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셈이

시소설 연재 07

by 정숙


딴 셈이

*육지에서 따로 떨어져 나간 섬, (만수동 주민의 방언)



시랑의 가시에 찔린 그 통증은 쉬이 해독 되지 않았다.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 엘리사가 제롬을 만났을 떼처럼 불가능에서의 가능을, 가능에서의 불라능을 오가며 그 좁은 문을 향해 몸부림치는 나를 발견하고 스스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진통제로 쓰이는 것이 곧 글 쓰기에 몰입하는 것이었다. 원고지를 날마다 채워 나가는 것으로 내 마음의 문을 꼭꼭 닫아야만 했다.


원고지에는 무참히 채찍질 당한 나의 사랑의 노래가 열병을 앓으며 누런 갱지의 붉은 선 안에 갇혀 항변하고 있었다. 며칠 뒤 H가 눈치를 챘는지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며 잠시 그를 데리고 고향 서산에 다녀오겠다고 했다.


해질 무렵 두 사람은 백숙용 닭 두 마라와 밑반찬 등 식량거리를 배낭에 메고 돌아왔다 여러날 장마가 져서 일주일 내내 삼시 세끼를 수제비로 연명했던 것을 생각하면 눈물나게 기쁜 일이었다. 마당 한 귀퉁이에 마련된 가마솥에 물을 한 가득 채우고 장작불을 지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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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작 불


일렁이는 자락마다 뜨거운 열정이 너의 가슴 속엔 원 뿌리에서부터 시작이 되고


누구를 사랑할 때처럼 그렇게 가슴은 뛰며 흔들리며 심한 타격을 받는다


열정의 최고점에서 살며시 갖다 댄 장작에 한동안 통증은 오고, 끝내는 뿌연 연기의


입자 속에서 사그라져 가는 너, 다시 최후의 몸부림으로 온 열정을 쏟아재친다


이제 막 끓기 시작한 우리들의 내일을 위하여 더 많은 산소와 장작이 필요할 뿐.



앙드레지드의 좁은 문, 엘리사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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