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寝ても覚めても, 2018) 시나리오 분석
블레이크 스나이더의 장 구분 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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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사코
장르: 드라마/로맨스(라고 되어있긴 함..)
감독: 하마구치 류스케
작성 날짜: 20.12.07
작성자: 이한솔
1. 오프닝 이미지: 다리 위에 모여서 폭죽놀이를 하는 아이들이 보이고, 아사코는 그 다리를 지나 어디론가 간다. 그녀가 간 곳은 고초 시게오의 ‘SELF AND OTHERS’ 사진집이 전시된 사진전. 사진을 보고 있는 그녀의 뒤로 차림새로만 봐도 자유분방해 보이는 바쿠가 콧노래를 부르며 지나간다. 그런 바쿠의 뒤를 홀리듯 따라가는 아사코. 아이들이 폭죽놀이를 하던 다리 위에서 통성명을 하게 되는 바쿠와 아사코. 통성명이 끝나자마자 둘은 키스를 나눈다.
2. 주제명시: 각자의 이름과 그 이름의 의미에 대해 중요하게 묻고 답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개인, 그리고 여러 관계와 환경 속에서의 한 인간으로서의 정체성과 자아에 대해 계속해서 생각하게 만든다.
3. 설정:
1) 아사코와 바쿠는 첫 눈에 이끌려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2) 그들이 처음 만난 곳은 공교롭게도 ‘SELF AND OTHERS(자아와 타자)’ 사진전.
3) 오카자키와 바쿠는 먼 친척 관계. 아사코와 하루요는 친구 관계. 아사코와 오카자키,
하루요는 같은 대학 출신.
4) 바쿠는 오카자키의 집에 묵고 있다.
5) 아사코는 바쿠를 만난 순간부터 살면서 절대로 해보지 않았을 법한 일들을 한꺼번에 겪게 된다.
아사코는 그 변화를 즐거워한다.
6) 바쿠는 매우 즉흥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행동을 보이는 사람이다. -집을 나갔다가 예고 없이 1~2주 가량 집에 안 들어오는 일은 흔하다는 오카자키의 대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고, 실제로 빵을 사러 간다고 나갔다가 다음날에나 돌아오는 등 예측불가의 행동을 보인다-
4. 기폭제: 좀 늦더라도 아사코가 있는 곳으로 반드시 돌아올 거라던 바쿠는 반년 후 신발을 사러 온다는 말을 남기고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바쿠가 떠나고 2년이 조금 지난 후, 아사코는 우연히 바쿠와 똑같은 얼굴을 한 남자 료헤이와 맞닥트리게 된다.
료헤이는 아사코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고, 둘은 사귀게 되지만 자신의 마음이 바쿠를 향한 것인지, 료헤이를 향한 것인지 혼란스러운 아사코는 료헤이에게 이별을 선언한다.
(관계를 제외한) 아사코 개인의 기폭제(이 내용은 리뷰를 통해 본 후, 기록해두고 싶어서 내 언어로 다시 정리해서 적어놓는다): 마야의 연극 ‘세 자매’를 함께 영상으로 보고 나서 혹평을 쏟아내는 쿠시하시. 아사코는 그런 쿠시하시에게 반론을 제시한다. 항상 상대의 의견에 동조하는 편이었던 아사코가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또렷하게 말하는 첫 장면이다.
5. 토론: 료헤이와 만나도 되는 걸까? (거스를 수 없는 운명 같던 바쿠를 뒤로 하고 새로운 선택을 해도 실패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사코를 포기하지 않는 료헤이. 아사코는 료헤이를 만나도 될 것인가에 대한 확신이 없다. 단순히 료헤이가 바쿠를 닮아서 끌리는 것이라면 이 만남은 서로에게 상처만 남기게 되지 않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6. 2막 진입
: 아사코를 찾으러 간 극장에서 지진을 만나게 된 료헤이. 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그들과 같은 방향으로 길을 걸어간다. 아사코는 홀로 사람들이 모두 가는 방향을 거슬러 료헤이에게 간다.
료헤이와 만나기로 결심한 아사코. 둘은 진짜 연애를 시작한다.
7. B 스토리
: 5년 후, 아사코와 료헤이는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진탄’이라는 이름의 고양이를 키우며 함께 살고 있다. 신입이었던 쿠시하시는 직장에서 자리를 잡았고, 마야는 쿠시하시와 결혼하여 (‘부부’라는 정확한 언급은 안 나왔으므로 동거 상태일 수도 있다) 임신한 상태이다.
--> 시점상 앞 내용의 5년 후 상황을 간략하게 보여주는 이 부분이 B 스토리로 쓰여야 할 타이밍이긴 한데, ‘B 스토리’로서의 역할이 다소 약한 것 같다. 이 영화의 경우 B 스토리가 군데군데 분포해있는 듯하다.
8. 재미와 놀이
: 도호쿠 재건 축제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는 아사코와 료헤이. 저녁에는 다같이 모여 앉아 먹고 마시며 하루의 피로를 푼다. 여기서 나누는 대화들로 미루어 보았을 때, 두 사람이 이곳을 꾸준히 방문해 왔음을 알 수 있다.
