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전장
시련
쓰나미는
모든 것을 삼켰다
뿌리는 뽑혔고
몸은 꺾여나갔다
무인도의 모래 위
코코넛 하나
아무도 없는 곳에서 조용히
생명이 피어나는 방식이었다
햇살이 칼날처럼 내리쬐는 사막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아래로 뿌리를 내린다
내 안의 물을
다른 존재를 위해
모으고 또 모은다
폭우가 모든 땅을
휩쓸고 가버려도
한 송이 빛이 되기를
기도했다
폭풍이 내 허리를
비틀고 쥐어짜도
나는 그 속에서
꽃 피는 법을 배웠다
죽을 것 같은
어느 잊힌 오후
숨은 멈춰 서고
온몸은 짓눌렸다
그때 나는
이 모든 시련이
이 세상이 나를
부르고 있다는 뜻임을
알았다
그 어둠의 끝에
내가 있었고
나는
피어나는 쪽을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