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말, 하나의 진실

언어의 전장

by 영업의신조이

시련


쓰나미는

모든 것을 삼켰다


뿌리는 뽑혔고

몸은 꺾여나갔다


무인도의 모래 위

코코넛 하나


아무도 없는 곳에서 조용히

생명이 피어나는 방식이었다


햇살이 칼날처럼 내리쬐는 사막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아래로 뿌리를 내린다


내 안의 물을

다른 존재를 위해

모으고 또 모은다


폭우가 모든 땅을

휩쓸고 가버려도

한 송이 빛이 되기를

기도했다


폭풍이 내 허리를

비틀고 쥐어짜도

나는 그 속에서

꽃 피는 법을 배웠다


죽을 것 같은

어느 잊힌 오후


숨은 멈춰 서고

온몸은 짓눌렸다


그때 나는

이 모든 시련이

이 세상이 나를

부르고 있다는 뜻임을

알았다


그 어둠의 끝에

내가 있었고


나는

피어나는 쪽을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