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7. 열정 넘치는 고등학교 사서 교사들과의 만남
Polhemskolan 도서관의 모습. 이 도서관에는 2만 권이 넘는 책이 있다.
우리가 폴헴 고등학교(Polhemskolan)의 학교도서관을 처음 찾았을 때, 그들은 학교 모든 교사들과 함께 ‘2016년 올해의 최고 학교도서관(School library of the year in Sweden)’에 선정된 것을 축하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초등, 중등, 고등학교를 다니며 학교 도서관을 이용해본 경험은 매우 한정적이었어서 학생과 교사가 가득 찬 활기 넘치는 학교 도서관의 분위기가 생소하게 느껴졌다. 동시에 스웨덴에서 '최고의 학교도서관'으로 선정된 이 도서관은 어떤 곳인지, 이 곳 학생들은 우리보다 책을 많이 읽는지, 또 이 곳에서 일하고 있는 사서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Miranda Anderson, Lotta Davison입니다. 우리는 모두 룬드의 고등학교(Gymnasiet), 폴헴 고등학교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하고 있어요. 우리 도서관의 사서는 3명인데 한 명은 개인 사정이 있어 오늘은 저희 둘만 일하고 있어요.
Lotta(사진 왼쪽): 저는 여기에서 일한 지 3년 되었고 전에는 룬드 북쪽에 위치한 노라 펠라덴(NorraFäladen) 지역의 공립도서관과 학교도서관이 합쳐진 도서관에서 일했어요. 그곳은 여러 인종과 문화가 섞여있는 곳이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었죠. 업무 중 절반은 12세에서 16세 학생들을 위한 일들이었고 절반은 일반 시민들을 위한 일이었어요. 그곳에서 9년을 일했고 그 후 1년 동안은 룬드대학교의 라울 발렌버그 인권 센터(Raoul Wallenberg Institute of Human Rights) 도서관에서 일했어요. 하지만 학생들이 그리웠고 그래서 이 곳으로 일자리를 옮겼죠.
Miranda(사진 오른쪽): 저는 작년 8월부터 여기에서 일했고 경력은 20년 되었어요. 이전에는 룬드의 또 다른 공립학교 비판 고등학교(Vipan)에서 일했습니다.
- 어떻게, 또 왜 사서 일을 하게 되었나요?
Lotta: 저는 대학에서 현대문학이론(Contemporary literary theory)과 미술사(Arthistory)를 전공하고 석사를 문헌정보학과(Librarian information science)로 진학했어요. 현대문학이론을 전공한 후 5년 동안 룬드의 서점에서 일했어요. 그때가 사람들이 컴퓨터와 모뎀을 이용한 인터넷을 사용하기 시작한 시기였고 가정에서의 인터넷 연결이 아주 느릴 때였죠. 많은 사람들은 서점에 와서 인터넷을 통해 찾을 수 있는 정보를 묻는 일이 많았고 제가 직접 인터넷에 접속해 정보를 찾아주곤 했죠. 그러다 보니 정보 검색과 사서 일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그래서 문헌정보학 석사에 지원했어요.
Miranda: 저는 13살 때부터 사서가 되겠다고 결심했어요. 책 읽는 걸 좋아하고 도서관 가는 걸 좋아했거든요. 23살 때부터 도서관에서 일하기 시작했어요.
- 학교도서관 사서는 어떤 일을 하나요?
Lotta: 우리 업무의 절반은 책 선택을 도와주거나 찾아주는 것이고 절반은 교실에서 정보 관련 교육을 하는 거예요. 아이들에게 자료와 기사를 어떻게 찾고 논문은 어떻게 쓰는지 어떻게 출처 정리를 하는지 알려줍니다. 1학년 1학기에는 학급마다 방문해서 홈페이지와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는 방법을 보여주고 알려줍니다. 2학년이 되면 모든 학생들이 특별 과제, 일종의 논문을 쓰기 때문에 금방 말한 자료 검색과 출처 정리를 가르칩니다. 3학년 2학기에는 학생들이 졸업논문을 쓰기 시작하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교육을 합니다. 이 졸업 논문에는 영어 초록(abstract)도 들어가야 해서 그에 관련해서 교육도 하고요.
