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시스라고 하면 대단한 감정배설로 다가온다.
하지만 몸의 행위에서 비롯된 카타르시스는 최상이다.
선우 용녀라는 현재형 배우는 아침에 일어나 한 잔의 생수를 마시며
하루를 가뿐하게 시작한다고 생생하게 말했다.
그녀는 팔순을 넘긴 배우지만 여전히 밝고 건강하다.
몸이 건강하기 때문에 생각도 젊고 건전하다는 느낌이 그녀에게 물씬 풍긴다.
그녀가 전하는 건강비결을 뽕뽕 카타르시스라고 말하고 싶다.
아침에 일어나면 생수 한 잔을 마시고,
뽕뽕 방귀가 나올 때까지 거실을 걸어다닌다고 한다.
뽕뽕뽕 방귀가 나오면 배변이 시원하다고 전했다.
나도 아침에 일어나 물 한 잔을 마시고
7080 신나는 음악을 켰다.
신나는 리듬이 거실 가득하니 저절로 걸음도 경쾌해졌다.
오늘의 간식인 고구마와 계란을 솥에 올려두고 계속 거실을 걸었다.
5분이 되기도 전에 장이 꿈틀거렸다.
꾹 참고 장에서 뽕뽕뽕 음악이 터질 때까지 계속 걸었다.
3분을 더 걷기도 전에 뽕뽕뽕 장에서 음악이 흘러나왔다.
배에 힘을 주고, 2분을 더 뽕뽕뽕을 즐겼다.
겨우겨우 2분을 참았다. 재미있는 고통의 시간이었다.
변기에 앉자마자 24시간동안 쌓였던
찌꺼기가 쏟아졌다. 거침없었다.
짜릿하고 개운하고 후련했다.
그 순간까지 쌓였던 스트레스, 분노, 미움은 모두 배설되었다.
그 어떤 장르에서 유발된 카타르시스보다 빠르고 경쾌하고 개운한 정신적 배설이었다.
카타르시스를 유발하는 장르는 문학, 음악, 미술, 영화 등 다양하지만
자신의 몸에서 촉발한 카타르시스를 따라올 수 없다.
늘 눈을 뜨면 습관처럼 변기에 앉았다.
억지로 배설하려는 그 습관은 익숙한 스트레스였다.
그리고 강박이었다.
잠도 될 깬 몸을 억지로 변기에 앉히고
세게 힘을 주게 했던 일상의 강박.
내가 나를 마음대로 조정하는 유일한 방법 중의
하나가 강제 배설이었다.
하지만 한 잔의 물을 마시고, 음악을 들으며
잠시 몸을 달래는 시간은 고작 10분이면 족했다.
어디 이뿐일까.
어려운 시를 읊조리며,
장편소설을 읽으며,
새벽까지 영화를 보며
카타르시스를 노렸던 지난한 시간들.
카타르시스는 정신적인 영역보다 몸의 영역에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
뽕뽕 카타르시스, 몸과 마음의 더럽고 거룩한 배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