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 보기에는 비행기가 지나간 자리인가 싶다. 그처럼 우연인 듯한 흔적이 비단 하늘의 구름뿐이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일들이 마음에 새겨져서 오래가는 일도 많다.
정말 다다르기는 할까? 불안해하며 아슬아슬하게 살다 나름 기쁘게 매듭지은 지난 한 해였다.
위태하던 건강상태에다 빈약한 주머니와 강단 약한 마음으론 어림없던 날들이었다. 전 세계의 위기였던 코로나 시대 속에서 내게 주어졌던 시간들은 어쩌면 특별한 은총이 아니었을까 싶다.
코로나 예방 접종을 받지 않아 복귀하지 못한 해설사 활동이 외려 건강회복을 하는데 좋은 계기가 되었었다. 그 덕분에 위험수위를 넘어설 뻔한 몸 상태는 방 안에서 지내다가 마당으로 나갈만치 호전되어 갔다.
그 후 수개월간 잡초 뽑기와 꽃모종을 하면서 일기 같은 글을 써서 모으는 작은 성과도 있었다.
그러던 중에 코로나 백신접종유무에서 자유로워지자 일 년 반 가까이 쉬고 있던 해설사활동을 재개할지 말지를 선택해야 했다.
그때쯤 이통장 저 통장 긁어가며 남은 것을 썼다. 엎친데 덮친 걸까? 그 무렵부터 남편이 운영하는 목장이 이전만 못했다. 코로나영향도 있었지만 러시아와 우크리이나 분쟁으로 인해 그만 수입사료의 가격이 폭등했다. 그로 인해 하루아침에 소득이 추락했다.
다달이 들어갈 곳은 많은 데 나올 곳이 막히자 제때를 기다리지 못하고 하는 수없이 생각한 것이 국민연금 조기수령이었다. 뒤이어 다시 말할 힘이 있을만치 회복한 것만으로 해설활동을 재개했다.
그사이에 집안에는 또 다른 숙제가 발생했다. 시모님의 건강악화로 인한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생기자 맏며느리기도하지만 가까이 살고 있는 내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어야 했다.
남이 봤을 때는 별거 아닌 일상생활의 작은 일들이었다. 하지만 행하는 입장에선 힘이 들었고 받는 입장에서는 늘 부족했다. 애초에 내게 우호적이 아니었기에 마음은 안타까워도 저절로 우러나지는 못했다. 그저 책임과 의무에다 약간의 연민을 보탠 역할수행이었다. 그래서인지 반년 가까이 두 집을 오가다 보니 몸과 마음이 지쳐갔다.
병원엘 갔더니 몸상태가 어머님댁을 매일 들락거리기 이전보다 많이 나빠져있었다.
결국 해가 바뀐 뒤 가족들과 의논 끝에 어머님께서 재가방문요양을 받기로 했다. 그런 뒤부터 조금씩 마음이 편해지면서 건강 상태도 안정을 찾기시작한 뒤로 봄을 지나 여름을 맞았다.
팔월 중순이었다. 그 무렵 친구들과 물놀이를 갔다가 세 번째 코로나에 감염되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맨발 걷기를시도한 결과 빨리 이겨냈다.
그때부터 시작한 맨발 걷기가
가을에는 평지에서 산으로 장소를 바꾸었다. 딸들과 같이 관악산을 기기도 하고 남한산성도 걸었다. 덕분에 축적된 행복감으로
마을 사람들과 같이 가을에는 '마을지'를 만들고 초겨울에 발간식 행사도 치렀다. 그것은 또 다른 멋진 추억이요, 보람으로다가왔다.
어디서건 볼 수 있는 하늘의 구름이라지만 저 구름은 이내 사라지고 말 것이다. 하지만 내가 살아온 날들은 다시 끄집어내어 회상할 수도 있고 말로 표현할 수도 있다. 또한 짬을 내어 적어놓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돌아보면 나약한 내 의지를 넘어선 그 모든 순간들이 기쁨과 보람으로 차곡차곡 남는 것은 순전히 하느님께서 내게 베풀어 주신 은혜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