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 푸시업과 100자 글쓰기로 시작한 습관 혁명
올해 초, 저는 완벽한 계획을 세웠어요. "올해는 달라질 거야!" 하면서 A4 용지 세 장에 빼곡히 적었거든요. 매일 푸시업 50개, 한 시간 독서, 천 자 일기 쓰기, 영어 단어 30개 외우기... 보기만 해도 숨이 차는 계획표였죠.
첫 주는 의욕이 넘쳤어요. 알람을 새벽 6시에 맞춰놓고, 운동복도 미리 준비해놓고, 심지어 단백질 보충제까지 샀거든요. "이번엔 진짜 해낼 거야!" 하는 마음으로 모든 걸 완벽하게 준비했죠.
하지만 현실은... 음, 여러분도 예상하시겠지만요. 셋째 날부터 벌써 삐걱거리기 시작했어요. 푸시업 50개는 너무 많았고, 한 시간 독서는 졸음과의 전쟁이었고, 천 자 일기는 쓸 말이 없어서 "오늘은 별일 없었다"를 백 번 다르게 표현하는 창의력 시합이 되어버렸어요.
여러분도 아시죠? 그 기분. 거창한 계획을 세워놓고 며칠 못 버티는 그 자괴감. 마치 에베레스트 등반을 준비하다가 동네 뒷산에서 헉헉거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일주일 후에는 완전히 포기했어요. "역시 나는 안 되는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그 완벽한 계획표는 서랍 깊숙이 묻혀버렸죠. 그리고 또 다시 "다음 달에는..."이라는 변명을 하면서 미루기 시작했어요.
제 머릿속은 그때 마치 과부하 걸린 컴퓨터 같았어요. 너무 많은 프로그램을 동시에 실행하려다 보니, 결국 아무것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그런 상태였거든요.
몇 달 후, 우연히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라는 책을 발견했어요. 제목부터 뭔가 위로가 되는 느낌이었죠. "작은 습관"이라니, 제가 그동안 세웠던 거대한 계획들과는 정반대였거든요.
책을 읽어보니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저자는 "크고 극적인 변화보다는 1%씩 조금씩 나아지는 게 중요하다"고 했어요. 그리고 "습관을 시작할 때는 너무 쉬워서 실패할 수 없을 정도로 작게 시작하라"고 하더라고요.
"실패할 수 없을 정도로 작게?" 이 표현이 뭔가 와닿았어요. 제가 그동안 실패했던 이유가 바로 이거였거든요. 너무 크게, 너무 완벽하게 하려다 보니 조금만 어려워져도 포기하게 되는 거였죠.
진짜였어요. 물론 지금 생각하면 당연한 얘기였지만요. 저는 그동안 "대박"을 꿈꾸면서, 정작 "소박"은 무시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어요. 이번에는 정말 우스울 정도로 작은 목표들을 세워봤거든요.
푸시업: 딱 1개만 하기
독서: 책 1페이지만 읽기
일기: 100자만 쓰기
영어: 단어 1개만 외우기
친구들한테 이 계획을 말했더니, 다들 웃었어요. "그게 뭔 계획이야? 푸시업 1개로 뭐가 달라져?" 이런 반응이었죠. 솔직히 저도 좀 민망했어요.
하지만 시작해봤어요. 첫날, 정말로 푸시업 1개만 했어요. 너무 쉬웠죠. "이게 끝이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그런데 이상하게 만족스러웠어요. "오늘 목표 달성!"이라는 성취감이 있었거든요.
그 순간, 제 뇌 속 '성취감 조종사'가 갑자기 나타났어요. "어? 이거 생각보다 괜찮은데?" 이런 신호를 보내기 시작한 거죠.
책도 1페이지만 읽었어요. 5분도 안 걸렸죠. 그런데 "오늘 독서했다"는 뿌듯함이 있었어요. 예전에는 한 시간 읽겠다고 하다가 10분 만에 포기했는데, 이번에는 목표를 완벽하게 달성한 거였거든요.
