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왜 두리안을 안먹었을까?

니들이 게 맛을 알아?

by 압구정 감성코치
"어떻게 저런걸 먹어요?"

10여 년 전 싱가포르에 가족들과 여행 가서 두리안 먹는 남편을 보며 아들들과 (좋게 말해) 경이롭게 쳐다봤다. 얼마나 맛있는 과일들이 많은데 저런걸 먹다니...............


두리안은 강렬하고 독특한 냄새로 유명한 동남아시아 '과일의 왕'이다. 대중교통에 가지고 탈 수 없을 정도로 고약한 냄새. 흔히 썩은 양파, 계란, 혹은 화장실 냄새에 비유되는 악취가 난다고 들었다.

(실제 고약한 냄새가 진동했다.) 맛은 달콤하고 크림처럼 부드러워 한번 맛보면 헤어 나오기 힘든 매력을 지녔다고도 한다.


남편은 지인들과 다른 나라에서 먹어보고 그 맛을 기억하고 싱가포르에서 다시 찾았다.

두리안을 혼자서 맛있게 먹은 남편에게 옆에 오지도 말라고 손사래를 쳤던 기억이 난다




최근 지인에게 깨끗하게 손질된 냉동 두리안을 잔뜩 선물 받았다. 남편은 그렇게도 먹고 싶었던 두리안을 만나더니 반가운 마음에 눈도 입도 커졌다.

단백질도 풍부한 과일이니 먹어보라는 지인의 말을 듣고 조심스레 먹어 봤는데 이건 또 무슨 일인가? 아니 아니 왜 맛있지? 분명 인간이 먹을 수 없는 향기가 났었는데 말이다.

아보카도 같은 질감에 쫀득쫀득한 맛. 냄새가 없지는 않았지만 못 먹을 맛은 아니었다.


게다가 두리안은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가 풍부해 피로 해소, 면역력 강화, 빈혈 및 심혈관 질환 예방, 소화 촉진에 좋다고 한다.


버터 같은 노란색 속살을 품고 있는 두리안. 왜 내가 너의 맛을 이제야 알게 되었단 말인가?

2002년 유명했던 버거 광고가 절로 떠올랐다.

광고계의 전설적인 명대사

"니들이 게 맛을 알아?"


두리안을 먹어 보기도 전에 각종 정보에 노출된 나의 뇌는 너무 성급한 결정을 했던 것이다.


5년 전 어느 모임에서 믿고 따르던 9살 많은 Y가 있었다. 여성 멘토로 삼고 싶을 만큼 배울 점이 많다고 느꼈다. 3년 전부터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었다.

Y는 "P는 윗사람에게 잘 보이려고만 해요. 열정이 좀 지나치죠. L은 말이 너무 많아요. K는 하 선생님을 너무 질투하더라고요. M은 너무 나서기를 좋아해요"


Y의 결론은 그들과 가까이하지 말라는 거였다.

어리석게도 두리안을 먹어 보지도 않고 멀리한 것처럼 그들과 말 섞을 일 자체를 만들지 않았다.


감사하게도 계기가 있어 Y와 관계를 정리했다.

P, L, K, M 그리고 선입견 없이 만나는 사람들과 요즘은 진실하게 관계를 맺어가고 있다.

난 그 사람들과 대화하고 밥을 먹으며 혼자서 속으로 사과한다.

'많이 미안했어요. 당신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소문만 듣고 오해했어요'


두리안의 냄새에 가려 그 효능을 모른 채 먹어 보지도 않고 손사래를 쳤던 시간들이 아쉽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열린 마음으로 사람도 음식도 대하자.

보이는 것에 사로잡히지 말자.


사람도 순수함과 아름다움으로 공중에 향내를 풍길 수 있어야 한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곁에 있어 감사하다!


#싱가포르 #두리안 #남편 #꽃보다아름다운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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