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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치 무침, 도라지 오이 무침

제철 봄동을 넣은 도라지 무침, 시금치무침의 실패

by 밝은얼굴


[ 시금치 무침 ]

시금치

다진 마늘

통깨

참기름

* 중요 *

액젓&소금(소량)

OR

꿀(소량)


요리를 하면서 언제나 만족한 음식이 나오진 않는다. 그래도 익숙한 요리의 성공과 실패의 비율을 내자면 8:2 정도의 비율이 나타나는데, 오늘은 10. 즉, 100% 확률로 시금치 무침실패했다.


시금치는 흙이 있으므로 잘씻는다. / 물이 끓는 냄비에 넣어 뒤적이며 데친다.
색이 진한 초록색이 나오게끔 20초 ~ 30초 데친다.


왜냐고 한다면 두 번 만들었는데 한 번은 너무 짜게, 한 번은 너무 달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더 이상 만들 시금치가 없기에 요리는 이어질 수 없었다. 두 번째 시금치 무침까지 실패했을 때 나오던 헛웃음이 생각난다.


허참!


차가운물에 헹군 후 / 손으로 시금치를 꼭짜 물기를 뺀다.
다진 마늘, 파, 통깨를 넣고 / 꿀(단맛) OR 액젓&소금(짠맛)은 소량만 넣는다. 짠맛은 액젓과 소금 둘 중 하나만 선택해 넣는 게 좋다.


실패의 이유는 여러 가지로 판단되는데, 단맛과 짠맛에 잡생각이 들어가 버렸다. 욕심이 들어가 버린 것이다. 시금치 재료 본연의 맛으로도 훌륭하고 깔끔한 맛인데, 잘 만들어볼 요령으로 일을 그르쳤다. 잘 만들겠다는 욕심과 오늘 병문안을 가겠다는 집착을 했던 것 같다. 남편은 분명 쉰다고 내일 간다 말했지만, 오늘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우왕좌왕 만들어 버렸다. 그러니 실패할 수밖에.


또 한 번의 배움을 얻었다.


실패를 수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아까운 식재료를 버릴 수 없으니 임기응변을 생각해 냈는데, 짠맛은 단맛으로 중화할 수 있고, 단맛은 짠맛으로 가릴 수 있기에 둘을 합쳤다.


언제나 일정한 맛을 내려면 계량해 두는 것이 실패를 줄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 든다.






[ 도라지 오이 무침 ]

도라지

오이

봄동

소금(숨 죽이는 용)

< 양념 >

고추장

고춧가루

매실청

참기름

통깨


어머님은 새콤달콤한 반찬을 선호하시는 듯하다. 도라지 무침에 어머님이 평소 즐겨드시는 오이를 넣고, 제철인 봄동을 넣어 도라지 오이 무침을 무쳐봤다.


오이는 어슷썰기 해서 / 소금을 약간 넣고 숨을 죽인다.


되도록 제철음식으로 만들고 싶지만 도라지와 오이의 궁합이 좋아 필연적으로 끌렸다. 나도 오이를 좋아하는데 그런 내 영향이 있는지 작년 여름에는 주용이 손에 오이가 떨어지는 날이 없었다.


봄동은 잘 씻어 채반에 물기를 빼놓는다.


도라지오이무침에 봄동을 넣으면 더 산뜻 할듯했다. 씹을 때 신선하고 달콤한 봄동은 1월~3월 사이 제철인 식재료인데, 메인으로 요리를 했을 때도 빛을 내는 아이지만 이렇게 부재료로 넣어도 손색없이 맛있는 아이다.


도라지, 오이, 봄동에 양념을 넣어 버무린다.
완성


아쉽게도 이번 병문안을 가지 못했다. 가는 줄 알고 부랴부랴 준비했었는데 병문안보다는 아버님께서 옮길 병원을 찾는 것이 급선무여서 병원을 알아보러 다녔다. 해놓은 반찬은 그대로 우리 가족의 식탁에 올려졌고 맛있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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