이렇게 학년에 따라 교육 목표와 가르치는 것이 모두 다릅니다. 이는 사서 교육 강령(mission statement)에 자세하게 나와있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우리를 만나 정보 관련 교육을 받게 되고 각 학급 교사의 요구에 따라 더 많이 만나게 되는 학급도 있고요. 사서는 교사가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할 때에는 항상 교사가 동행해서 교실을 방문합니다. 사서 혼자 교실에 가서 어떤 일을 하는 경우는 없어요.
이런 주요 업무 이외에도 우리가 하는 일은 다양해요. 가끔 교사들과 협력해 작가 초청 강연을 주최하기도 해요. 또 스웨덴어, 영어 과목 교사가 요청하면 학급에 방문해 읽어보면 좋을 책들을 추천하고 학생들에게 소개합니다. 우리는 도서관 Instagram 계정을 통해서도 책을 추천하고 있어요. 이 때는 우리가 직접 읽어본 책들에 대해 소개해요. 우리는 학생들이 쉬는 방학 때 많은 책을 읽고 추천할 책들을 선별해요. 이렇게 학생들에게 독서를 권장하는 것이 우리 업무의 절반을 차지하지 않나 싶어요.
- 이 곳 도서관에는 어떤 책들이 있나요?
Lotta: 아까 말했듯이 저희 도서관에는 3명의 사서가 있어요. 우리 셋 이외에 또 한 명이 더 있는데 그분은 도서관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 교과서들만 관리해요. 저희 도서관에는 교과서가 없어요. 우리는 21,000권의 책을 보유하고 있어요. 절반은 소설, 절반은 비소설이에요. 학생들은 과제를 할 때 도서관을 찾아 자료를 찾아보기도 하고 취미로 책을 읽기 위해 오기도 하죠. 도서관의 자료 중 종이책은 절반이라고 할 수 있고 나머지 절반은 온라인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검색해서 볼 수 있는 전자책과 논문, 기사, 각종 자료들이에요.
예를 들어 특정 저자와 관련된 책이나 정보를 찾아보고 싶을 때 데이터베이스에 저자의 이름을 검색하면 저자의 책, 관련 기사, 오디오 파일, 저자의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까지 각종 정보를 찾아볼 수 있어요. 우리는 구글이나 위키피디아를 대신해 이 아카이브를 통해 정확한 정보와 자료를 찾아볼 수 있도록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보 검색 교육도 하고 있어요.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가 공부를 하려면 이런 전문 자료 검색과 출처(reference) 정리가 필수적이거든요. 고등학생 때부터 그 기본을 가르치는 것이죠.
- 도서관의 대출 시스템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Lotta: 학생들은 원하는 만큼 마음껏 책을 빌릴 수 있어요. 대출기간은 4주인데 두 번 연장할 수 있고요. 간단히 말해 세 달 동안 책을 빌릴 수 있죠. 다만 누군가 다른 사람이 같은 책을 빌리고자 할 경우에는 연장할 수 없지만요. 방학기간 동안은 빌려간 책을 개학 때까지 계속 가지고 있을 수 있어요. 우리는 도서 카드를 만들어주고 이 카드를 가지고 있어야 책을 빌릴 수 있어요. 학생뿐 아니라 학교에 소속된 누구든 책을 빌릴 수 있어요. 교사, 심리상담교사, 청소부 누구든요. 또한 학교에 소속된 누구든 특별하게 원하는 책이 있으면 구매를 요청할 수 있어요.
또한 다른 고등학교 도서관과 서로 책을 교환하고 빌릴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요. 우리 학교에서 필요한 책이 다른 고등학교 도서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경우 책을 보내줄 수 있는 거죠. 이 시스템은 대학 간에도 갖추어져 있어요. 특히 누군가가 구매를 요청했지만 그 사람 외에 많은 학생들이 읽을 것 같다고 생각되지 않는 책의 경우 다른 학교 도서관에 요청해서 받곤 해요.
- 책은 어떻게, 어떤 기준으로 구입하나요?
