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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나 웃었던 그 여름

짧은 하루, 길게 남은 마음

by 소소한 여행가

한여름의 기운이 짙던 어느 날,

우리는 오래간만에 셋이 다시 모이기로 했다.

중학교 시절 늘 붙어 다녔던 친구들.

“언젠가 꼭 보자”는 말만 몇 번을 주고받던 사이,

이번엔 정말 시간을 맞췄다.


서울의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아침 일찍 출발했다.

창밖 풍경은 빠르게 흘렀지만,

마음은 천천히 두근거렸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 함께 떠나는 당일치기.

익숙하면서도 설레는 조합이었다.


전주터미널에 도착하자 친구가 반갑게 반겨줬다.

약간은 어색할 줄 알았는데, 막상 얼굴을 보니

어제 본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셋이 모여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물갈비’ 집이었다.

매콤하고 달큼한 국물에 고기와 당면을 넣어가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동안 못 나눈 이야기들이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여갔다.


밥을 먹고는 카페에 들러 시원한 음료로 더위를 식혔다.


카페에서도,

길을 걷는 동안에도,

도넛을 사러 가는 길에서도

우리는 계속 웃었다.


오랜만에 만나도 대화는 끊이지 않았다.


도넛을 포장해 친구의 원룸으로 돌아왔다.

도넛을 나눠 먹으며 잠시 쉬었다.


그러다 친구가 라면을 끓여줬는데,

별거 아니어도 참 맛있었다.


시간은 참 빨랐다.

웃고 떠들며 지내다 보니 어느새 해가 저물고 있었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친구와 인사를 나누고,

다시 서울행 시외버스에 올랐다.


돌아오는 길, 마음이 참 따뜻했다.

멀리 가지 않아도, 특별한 계획이 없어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하루는 그 자체로 충분했다.


가끔은 이렇게,

오랜 친구와 나누는 짧은 하루가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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