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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또는 같이 여행 vol.3

특별할 것 없는 마지막 날, 그래서 좋았던

by 소소한 여행가

술을 마신 다음 날이라

아침에 눈을 뜨니 정신이 조금 없었다.

부산에서의 마지막 날,

친구와 함께 천천히 준비해 영종도로 향했다.


출발하기 전,

유명한 돼지국밥집에 들러 든든하게 아침을 먹었다.

속도 풀리고, 기분도 한결 나아졌다.


짐이 많아 사물함에 캐리어를 맡긴 뒤

몸도 마음도 가볍게 움직였다.

빙수를 나눠 먹고, 골목을 구경하며

조용한 시간을 보냈다.


친구는 사진엽서를 하나 건넸다.

"선물이야."

짧은 말이었지만 이상하게 오래 남는 순간이었다.


굴 모양 포토존 앞에서 줄을 서며

장난을 주고받고, 사진을 찍었다.

소소했지만 그 자체로 즐거웠다.


저녁엔 시장에서

떡볶이와 물떡을 사 먹었다.

특별할 건 없지만, 참 맛있었다.

'여행 잘했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이제 돌아갈 시간.

캐리어를 챙겨 기차에 올랐다.

창밖 풍경은 어느새 익숙해졌고,

마음은 조용히 여행을 정리하고 있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좋았던 하루.

함께 걷고, 웃고, 먹었던 그 하루가

조용하게 오래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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