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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 미역국, 양배추 파프리카 겉절이

장염에걸린 가족. ”모든 것은 지나간다“

by 밝은얼굴 Jan 16. 2025


주용이가 장염에 걸려 죽에 미역국을 말아줄 생각으로 소고기를 넣은 미역국을 끓여보았다. 음식을 너무 많이 먹은 탓인지 음식이 잘못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위액까지 토할 정도로 심했고, 주용이뿐만 아니라 남편은 장염으로 열과 몸살이 나고, 나는 약간의 장염증상으로 음식을 조심히 했다.


[ 소고기 미역국 ]

국거리소고기

다진마늘

새우젓

참기름

무절임(생략가능)


마른 미역을 물에 불린다. / 흐르는물에 씻는다.
먹기 편하게 가위로 잘게 잘라준다.


미역국은 미역만 불리면 간편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한솥 넉넉히 끓였다.


무를 소금에 절인 것이 색이 변해서 얼른 소진하기 위해 넣어줬다.


국물에 시원한 맛을 내주고 싶었는데 마침 무절임이 있어 넣어줬다. 무를 채 썰어 소금에 절인 것인데 밥반찬으로 자주 먹었다. 양을 많이 해놓아서 줄지 않기에 이렇게 미역국에 넣어 시원한 맛을 내본다.


국거리 소고기, 무절임, 다진마늘, 새우젓, 참기름을 넣어준다. / 잘 볶는다.


아이를 낳고 미역국을 먹었을 때가 생각난다. 주변 엄마들은 미역국이 질린다고 했는데 난 맛있기만 했다. 조리원에서 나온 미역국은 모두 비웠고, (아기와 나에게 도움이 된다고 하니 더 잘 먹었다.) 미역국이 나오지 않은 날이면 아쉬웠다. 미역은 해초류인 줄 알았는데, 원생생물이란다.


원생생물(protist)
아메바, 짚신벌레와 같은 진핵생물 중에 동물이나 식물, 균계에 속하지 않는 생물의 분류(네이버-위키백과)


조리원에서 나온 미역국과 각종 반찬, 미역국은 모두 비웠다.


가끔 미역국에 미숫가루를 풀어주면 걸쭉한 미역국을 맛볼 수 있는데, 미숫가루에는 식이섬유등 영양이 좋아, 소고기나 다른 부재료(조개, 닭고기등) 없이도 충분히 영양보충을 할 수 있다.


고기가 어느정도 익으면 물을 넉넉히 부어준다.
푹 끓여 완성한다.


소화가 잘되는 미역국, 며칠간은 미역국 덕분에 반찬걱정은 덜었다.






[ 양배추 파프리카 겉절이 ]

양배추

파프리카

< 양념 >

고추장

고춧가루

매실액

참기름

올리고당

통깨


양배추는 한입크기로 썬다. / 파프리카는 빨강, 주황, 노랑 으로 준비하면 색이 예쁘다.


아버님회사에서 파프리카를 준비해 놓았는데, 병원에 계시니 남편이 아버님의 회사에 방문할 일이 있어 가져왔다. 아버님께 책의 구절을 보내드리기로 마음먹고, 어떤 책의 내용을 보내드려야 괜챃을까하다가, 아주버님께서 빌려주신 책이 생각나 보내드렸다. 책의 제목은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이다. 법정 스님의 책으로, 책의 구절 중 몇 페이지의 내용을 옮겨 적어 아버님께 보내드렸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


개울가에 앉아 무심히 귀 기울이고 있으면

물만이 아니라

모든 것은 멈추어 있지 않고 지나간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는다.


좋은 일이든 궂은일이든 우리가 겪는 것은

모두가 한때일 뿐.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것은

세월도 그렇고 인심도 그렇고

세상만사가 다 흘러가며 변한다.


인산도 전 생애의 과정을 보면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이 지나가는

한때의 감정이다.

이 세상에서 고정불변한 채 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세상일이란 내 자신이 지금 당장 겪고 있을 때는

견디기 어려울 만큼 고통스런 일도

지내 놓고 보면 그때 그곳에 그 나름의 이유와

의미가 있었음을 뒤늦게 알아차린다.


이 세상일에 원인 없는 결과가 없듯이

그 누구도 아닌 우리들 자신이 파놓은 함정에

우리 스스로 빠지게 되는 것이다.


오늘 우리가 겪는 온갖 고통과

그 고통을 이겨 내기 위한 의지적인 노력은

다른 한편 이 다음에 새로운 열매가 될 것이다.


이 어려움을 어떤 방법으로 극복하는가에 따라

미래의 우리 모습은 결정된다.


- 법정 잠언집,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



파프리카는 채썬다. / 재료와 양념을 모두 넣고 버무린다.
완성.


생을 살다 보면 견디기 힘든 일도 있고, 기뻐서 웃다가 우는 일도 있다. 나는 그럴 때 너무 기뻐하지도, 너무 힘들어하지도 않으려 한다. 특히 고난이 찾아올 때 나를 스쳐 지나가는 폭풍이라고 생각하고 견디고 버틴다. 때로는 갈대처럼 납작 엎드려 숨죽이고 기다리기도 한다. 그러면 어느 센가 폭풍은 지나가고 해가 뜬다. 나는 그것을 알아차리는 것과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의 차이를 알고 있다. 깨어있으라는 말은 알아차린다는 말과 유사하다.


아버님께서 이글을 읽고 고난을 잘 흘려보내셨으면 한다. 서두르거나 조급하지 않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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