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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부코치 Jun 27. 2019

사실은 그렇다

1등보다 소중한 가치

그렇다. 모두가 1등을 할 수는 없다. 


1등은 단 1명. 반 30명 중에서도 단 1명, 전교 200명 중에서도 단 1명, 전국 50만 명 수험생 중에서도 단 1명. 1등은 오로지 1명이고 나머지는 패배자다. 이런 이분법적인 평가를 나는 거부한다.


왜 꼭 1등이어야만 하는가. 2등은 가치가 없나. 3등은 어떤가. 20등 하던 아이가 10등을 했는데 그것이 어째서 가치가 없는가. 5등 하던 아이가 2등을 했는데 왜, 왜 칭찬은 못해주고 1등을 하라고 압박하는가. 이런 압박을 나는 거부한다.



사실은 마음 속으로 칭찬을 했다.


그런데 칭찬을 하면 아이가 그대로 멈출 것 같아 더 잘하라고 칭찬보다 꾸중을, 격려보다 압박을 했다고 한다. 에이 그런 말이 어딨는가. 속마음이 기뻤으면, 대견했으면 있는 그대로 아이를 칭찬해야지, 1등 못했다고 왜 꾸중부터 하는가. 우리 모두는 다 알지 않는가. 1등은 오직 1명이고 달성하기는 정말 어렵다는 것을.


과거보다 조금씩 발전해 가는 그 아이의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가치가 있다. 그 의미, 그 가치를 다 알면서도, 어쩌면 우리 아이가 정말로 1등을 할지도 모르기에, 그렇게 더 다그쳤다고 한다.



아이는 지쳤다.


10등을 해도, 5등을 해도 돌아오는 건 더 잘하라는 압박. 3등을 해도, 2등을 해도 소용이 없겠구나 생각에 이제는 공부를 손 놓았다고 한다. 자신을 극복하며 실력을 쌓아온 아이가 그렇게 대견스러우면서도, 현실은 1등을 하라는 다그침 뿐이었다.


사실은 그렇다. 우리는 안다. 아이가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그렇게 까지 극복하다니 대단하다는 것을. 그 말 한 마디면 되었는데 적절한 때를 놓쳤고 적절한 표현을 놓쳤다. 그리고 불쑥 ‘조금 더 하면 1등 하겠네’라며 아이를 격려했다. 나는 격려를 했는데 아이는 부담으로 받아들였고 부담은 아이를 튕겨나가게 만들었다. 


조금만 더 하면 될 걸, 그걸 못 참고. 에이 못난 놈.


그렇게 아이는 불효자가 되었고 이리저리 놀러 다니고 방황하는 아이가 되었다. 사실은 10등도 좋고 5등도 좋았는데. 지난번 시험보다 조금씩 알음알음 발전하는 아이가 좋았는데, 잘한다고 좋다고 그 말 한마디를 못해버렸다.




잘하고 있다, 이놈아. 어제의 너도 좋고, 오늘의 너도 좋으니, 이렇게 조금씩 발전해 다오. 포기하지 말고 그렇게 즐기며 재밌게 공부해 다오. 사랑한다 이놈아.


다, 너 잘 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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