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는 누구나 아는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황희 정승과 농부‘의 이야기이다.
황희 정승이 젊은 시절 길을 가다가 어느 농부가 검정 소와 누런 소 두 마리로 농사를 짓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는 농부에게 다가가 “이 두 소 중에 어느 소가 더 일을 잘합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 농부는 황희에게 다가와 귀에 대고 작은 목소리로 “누런 소가 검정 소 보다 일을 더 잘한 답니다.”라고 대답을 했다. 황희가 그런 농부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겨 이유를 묻자 농부는 “아무리 말 못 하는 짐승이라도 일 못한다는 험담을 들으면 기분이 안 좋을 수 있으니 소가 듣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라고 대답을 하는 것이었다.
그 일로 황희는 앞으로 말조심을 하게 됐다는 일화이다.
우리는 이 일화를 통해서 남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 또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헤아리고 공감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교훈을 배웠을 것이다.
여기까지는 우리가 어린 시절 배운 현명한 농부의 이야기이고, 이제는 이 이야기를 온전히 소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먼저 현명한 주인에게 배려를 받은 검정 소는 과연 어떨까? 비록 주인은 일을 잘 못하는 검정 소를 존중했지만, 결과적으로 검정 소는 앞으로도 누런 소보다 일을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마도 검정 소는 누군가가 이야기해 주기 전까지 결코 자신이 일을 못한다는 자각(自覺)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일 잘하는 누런 소는 어떨까? 일은 일대로 도맡아 하지만 주인의 과한 배려(?)로 칭찬도 받지 못하고 묵묵히 일만 하지는 않을까? 더욱이 농부 입장에서는 일 잘하는 누런 소를 앞으로도 더욱 부릴 가능성이 높다. 그것은 누런 소의 감정이나 기분, 고통은 전혀 배려하지 않은 것은 아닐까? 물론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의사 표현을 하지 못하는 소에게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의 조직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과연 어떨까? 관리자들이 흔히 하는 실수 중에 칭찬과 지적에 타이밍이 있다는 것을 잊는 것이다.
무조건 칭찬만 한다고 해서 상대방이 내게 호의를 가질까? 잘못에 대해 그것을 바로 잡아주지 않아도 스스로 인지하거나 개선할 수 있을까? 만약 모든 사람에게 칭찬을 한다면, 그게 진짜 칭찬으로 들릴까?
어느 순간 아무도 그 칭찬을 달가워하지 않게 될 것이다.
아무리 좋은 약도 너무 자주 사용하면 몸에 해로울 수 있듯이 칭찬이나 상(賞)을 너무 남발한다면 그 효과는 차라리 안 하는 것보다 못할 수 있다.
명품이나 귀중품이 가치를 가지는 것은 그 희소성 때문이다. 누구나 다 가질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명품으로의 존재 가치가 사라진 것이다. 그래서 칭찬은 너무 빈번하지도 과하지도 않아야 한다.
그리고 칭찬이 상(賞)으로써의 가치를 제대로 지니려면 반드시 그 반대에 벌(罰)이 있어야 한다.
오래전 중국의 고사에서 전해지는 ‘신상필벌(信賞必罰)’이라는 말은 수 천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지금도 조직을 운영함에 있어 가장 필요한 말이 아닌가 생각된다. 특히 맹목적으로 조직을 따르게 하는 전통적 리더십이 아닌 소통과 공감, 동기부여를 통한 자발적 참여를 독려해야 하는 지금의 리더들에게는 어느 때 보다도 더욱 필요한 말이다.
칭찬은 사람들 앞에서 할수록 좋고, 지적이나 꾸중은 사람들이 없을 때 할수록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