨덴 사회의 가장 핵심적인 가치이고 스웨덴 사람들은 스웨덴의 가장 큰 장점으로 평등을 꼽고 있다. 이 가치는 스웨덴의 학교와 교육 안에서 실현되고 있으며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지역에 따라 학교가 지원받는 예산이 다르고 이것이 학교 사이에 불평등을 야기한다는 문제는 모순적이다. 왜 '중앙 정부가 학교에 평등하게 예산을 교부하지 않고 지방 자치 단체에서 예산을 교부하는지'는 더 조사해보아야 할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Filippa와의 대화 내용 중, 지난번 20년 차 교사 Emma와의 인터뷰 내용과 다른 부분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Lund와 Lomma라는 다른 도시에서 오는 차이로 볼 수도 있고 학교별로 다른 예산과 시스템에서 기인한 것일 수도 있다. 실제로 Filippa에게 Emma와 했던 인터뷰 내용을 이야기해주니 그녀 또한 놀라워하는 부분이 있었다(방과 후 학교의 운영 여부 등). 또한 Emma가 대학을 다녔을 때 있었던 1년 실습 과정은 Filippa 때에는 사라졌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Filippa의 말에 따르면 그때보다 지금 교사를 지망하는 학생의 수가 적어졌기 때문에 1년의 실습이 사라진 것인 듯하다.


다음 화에서는 '20년 차 초등학교 교사 Emma의 인터뷰'와 '3년 차 초등학교 교사 Filippa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스웨덴 교육에서 가장 중시하는 가치인 '평등’에 대해 다루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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