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말, 하나의 진실

언어의 전장

by 영업의신조이

어찌도 이리



어찌하여 이토록

움켜쥐려만 했는지


흘러가는 것도

잠시 머무는 것도

본디 내 것은 하나 없는데


나는 너무 오래

지나는 것들마다

내 이름을 적어 두었습니다


내가 입은 따뜻함도

내가 견딘 하루도

내가 누린 평안도


내 힘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어머니의 젖은 눈빛도

아버지의 묵묵한 등도

바람에 실려 오던 햇볕도


나는 그저

받고

또 받으며

살아왔습니다


빈손으로 왔는데

왜 이리 오래

더 가지려 했는지


왜 이리 오래

잠시 기울어 머문 것들까지

내 것이라 불렀는지


사랑도

감사도

용서도


심지어

이 늦은 깨달음마저도


나는 아직

받고만 있습니다


이제는

쥐려는 손보다

놓아주는 손으로

살아가려 합니다


내 안에 남은

그 따뜻함을


누군가 저무는 저녁에

말없이

.

.

.


놓아두려 합니다



노인의 고백 by 영업의신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