Lotta: 책을 구매할 때 우리는 교사에게 어떤 책을 구입하길 원하는지 정기적으로 문의해요. 또 학생들이 2학년이 되면 많은 참고 도서를 필요로 하는 특별 과제가 주어져요. 그때 학생들은 도서관에서 관련 서적을 많이 찾게 돼요. 그때 추가로 필요한 책이 있다고 하면 구매하기도 해요. 교사들과 학생들은 언제든 필요한 책을 구매해달라고 이야기할 수 있어요.
우리는 2주마다 신간 도서에 대한 정보가 담긴 카탈로그를 받고 있어요. 이 카탈로그만 제작, 유료 보급하는 회사들이 있어요. 스웨덴의 도서관들 대부분이 이런 종류의 카탈로그를 받아보고 있어요. 우리는 이 카탈로그를 보고 새로 구매할 책을 고릅니다. 그리고 그 책과 관련된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들에게 연락을 해서 이 책을 구매할지 말지를 물어보죠. 우리는 그들이 필요할 것 같다고 동의하는 책들을 구매합니다.
각 책 소개에는 이 책을 읽고 책 소개를 쓴 사람의 실명이 나와있어요. 그들은 1점에서 5점까지 책에 대한 점수도 매겨놓습니다. 우리의 경우 1점, 2점을 받은 책들은 구입하지 않아요. 이 카탈로그가 있기에 책 구매가 쉬워지죠.
우리는 1년에 약 1,000권 정도의 책을 구매해요. 우리 학교의 경우 학교가 크고 학생이 많기 때문에 예산이 많은 편이에요. 그래서 원하는 책을 많이 구매할 수 있죠. 또한 예산이 많아 풀타임 사서를 고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시스템도 잘 갖추어져 있는 편이고요. 학교마다 사정이 다 달라요.
- 그렇게 많은 책을 매년 구입하게 된다면 공간이 부족해질 것 같은데, 책은 어떻게 관리하나요?
Lotta: 우리는 매년 모든 책들을 체크해서 오랫동안 아무도 빌려가지 않은 책들을 분류합니다. 물론 아무도 빌려보지 않았더라도 여전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책들은 그 분류에 넣지 않습니다. 이렇게 대여 빈도로만 분류하는 것이 아니라서 우리는 모든 책들을 각각 다 점검해야만 합니다. 오래된 책, 대여 빈도가 적은 책이라고 바로 쓸모없는 것으로 분류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컴퓨터 기술에 관련된 책은 오래되면 그 가치가 덜하다고 여겨지지만 역사 관련 책은 오래되어도 여전히 중요한 경우가 많은 것처럼 책의 종류와 내용에 따라 다 다르니까요. 이런 과정을 거쳐 덜 중요한 책으로 분류된 것들은 서고에 보관하게 됩니다. 누구든 이 책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생기면 서고에서 꺼내다 줄 수 있도록요. 서고에 있는 책들은 해를 거듭하다 또다시 분류되고 필요가 덜한 책들로 다시 분류되면 그것들은 학교 구성원 누구나 가져갈 수 있도록 내놓습니다. 이렇게 내놓았는데도 아무도 가져가지 않는 책들은 버려지게 되죠.
- 학생들의 평균 독서량은 얼마나 되나요? 학생들의 독서량이 많다고 생각하나요?
Lotta: 우리 학교 도서관 대여 통계를 보면 1년에 총 9500번의 책 대여가 있었어요. 전교생 수로 나누면 1년간 1인당 평균 3.8권의 책을 빌린 셈이네요. 하지만 이 숫자는 학생뿐 아니라 교직원도 포함된 숫자예요. 성별로 나누면 여자는 3.9권, 남자는 2.4권을 빌렸어요.
모든 학생이 독서를 좋아하지는 않죠. 개인에 따라 무척 달라요. 어떤 학생은 매주 와서 책을 빌리고 어떤 학생은 과제가 있을 때만 책을 빌리죠. 학생들이 평균적으로 책을 많이 읽는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아요.
- 독서량을 늘리기 위해 하고 있는 일이 있다면?
