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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k Dec 19. 2020

걷다.

겨울 산길...

겨울이 왔다. 아주 오래된 겨울이 다시금 꿈틀거리는 것 같다. 어느 해 보다 긴 시간을 잉태한 겨울.


때로는 차가운 겨울 바람이 큰 위안이 된다. 연말이 되어 밀린 일들때문에 답답했던 마음이 겨울 바람에 의해 씻겨 나간다. 산으로 투벅 투벅 걸어올라가보니 겨울 억새가 소나무 사이에서 춤추고 있다. 늦은 오후 밤이 내리기 직전의 겨울은 따스한 빛에 의해 아름답기만 하다. 


욕심내어 조금 더 올라가 봤다. 전망대에 다다르니 저 멀리 서울이 한 눈에 들어 온다. 남산타워만 보이는게 아니라 잠실 롯데타워가 흐릿하게 다가온다. 가까이에는 켜켜히 새겨 넣은 듯한 초록 옥상 빛이 즐비하다. 각기 다른 모양의 초록 옥상, 그 사이 사이에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네 시간이 끼여있다. 


답답한 마음이 푸른 하늘과 초록 나무, 그리고 재잘 거리는 새소리를 따라 날아간다. 초겨울이라도 녹록하지 않은 날씨지만 혼자 산책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너도나도 혼자 마스크를 하고 손장갑을 끼고 열심히 산길을 걷는다. 이렇게 열심히 자신만의 시간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니 그 동안 느슨했던 나 자신을 떠올려 본다. 


낮 시간을 이용해 자주 산행을 해 봐야할 듯 하다. 새소리 들으며 차가운 바람 맞으면 걷다보니 기분이 훨씬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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