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기억 저편의 그 사내
툭, 불거졌다
입춘을 머리에 이고 선채
못다 뱉어낸 가시 같은
딱히 궁금할 것도 없는 소식들을
표정 살펴가며 쏟아냈어
바람은 눈치껏 잠잠
가야산마저 딴청 부리는데
매화꽃망울
온몸을 휘감고 묻는다
언제쯤이면 환호할 수 있을까요
빛바랜 토막 기억들
뭉툭 잘린 옆구리로도
다시 싹 틀까 봐
여전한 겨울이라고 우긴다니
먼 산 아지랑이 하늘거릴 즈음에야
백매원* 부산하건 말건
옛 선비처럼
차라리 도끼를 들라
* 성주 출신 한강 정구선생과 매화: 설중매를 보겠다고 회연서원 뜰에 심은 매화가 늦게 핀다며 제자들이 도끼를 들어 찍었다는 이야기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