Lotta: 교실을 방문해서 책 읽기를 권유하고 추천 도서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이 가장 중요하지 않나 생각해요. 또 올해부터 우리는 교장, 그리고 일부 교사들과 함께 어떻게 학생들의 독서량을 늘릴지에 대해 두 달에 한 번 정도로 토론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어요. 학교 수업에서, 도서관에서, 또 온라인에서 독서를 권장하는 방법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있어요.
- 이 곳 도서관의 특성은 무엇일까요?
Lotta: 공공도서관, 학교도서관, 두 가지 종류의 도서관은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어요. 공공도서관은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를 위한 공간이죠. 그에 비해 여기는 학교도서관이에요. 학교도서관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더 나은 학업 성취를 하도록 돕는 공간이죠. 이 둘은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비교하기가 힘들죠. 목적이 확실히 다르니까요.
이렇게 학교 도서관이 존재하는 이유와 목적은 분명하기 때문에 운영 방식이나 이용 규율도 확실하고 엄격해요. 학생들은 이 곳에 놀러 오는 것이 아니라 자료를 찾고 책을 읽으러 오는 것이죠. 공공도서관에 소파처럼 편안한 공간이 많은 것에 비해 학교 도서관에는 그런 것들이 없어요.
- 사서가 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나요?
Lotta: 사서가 되는 경로는 다양해요. 제가 대학을 다녔을 때는 사서가 되기 위해서는 4년의 대학 교육 과정 중 2년은 일반 전공, 2년간은 사서 관련 공부를 해야 했어요. Miranda의 경우에는 사서를 위한 특별 교육 기관에서 한 학기 동안 공부했고요.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들이 없어졌고 일반 교육대학에서 사서 관련 과목들을 가르치고 있죠.
- 사서로 일하며 뿌듯할 때는 언제인가요?
Lotta: 사실 매일매일이 의미 있고 뿌듯해요. 젊은 학생들이 뭔가를 배우고 커나가는 것을 보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죠.
어제는 한 학생이 와서 방학 동안 읽을 책을 추천받고 싶다고 하는 거예요. 그 학생이 말하길 자신은 책 읽는 걸 정말 싫어하는데 올해 공부를 하면서 자신이 글을 읽고 선별해서 암기하는데 문제가 있다는 걸 알았고 그래서 책 읽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감정선이 복잡한 책, 두꺼운 책, SF 소설은 싫다… 뭐 자세하게 자신이 뭘 싫어하는지 이야기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8권의 책을 골라서 보여주었고 학생은 하나하나 책에 대한 설명을 듣더니 그중 세 권을 골랐어요. 그 책들을 가지고 나가면서 정말 고맙다고 하는데 표정을 보니 정말 즐거워 보이더라고요.
Miranda: 제가 아는 한 여학생은 1학년으로 입학했을 때 도서관에 들어오는 것조차 불편해하고 겁을 냈어요. 도서관이라는 공간이 자신이 속한 공간이 아니라고 생각했나 봐요. 그런 생각을 눈치채고 볼 때마다 제가 편안하게 말을 걸고 도서관에 들르라고 이야기를 했더니 차차 도서관에 오는 걸 편안하게 생각하더라고요. 그 학생이 3년의 고등학교 생활이 끝나갈 때 즈음에는 명랑한 표정으로 도서관에 자주 들르는 걸 보고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요즘 학교에는 스웨덴어를 새롭게 배워야 하는 이민자 자녀들이 많아요. 이 학생들은 스웨덴어로 읽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죠. 그래서 우리는 이 학생들을 위해서 영어와 스웨덴어 두 가지 언어로 독서하는 법을 알려주는 ‘EC 독서 세션(EC reading books)’을 열어요. 학생들은 이 세션을 통해 외국어로 책을 읽는 방법을 배우죠. 보통 1,2년 정도 되면 학생들 모두 스웨덴어를 잘하게 되더군요. 이렇게 이민자 자녀들을 학교에 적응하도록 돕는 것도 정말 뿌듯한 일이에요.
- 외국어로 된 책들도 있나요?
