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심리학

오후의 단상

by 야식공룡


사람은 설득되는 존재라는 것에 대해 약간 회의적인 편인데, 오히려 인간은 애초에 타고나기를 약간 편향되어 있다고 보는 쪽이다. 타고난 기질과 함께 경험으로 짙어지는 편향의 강화.


오늘도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버스정류장에 선 저 사람들은 어딜 향해 가고 있나. 인기있는 음식점 안팎에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바글바글 만석이다. 팔짱낀 커플들, 웃고 대화하는 사람들. 숨을 옅게 쉬는 버릇때문인지 나이 먹어 호흡이 짧아지는 바람에 숨이 모자라 자주 힘들다.

단골가게의 무심한 듯 섬세한 다정함이 너무 좋다. 이렇게 사람많고 바쁠 때,

좀 기다리라고 툭, 마주 앉혀놓고는 주문이 다 빠지자 비로소 눈을 맞추고는 오래오래 시간을 들여 한약 달이듯 커피를 내려주는 손을 나는 또 계속 쳐다보고 있는다.

한 십년의 시간이 만든 가게와 주인과 나와의 사람과 장소와 시간이 얽혀 서로가 서로에게 느슨한 안정감을 주는 이 시간을 가능하면 조금 더 길게, 가능한 한.


크지 않은 공간이어도 잡다한 물건이 별로 없어서

채광이 충분이 들어오는 공간은 마음을 차분하고 편안하게 해 준다.

따뜻한 오트라떼를 주문하고 카페안쪽 파티션을 겸한 책장에서 책을 고르는데 누가 발끝을 톡톡, 건드리는 느낌이 들고 곧이어 왼손에 축축하고 차가운 무언가가 슬쩍..닿는다. 아까 들어올 때 컹컹 짖던 개구나. 반전이란 이런거지, 반전이 별게 아니다. 불청객을 맞아 심기가 불편한가보다 했었는데 아니었다. 목줄을 쥔 사람이 살짝 난감해하면서도 얘가 사람을 엄청 좋아해요..라고 해서 사람손을 많이 탄 그 개가 내 옆으로 오고 오고 또 오는 통에 거의 이십 여 분 넘게 만져 주고 또 만져줬다.


개는 모든것을 알고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을 때가 종종 있다. 고양이는 물론이다. 심지어 걔네들은 아우터나 목도리를 벗어 옆에 두면 마치 준비된 자기자리마냥 턱-가서 깔고 앉는다. 사람이 뻔뻔하면 꼴보기 싫은데 얘네들은 그게 매력이다. 설득이라는 과정이 필요없는 매력덩이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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