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봄동을 넣은 도라지 무침, 시금치무침의 실패
[ 시금치 무침 ]
시금치
파
다진 마늘
통깨
참기름
* 중요 *
액젓&소금(소량)
OR
꿀(소량)
요리를 하면서 언제나 만족한 음식이 나오진 않는다. 그래도 익숙한 요리의 성공과 실패의 비율을 내자면 8:2 정도의 비율이 나타나는데, 오늘은 10. 즉, 100% 확률로 시금치 무침을 실패했다.
왜냐고 한다면 두 번 만들었는데 한 번은 너무 짜게, 한 번은 너무 달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더 이상 만들 시금치가 없기에 요리는 이어질 수 없었다. 두 번째 시금치 무침까지 실패했을 때 나오던 헛웃음이 생각난다.
허참!
실패의 이유는 여러 가지로 판단되는데, 단맛과 짠맛에 잡생각이 들어가 버렸다. 욕심이 들어가 버린 것이다. 시금치 재료 본연의 맛으로도 훌륭하고 깔끔한 맛인데, 잘 만들어볼 요령으로 일을 그르쳤다. 잘 만들겠다는 욕심과 오늘 병문안을 가겠다는 집착을 했던 것 같다. 남편은 분명 쉰다고 내일 간다 말했지만, 오늘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우왕좌왕 만들어 버렸다. 그러니 실패할 수밖에.
실패를 수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아까운 식재료를 버릴 수 없으니 임기응변을 생각해 냈는데, 짠맛은 단맛으로 중화할 수 있고, 단맛은 짠맛으로 가릴 수 있기에 둘을 합쳤다.
언제나 일정한 맛을 내려면 계량해 두는 것이 실패를 줄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 든다.
[ 도라지 오이 무침 ]
도라지
오이
봄동
소금(숨 죽이는 용)
< 양념 >
고추장
고춧가루
매실청
참기름
통깨
어머님은 새콤달콤한 반찬을 선호하시는 듯하다. 도라지 무침에 어머님이 평소 즐겨드시는 오이를 넣고, 제철인 봄동을 넣어 도라지 오이 무침을 무쳐봤다.
되도록 제철음식으로 만들고 싶지만 도라지와 오이의 궁합이 좋아 필연적으로 끌렸다. 나도 오이를 좋아하는데 그런 내 영향이 있는지 작년 여름에는 주용이 손에 오이가 떨어지는 날이 없었다.
도라지오이무침에 봄동을 넣으면 더 산뜻 할듯했다. 씹을 때 신선하고 달콤한 봄동은 1월~3월 사이 제철인 식재료인데, 메인으로 요리를 했을 때도 빛을 내는 아이지만 이렇게 부재료로 넣어도 손색없이 맛있는 아이다.
아쉽게도 이번 병문안을 가지 못했다. 가는 줄 알고 부랴부랴 준비했었는데 병문안보다는 아버님께서 옮길 병원을 찾는 것이 급선무여서 병원을 알아보러 다녔다. 해놓은 반찬은 그대로 우리 가족의 식탁에 올려졌고 맛있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