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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나무 꽃

by 시인 권태주

배롱나무 꽃



밝고 빨갛게 초롱거리며 피는 꽃

떠나 간 님이 그리워

백일이 넘도록 피고 있구나

어느 집 담장가 홀로 피어

지나는 나그네에게 소식을 묻느냐


내 님은 아직도 나를 기억하고 있을까

다 하지 못한 그 시절의 말들은

어느새 세월만이 흘러서

향기 없는 꽃만 피우는구나


가슴에 켜켜이 쌓인 아픔들은

세월 속에 묻어버리고

오늘도 그리운 마음만

바람에 안부 전해 보는

배롱나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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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