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하여
10화.
에필로그_책상 안의 우주 그리고 인간의 우주
나무별의 계절은 여전히 순환한다.
봄의 꽃은 피고, 여름의 햇빛은 꿀처럼 흐르며,
가을의 낙엽은 땅을 덮고, 겨울의 얼음은 숲을 감싼다.
그러나 그 순환 속에는 이제 새로운 기억이 스며들었다.
하늘을 향한 눈빛,
불씨를 품고 뛰어든 젊은 가지들의 몸짓,
절단된 다리와 손끝,
번개에 갈라진 하늘,
그리고 외부에서 들려온 천둥 같은 울림.
장로들은 여전히 뿌리를 지키고,
젊은 가지들은 여전히 하늘을 향해 꿈을 뻗는다.
갈등은 끝나지 않았지만,
그 긴장과 충돌이야말로 루메아의 숨결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이제 루메아는 하늘만이 아닌,
하늘과 땅 사이의 경계 위에 서 있다.
그 경계 밖, 인간계의 한 교실.
책상 위에는 두 아이가 나란히 앉아,
샤프 끝과 카터칼로 장난을 치며 서로의 이름을 새기고,
작은 영역을 지키기 위해 선을 긋는다.
그 손끝 하나가,
나무별의 하늘에 번개와 폭풍을 불러오고,
그 흔적이 다른 세계에서는 세상의 끝과도 같은 울림이 된다는 것을...
아이들은 알지 못한다.
이 이야기는 ‘내부만의 완전한 세계’라는 발상에서 시작되었다.
나무 종족이 자신들의 행성을 전부로 믿고 살아가는
천동설적 평온 속에서 출발해,
불과 물이라는 힘을 만나
불의 발견과 함께 산업혁명 같은 기술 발전을 이루고,
마침내 ‘밖’이라는 개념을 맞이하며
지동설적 전환을 겪었다.
변화 속에서 세대 간 갈등이 일어났고,
첫 하늘 도전은 실패와 희생,
그리고 신호라는 희망을 동시에 남겼다.
이후 인간계의 무심한 개입은 첫 아마겟돈이 되었고,
열기구와 ‘하늘의 뿌리’로 이어지는 기술의 진화는
하늘로 향하려는 의지를 더 뜨겁게 만들었다.
갈등은 절정에 이르렀고,
인간계의 하루가 루메아의 2000년에 해당하는 시간 속에서
인간의 사소한 행동 하나가 제2의 아마겟돈을 불러왔다.
이 이야기를 만든 이유는,
단순한 판타지를 넘어
“인간이 무심코 하는 작은 행동이
다른 생명 세계에는 파괴적인 사건이 될 수 있다”
는 관점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안전한 경계 안에서의 삶과
그 경계를 넘어서는 도전 사이의 영원한 긴장,
기술 발전과 생태의 균형,
세대 간 가치관의 충돌,
그리고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도
누군가의 세계가 이어지고 있다는 상상력.
이것이 이 이야기가 심어주고자 한 씨앗이었다.
우리가 책상 안의 우주에
나무 종족의 별을 들여다봤듯,
어쩌면 우리보다 더 높은 차원의 존재가
우리를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에게는 우리의 은하계와 태양계,
지구, 그리고 ‘중학교 1학년 1반’의 하루조차
하나의 작은 유리구슬 속 풍경일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항상 열린 마음으로,
그리고 모든 것을 존중하는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보이지 않는 세계에도,
그들만의 하늘과 뿌리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