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가게 해준다니까.

by 승아리

"아 진짜 학원 다니기 싫어요."

"엄마가 아이폰 17로 안 바꿔줘요."

"정말? 선생님이 너희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까?"

"네!!"


학원 안 다니고 싶다고?

당장 안 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게.

우선 학교 다녀오면 방에 들어가.

공부해.

그냥 누구도 공부하라고 안 하지만 공부해.

게다가 열심히 해.

학원 가란 소리 안 하시겠지?


폰 바꾸고 싶다고?

일단 말하지 않기. 최신폰 사달라고 말하지 않기.

부모님 감동주기. 우리 애는 할 일을 미루지도 않아. 시간 관리도 잘해. 떼쓰는 것도 없어.

공부도 열심히 해. 입 댈 것도 없어. 에너지 쓸 일도 없어.

내가 저 아이에게 아이폰 17을 안 사줄 이유가 뭐가 있지? 라는 생각이 들겠지?


너무.. 쉽지 않니?

해볼 만하지 않니?

돈 한 푼 안 들고, 죽기 살기로 노력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이런 방법이 어디 있니?


"아주 단순해. 열심히 공부해."

'아.. 선생님한테 괜히 말했다..(그게 얼마나 어려운 건데)'


"서울대 가고 싶어요."

"의대 가고 싶어요."

"정말? 선생님이 가게 해줄게!"

"정말요!"


"응, 일단. 너희들 스마트폰 다 내놔."


"아아, 서울대 안 갈래요."

"괜찮아요. 의대 안 가도 될 것 같아요."


"진짜 선생님 자신 있다. 너희 꿈 이루게 해 줄게."

"아, 괜찮아요. 선생님. (폰을 내놔라니 말이 되는 소리를 좀 하세요)"


상대를 기분 나쁘게 해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게 있을까?

행동을 하지 않음으로써 내가 얻을 수 있는 게 있을까?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감동'이 아닐까.

내가 원하는 걸 얻는 건 '절실함'이 아닐까.

둘 다 내가 긍정적인 태도로 행동해야 하는 공통점이 있다.


나는 무엇을 원할까.

내 아이가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다.

부자 할머니가 되고 싶다.


내가 할 일은,

내 아이 그리고 내 아이를 둘러싼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다.

학교, 학원 선생님, 아이의 친구들에게 친절하고 겸손한 태도로 아이의 바른 성장을 부탁한다.

사실 아이를 둘러싼 모든 사람이 마음에 다 드는 건 아니다.

그러나 내 아이가 잘 자라려면 아이를 둘러싼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아야 한다.

좋은 눈빛, 좋은 가르침을 얻을 수 있도록 엄마가 도와줘야 한다.

그런데 정작 내 아이에게는 마음처럼 잘 되지 않는다.

오늘 아침에도 아이의 행동을 지적하며 싫은 소리를 했다.

내가 원하는 걸 얻지 못하는 방법을 쓰고 말았다.

다시 마음에 새긴다.

아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행동을 바꾸는 건 '감동'이다.


부자엄마는 어려울 것 같지만 부자 할머니는 되고 싶다.

40분 출근 길에 경제 방송을 듣는다.

매일 밤 1시간 이상 경제공부를 시작했다.

주말엔 도서관에 가서 1권 이상의 경제 관련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일단 해보기로 했다.


그러나

점점 건조해지는 피부가 걱정인데

커피를 끊어보라는 조언을 받았다.

음. 아직은 커피를 끊을 마음이 없다.

못 끊는게 아니라

끊을 마음이 없는거다.


방법이 있음에도

그 방법을 믿고, 시도해보지 않거나

그럴 마음도 먹지 않으면서

원한다고 말하고, 가지지 못해 힘들다고 계속 말하는건

어쩌면

원하긴하지만

절실하지 않기 때문일지도.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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