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꽃 옥수수
봄날 뒷산 언덕에 심은 호박씨
작년 밭에서 수확한
맷돌 호박 안에 있던 작은 생명
풀들이 먼저 알았는지
호박 싹이 나올 곳을 덮어 버리고
내 기억에서도 감감히 잊혀지던 어느 날
산책하는 길옆에 피어난 호박꽃
호박꽃도 꽃이구나
하얗게 깔린 개망초꽃 사이에서
나 좀 보라고
나 여기서 꽃피우고 있다고
활짝 웃는 나의 호박꽃
옥수수가 수염을 휘날린다
당당하게 서서
태양의 에너지를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어느덧 탱글탱글하게 차오르는
옥수수알들
너를 시기하고 비웃는 무리조차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게
너의 성장은 멈추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