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셈이

시 소설 연재 06

by 정숙


딴 셈이 6

*육지에서 따로 떨어져 나간 섬, (만수동 주민의 방언)



그가 내 마음에 플러그를 꽂은 후로는 서로 말수가 적어지고 마음의 문을 꽉, 걸어 잠그고 말았다. 나는 글을 쓴다는 핑개로 개인 적인 시간을 많이 가지게 되었고 가끔 가라앉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농담도 잘 하던 그가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하루에 한 번씩 모이는 회합 시간을 종종 어기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점심도 거른 채 저녁 때가 되어도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우리는 그를 찾아 바다로 산으로 헤매고 다녔다. 리아스식 해안 능선은 휘일적 마다 절묘한 바위와 바닷물의 부딪힘 그리고 무섭도록 와류하는 서해 바다의 속성이 밤이 되면서부터 그 위력은 더 심해져갔다.


공포 속으로 몰아 넣는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그를 불러보았지만 되돌아 오는 것은 파도 소리 뿐이었다. 나는 야학을 Y에게 부탁하고 그가 있을만한 곳을 찾아 나서기로 마음 먹었지만 아득하기는 마찬가지다.


무작정 걸으면서 생각을 정리하기로 했다 한 곳이 짚이기는 하지만 이 시간에 혼자 거기에 간다는 것은 터무니 없는 일이라는 생각에 접을까도 싶었으나 하루 종일 졸쫄 굶고 어깨가 축 늘어져 비쩍 마른 그의 모습을 떠 올리자 용기를 내 보기로 했다.


언젠가 그를 따라가 본 적 있는 이름 없는 작은 섬* 만수동에서 썰물이 지면 영목 부두로 가는 지름길로 청년들은 가끔 이 곳을 선택하지만 워낙 험한 해안선을 지나야 하므로 위험이 따르는 길이다.


그 길을 따라 가다 보면 아주 작은 섬이 하나 있다. 썰물 때는 걸어서 얕은 물만 건너면 되지만 밀물이 닥치면 지난번 나룻배처럼 갇혀서 한 나절은 옴짝 달싹 할 수 없는 섬이기도 하다.


멀리서 바라보면 커다란 쟁반위에 딸랑 햄버거를 올려 놓은 모습인 그 섬에는 무덤 하나가 있다. 그를 부르며 다가는 나는 거의 내 정신이 아니었다.


어느새 내가 그 곳을 향해 절반은 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나니 나의 눈 앞에는 그 가 아른 걸릴 뿐,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무서워서 큰 소리로 그를 불렀다. 메아리 소리에 놀라 주저 앉을 뻔 했다.


그러다 그 곳에 있는 무덤을 보는 순간 나도 몰래 털석 주저 앉고 말았다. 마치 혼령에 이끌려서 이곳 까지 와버린 것 같은 공포에 떨며 흐느꼇다. 그 때 누군가가 뒤에서 목을 조르듯 숨이 막혔다. 그의 억센 팔이 나를 꼭 끌어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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