9. 중간점
: 함께 집으로 돌아온 아사코와 료헤이. 아사코는 지친 료헤이를 마사지 해주며 함께 도호쿠에 가준 료헤이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더불어 혼란스러웠던 지난 모습과는 달리 료헤이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됐다 말하는 아사코. 료헤이는 그런 아사코에게 역시 감사함과 사랑, 안정감을 느낀다.
10. 악당이 다가오다
: 도쿄에서 우연히 하루요와 재회하는 아사코.(아사코와 하루요 둘 다 현재 도쿄에 살고 있다) 하루요는 의도치 않게 아사코에게 바쿠의 소식(바쿠는 2년 전부터 모델과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을 전하게 된다.
료헤이는 일 때문에 다시 오사카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되고, 아사코에게 함께 오사카에 가서 살자며 청혼을 한다. 아사코는 료헤이에게 ‘바쿠를 닮아 료헤이를 만나게 됐었다’는 사실을 털어놓지만,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던 료헤이는 오히려 바쿠를 닮아 아사코를 만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며 흔들림 없는 사랑을 보여준다. 아사코 역시 그런 료헤이에게 깊은 사랑을 느끼고, 둘은 결혼을 약속한다.
도쿄를 떠나기 전 우연히 길에서 차 안에 있는 바쿠를 마주하게 된 아사코는 그를 찾아가 차 밖에서 작별 인사를 건넨다.(료헤이와 결혼을 결심했으므로 확실히 떠나보낸다는 액션을 스스로에게도, 바쿠에게도 남기고 싶었던 것)
11. 절망의 순간
: 오사카에서 함께 살 집을 알아본 후 도쿄로 돌아와 혼자 이삿짐을 싸고 있는 아사코.
그런 아사코에게 바쿠가 찾아오고, 바쿠를 피했지만 아사코는 패닉에 빠진다.
12. 영혼의 어두운 밤
: 아직 혼란스러운 아사코는 친구들과 함께 오사카 이사와 결혼 축하 겸 저녁 식사를 한다.
그 자리에서 계속 료헤이와의 사랑을 다짐하는 듯한 말을 뱉어대는 아사코.
식사가 끝나고 쿠시하시가 잠시 계산을 하러 간 사이, 바쿠가 그 자리에 찾아온다.
아사코에게 함께 떠나자며 손을 내미는 바쿠. 아사코는 망설임도 없이 그 손을 잡고 바쿠와 함께 나간다.
료헤이와 친구들이 아사코를 붙잡지만, 바쿠와 아사코는 휴대폰까지 버리고 매몰차게 모두를 등지고
떠나 버린다.
13. 3막 진입
:그러나 바쿠의 모습을 보며 자신이 지금 사랑하고 있는 사람은 바쿠가 아니라 료헤이임을 깨달은 아사코. 바쿠에게 이 사실을 말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료헤이에게 돌아간다. 그러나 이미 상처받은 료헤이는 아사코를 받아주지 않는다.
3막 진입 직전,
"도쿄에서의 시간들이 모두 좋은 꿈을 꾼 시간인 것만 같다.
그 시간동안 내가 성장한 것 같았는데, 눈을 떠보니 여전히 변한 게 없었다."
라는 아사코의 대사 안에 결말 부분에서 아사코가 내릴 결정의 복선이 들어있다.
14. 피날레
: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 료헤이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아사코. 료헤이는 이미 아사코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큰 상처를 받았지만, 아사코에 대한 사랑을 거둘 수가 없다. 아사코를 다시 집으로 들이는 료헤이.
15. 마지막 이미지
: 나란히 서서 흘러가는 강을 바라보는 료헤이와 아사코의 모습.
료헤이는 강이 더럽다 말하고, 아사코는 그래도 아름답다는 말을 남긴다.
때론 더러울 만큼 얄궂게도, 때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게도, 흘러가는 삶을
두 사람이 바라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마지막으로 막이 내린다.
짧은 평
에 실패하고 남기는
긴 평
아사코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 일본을 덮친 상실감과 불안함,
그리고 그 이후에도 다시 무력감을 떨치고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 그린 이야기라는 기사를 읽었었다.
리뷰를 보기 전 영화를 볼 때는 이런 배경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영화에서 주요하게 보여주는 내용이
아사코라는 인간이 점차 자신의 내면과 자아를 인지해가고,
스스로의 힘으로 삶을 결정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지 못했을 때의 한 인간은 본인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큰 고통을 안겨주기도 하며,
색채가 강한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의 색을 고스란히 입어버리기도 한다.
아사코에게서도 역시 이 모습이 보인다.
자신의 색인 줄 알았던 타인의 색이 벗겨지고 나자
흐린 정체성 속에서 끊임없이 불안해하고 혼란스러워하는 모습.
그러나 끊임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들 옆에서 조금씩 변화를 겪은 후엔,
늦었지만 제대로 자신의 마음과 문제를 마주하고 부딪힌다.
삶은 그때부터 자신의 것으로서 새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