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말, 하나의 진실

언어의 전장

by 영업의신조이

『스밈』


귀하다

이유도 없이

먼저 마음에 내려앉는 것


바람이

꽃잎 하나를 실어 오듯

인연은 그렇게

말없이 다가왔다


메마른 하루에도

낮은 봄비처럼 스며들어

굳어 있던 시간의 먼지를 적시고


어둠 속에서는

횃불보다 작은 빛으로

내가 잃지 말아야 할 길을

조용히 비춰 주었다


외로운 가슴 위에

따뜻한 손 하나

가만히 얹어 주고


흘러내리던 뺨의 눈물마저

아무 말 없이

포근한 옷깃으로 감싸 안아 주었다


그 사람은

한 사람의 얼굴로 와서

내 앞에

그렇게 오래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우연의 이름으로 찾아와

조용했던 나의 미소를

다시 피어나게 하였다



인연 by 영업의신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