Lotta: 영어로 된 책들은 많아요. 소설 중 35%에서 40%는 영어 책들이에요. 그 외에도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아랍어, 에티오피아어 등 외국어로 된 책들을 정말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어요. 외국어 도서들 구역이 따로 있어요. 우리는 다른 학교들과 연계하여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책들을 구매하는 비용을 정부로부터 받고 있어요. 그 돈으로 10개의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언어를 선정, 그 언어들로 된 책들을 살 수 있죠.
- 학생들은 어떤 책들을 좋아하고 많이 빌리나요?
Lotta: 학생들은 공상과학과 디스토피아 소설, 러브 스토리, 그리고 범죄소설을 좋아해요. 스웨덴에서는 범죄소설이 유명하기도 하고요. 스티그 라르손(Stig Larsson)의 밀레니엄처럼요.
- 추천해주고 싶은 책들이 있으신가요?
Lotta: 저는 개인적으로 제인 오스틴이 쓴 모든 소설들, 그리고 무라카미 하루키 책들을 좋아해요. 스웨덴 작가 중에서는 요란 툰스트롬(Göran Tunström)을 좋아해서 추천하고 싶네요. 대표작은 ‘크리스마스 성가극(Juloratoriet; Christmas Oratorio)’이라는 소설이에요.
Miranda: 저는 영국 작가인 닐 게이먼의 책들을 좋아해요. 스웨덴 작가 중에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쓴 요나스 요나손을 좋아하고요. '오베라는 남자'를 쓴 프레드릭 베크만도 추천해요.
- 폴헴 고등학교(Polhemskolan) 도서관이 2016년 올해의 최고 학교도서관(School library of the year in Sweden)으로 선정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Lotta: 스웨덴의 많은 학교도서관들, 그리고 그곳의 사서들이 모두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고 또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들은 일부 교사들과 협력해서 일하지만 모든 학생들에게 미치지는 못해요. 우리는 앞서 말했듯 모든 학생들에게 정보 교육을 제공하면서 모든 학생들을 만나고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우리는 우리 학생들만 접속할 수 있는 인트라넷 플랫폼을 가지고 있어 학생들은 집에서도 얼마든지 무료로 자료를 구할 수 있어요. 이 플랫폼을 통해 다른 도서관들, 학생, 교사 모두와 소통하고 있어요. 이 플랫폼 이외에도 학교 홈페이지나 다른 플랫폼들을 통해 여름 추천도서, 주제별 도서 추천, 상품을 건 독서 퀴즈, 영화표를 건 반지의 제왕 퀴즈와 같은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해요. 또한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를 운영하며 모두와 친밀하게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런 이유들 때문에 우리 학교가 최고의 학교 도서관에 선정됐다고 생각해요.
폴헴고등학교의 열정적인 사서들과의 만남은 잠시(?) 사그라들었던 독서에 대한 열정을 다시금 지펴주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인상 깊었던 것은 사서들이 이야기하는 '정보 교육의 중요성'과 '소통하는 도서관'이란 그들의 목표였다.
실제로 스웨덴에서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아내가 말하길, 스웨덴에서는 아무리 짧은 과제를 하더라도 사용한 자료의 출처를 밝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단다. 문장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 심지어 한 문장의 30% 이상을 그대로 인용하는 것조차 철저하게 금지된다. 모든 자료는 자료를 가져다 쓰는 사용하는 사람의 고유한 문장으로 다시 고쳐져야만 한다고. 그런 의미에서 스웨덴 고등학교에서 정보 사용과 출처 표시를 3년에 걸쳐 꾸준히 가르치고 있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고등학생 때부터 신뢰도 높은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고 스스로 표절에 엄격해지도록 교육하는 것, 이런 방식의 정보 교육은 스웨덴 학생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다.
동시에 학생들이 도서관을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게 하고자 사서들이 고안해낸 다양한 소통 방법은 어디서든 시도해볼 만한 것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을 도서관에 불러 모으고 손에 책을 쥐어주려면 도서관이 먼저 그들에게 다가가고 소통하고 또 '매력적'으로 느껴지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요즘 애들은 독서를 안 해"라고 말하기 전에 아이들이 독서를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하는 방법부터 함께 고민해보면 좋을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