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e, hid hidden
쿠팡은 탈회하기가 너무 쉬웠다. 별스타그램은 광고에 지쳐 냉큼 버리고 싶었지만 애정하는 몇 안 되는 이웃 생각에 (내가 보고 싶으니까) 고심하다가 어렵게 삭제했다.
SNS는 유용하고 편리하며 좋은 기능도 많지만, 그들이 전략적으로 내세우는, 연결되어 있는 느낌은 그저 착각이다. SNS는 착각과 환상을 팔고 그 대가로 인간의 영혼을 스슥-거두어간다. 메피스토펠레스처럼.
그렇지만 그 SNS로
다정하고 그리운 멀리 있는 벗이 선물로 핸드크림을 보내왔다. 나는 딸기로 화답했다. 며칠 후 보내온 동영상에는 그녀와 그를 반반 닮은, 아니 그를 약간 더 많이 닮은 아기가 딸기를 먹으며 짓는 표정이 나를 그날 내내 행복하게 해 주었다. 선물 뚜껑을 살짝 열어보니 풍기는 향이 신선하고 고급스러워 며칠은 포장째 모셔두었다가, 집에 있는 핸드크림을 왕창 바르고 그 위에 눈곱만큼 떼어서 덧바르며 매번매번 내 기억 속에 남아있는 그 얼굴과 표정과 눈빛을 생각한다.
마지막 도전은 카톡이다. 나는 카톡을 없애고 싶다. 가능할지 모르겠고, 망설이며 시간을 계속 뒤로 흘려보낸다.
시인의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 그는 논술강사를 겸업하는 시인이다. 돈이 필요하면 노동해서 벌면 된다고 씩씩하게 말하는 그녀.
시인의 산문이 너무 멋져서, 확신을 가지고 시집을 구매했다. 시집은 온통 보랏빛이다.
우연히 발견해서 얼떨결에 반한 샛노란 표지의 저자 그녀. 이 책은 그리 많이 팔리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그가 쓴 이 책이 내내 나와 함께 할 거라는 걸 이 저자가 알 수는 없을 것이다. 모든 걸 다 말할 수는 없다. 옆길로 종종 새어버리는 마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