일기는 정말로 100자만 썼어요. "오늘은 새로운 시도를 해봤다. 푸시업 1개와 독서 1페이지. 작지만 뿌듯했다." 이 정도였는데, 그래도 하루를 마무리하는 의식 같아서 좋았어요.
아무도 나한테 그렇게 하라고 한 적 없었는데, 나는 굳이 "더 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어요. 왜냐고요? 나니까요. 완벽주의에 취해서 사는 나니까요.
하지만 책에서 읽었던 조언을 떠올렸어요. "처음에는 정말로 그 작은 목표만 하고 멈춰라. 더 하고 싶어도 참아라." 이상한 조언이었지만, 따라해 봤어요.
둘째 날도 똑같이 했어요. 푸시업 1개, 독서 1페이지, 일기 100자. 셋째 날도, 넷째 날도... 일주일이 지나니까 신기한 일이 일어났어요.
"어? 벌써 일주일을 꾸준히 했네?" 이런 생각이 든 거예요. 예전에는 사흘도 못 버텼는데, 이번에는 일주일을 해낸 거죠. 물론 하루에 5분도 안 걸리는 일들이었지만, 그래도 '꾸준함'을 경험한 건 처음이었어요.
2주차가 되니까 더 신기한 일이 일어났어요. 푸시업 1개를 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2개, 3개를 더 하고 싶어지는 거예요. 하지만 참았어요. 책에서 "욕심내지 말고 천천히"라고 했거든요.
인생에서 단 한 번도 완벽하게 계획대로 해본 적이 없는데, 이 작은 계획은 달랐어요. 실패할 수가 없을 정도로 작으니까, 매일 성공하는 기분이었거든요.
한 달 후, 조금씩 늘려봤어요. 푸시업 2개, 독서 2페이지, 일기 200자. 여전히 작은 목표였지만, 예전보다는 조금 늘어난 거죠.
그런데 이상한 건, 이전에 50개를 목표로 했을 때보다 2개를 목표로 할 때가 더 꾸준했다는 거예요. 심리적 부담이 없으니까, 오히려 지속하기 쉬웠던 거죠.
내 머릿속은 이제 마치 천천히 달리는 거북이 같아요. 빠르지는 않지만,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는 거죠.
6개월이 지난 지금, 저는 매일 푸시업 10개, 독서 10페이지, 일기 500자를 하고 있어요. 처음 목표의 1/5 수준이지만, 6개월 동안 단 하루도 빠뜨리지 않았어요.
계산해보니까 정말 놀라웠어요. 푸시업은 총 1,800개 정도 했고, 책은 5권 정도 읽었고, 일기는 9만 자 정도 썼어요. 만약 처음 계획대로 했다면? 아마 일주일 만에 포기했을 거고, 지금까지 0개, 0페이지, 0자였을 거예요.
친구들이 신기해해요. "너 요즘 정말 꾸준하다"고 하면서요. 비결을 물어보면 "작게 시작하는 거야"라고 답해요. 그러면 다들 "그게 뭐야? 별거 아니네"라고 하죠.
하지만 저는 알아요. 이 "별거 아닌 것"이 얼마나 강력한지를요. 작은 성공들이 쌓여서 큰 변화를 만들어내는 마법을 경험했거든요.
요즘에는 새로운 습관을 시작할 때도 같은 방식을 써요.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할 때도 "단어 1개씩만"으로 시작했고, 지금은 하루에 5개씩 외우고 있어요.
가장 큰 깨달음은, 우리가 실패하는 이유가 의지력 부족이 아니라 목표 설정을 잘못했기 때문이라는 거예요. 너무 크고 완벽한 목표는 오히려 독이 되는 거죠.
그러니까 여러분, 뭔가 새로운 걸 시작하고 싶으시다면 작게 시작해 보세요. 정말 우스울 정도로 작게요. 음... 그냥 지금 푸시업 1개라도 해보는 건 어떨까요? 내일도 1개만 하면 되니까, 부담 없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