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과 소년, 그리고 아스라이 흐르는 샛별
#12 <새벽별>
새벽별의 향기다.
곳곳에 퍼렇고 하얀 잉크를 머금고 찾아온 잿빛의 향기.
짙푸른 물감을 커텐에 적신 터라
투명 유리문의 손잡일 슬쩍 젖혀본다.
어제의 수성에 머리를 기대어
내일의 금성을 바라보는 먹먹한 시선.
저기의 밤하늘엔 몽상가의
쪽배가 노를 저어 오고
나 하나의 별세계엔 이화꽃의
꽃비만 흐드러지게 피어오르는구나.
주워 담기엔 꽤 많은 꽃잎에 나는
차라리 우산을 거꾸로 펼쳐본다.
차곡히, 차곡히.
사분히, 사분히.
기약 없이 차분히도 쌓이는 새벽별의 향기.
내가 찾는 별빛도 저렇게 쌓이면 좋으련만.
즐겨쓰던 하얀 솜이불은
사흐레의 달빛을 담뿍 머금고
검푸른 솔나무 그늘은
새파란 도화지의 공백에 녹아든다.
사진: Unsplash의 Vitalii Khodzinsky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