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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k Jun 09. 2020

삶의 기술

살아가는 방법을 수정하고 교정하는 하루의 틈

밖은 너무 나도 밝다. 어느 한순간도 상상해 보지 못했을 정도록 밝다. 실내에 행동 갇혀 있다는 생각보다 편안하게 쉬고 있다는 믿음이  일상을 따라다녔는데 돌이켜 보니 아니 었는가 보다.


아침이 되면 눈을 뜨고 커튼으로 가려 놓았던 바깥세상을 마주한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창문도 활짝 연다. 오래된 집이다 보니 드르륵 거리는 소리가 맑은 공기를 맞이해 준다.  때로는 명상 음악을 틀고 향을 피운다. 그리고 이불을 털고 창문틀에 잠시 걸어 둔다. 충전을 해 둔 작은 진공청소기로 몇 평 안 되는 작은 공간을 구석구석 쓰다듬는다.

 

그렇게 하루를 시작한다. 늘 그렇게 보낼 수 없어서 아쉽기만 한 아침이다. 자발적 행동은 아니었으나 최근에는 이런 시간적 여유를 많이 갖게 되었다. 바깥일이 줄어들게 되다 보니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많아졌다.


캠핑을 가지도 않으면서 캠핑 테이블을 주문해 펼쳐 놓고 you tude나 지난 프로그램을 보면서 세계 밖(나의 바깥 세계) 이야기 귀 기울여 보기도 하고 너무 산만해졌다 싶으면 책을 펼치기도 한다. 이 책 저 책 이유 없이 철학, 심리, 에세이를 넘나들며 저자가 말하는 세계로 여행을 떠나 본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미안합니다'인사를 건네고 몇 페이지를 훌쩍 뛰어넘어 버린다. 마음에 와 닿으면 한 챕터가 마무리될 때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노트를 남긴다. 태블릿 펜을 꺼내 삐뚤 삐뚤 거리는 흔들리는 글자로 하나하나 마음에, 머리에 담아본다.

   


오늘은 나태하거나 일상에 찌들어 버린 사람이 되기 싫은 날인가 보다. 몸이 안 좋은데도 자꾸 스마트폰으로 시선이 가는 데 쉼없이 나 자신을 되돌려 놓기 위해 애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의 나를 기록에 남겨 본다. 서투르고 실수도 많지만  그게 삶이니깐. 일상이니까. 그러면서 위로를 건네고 차분하고 침착한 삶의 기술을 다듬기 위해 음악을 켜고 명상을 하고 책을 조금씩 힘들게 읽어 나간다.



봄이 왔음을 증명해 보이던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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