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라는 배신자를 아실듯


겨울이 되자 가장 따뜻하게 안아주었던 그.


가장 포근하게 온몸을 감싸주었던 그


행여나 바람이 들어올까봐 꼭꼭 여며주던 그.


따뜻하고, 포근하여, 흐뭇하다.


어떤 겨울도 두렵지 않다.


그만 있다면 찬서리도 두렵지 않았다.


그런데 그가 옆의 살점을 사정없이 물었다. 씹었다.


도저히 움직일 수 없게 꽉 씹었다.


아 세상에 믿을 놈이 없구나. 패딩의 자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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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염둥이 독서 친구 *하가 오자마자 패딩을 통으로 벗으며


비명을 질렀다. "아~~! 이 옷이 열리지 않아요."


워낙 에너지가 넘치고 발랄한 아이의 장난인 줄 알았다.


패딩의 자크를 열지 않고 통째로 벗는 동작이 재미있어 보였다.


먼저 도착한 아이들도 웃고, 본인도 웃었다.


그런데 마치고 나서 또 그 패딩을 통째로 입으려고 하자


그제야 알아차렸다.


아 자크에게 물렸구나.


나는 패딩을 펼쳐놓고 자크 상태를 살폈다.


역시나 자크가 원단을 물고 놓아주지 않는 상태였다.


자크에게 물린 원단도 아프다는 말도 못하고 참고 있었다.


원단을 자크에서 빼냈다.


따뜻하고 몽실몽실한 패딩을 입고, 가볍게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의 뒷모습이 더욱 예뻤다.


가끔 자크에 물리더라도 늘 마음은 산뜻하길 바라는 마음.


비싼 패딩의 자크도 가끔 원단을 씹을 때가 있다, 꽉!

늘 따뜻했던 사람도 가끔 따가운 말을 할 때도 있다, 아프게!

하지만 고의가 아닐 때가 많고, 의외로 쉽게 가뿐해지는 순간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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