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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동화의 세계
달빛 마법사!
달콤시리즈 409
by
동화작가 김동석
May 1. 2023
달빛 마법사!
달빛이 마법을 부렸다.
보름달이 뜬 날이면 더 많은 마법을 부렸다.
"오솔길!"
동수는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방에서 나왔다.
호기심이 유난히 많은 동수는 보름달이 만들어 내는 달빛 그림자를 찾아 나섰다.
집 뒷산으로 난 오솔길을 걸으며 달빛이 마법을 부린 소나무 그림자들이 너무 아름다웠다.
"달빛이 춤추는 것 같아!"
동수는 오솔길 한가운데 서서 달빛이 움직이는 것을 지켜봤다.
달빛은 크고 작은 나무를 휘어 감으며 새까만 그림자를 만들어 냈다.
그림자들은 달빛이 움직이면 따라 움직였다.
가만히 있던 나무들이 살아서 걸어 다니는 것 같았다.
"나무가 가만히 있는 게 아니었어!
사람처럼 나무도 걸어 다니는 거야."
달빛이 만들어가는 세상은 동수를 신비의 세상으로 안내했다.
"나도!
나무처럼 가만히 서 있어 봐야지."
동수는 오솔길 한가운데 서서 달빛이 춤추는 걸 지켜봤다.
"여기서 뭐 하는 거예요?"
소나무에서 앉아 동수를 지켜보던 다람쥐가 물었다.
"뭐 하긴!
나도 나무처럼 살아볼까 생각 중이야."
"나무처럼!
가만히 서 있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아요."
"알겠어!
너도 이리 와서 내 옆에 서 봐."
동수가 다람쥐를 향해 말했다.
"나도!
나는 나무를 타고 놀아야 그림자가 멋진데."
"그렇구나!
나무를 타고 달리는 모습이 멋지다."
동수는 다람쥐가 나뭇가지 위를 달리는 그림자를 보며 놀랐다.
"저쪽!
큰 나뭇가지로 가봐.
보름달이 밝게 비추는 곳에 서서 춤춰봐!"
동수는 달빛이 춤추는 곳으로 다람쥐에게 가라고 했다.
"여기!"
"아니!
오른쪽으로 조금만 더 가."
"여기!"
"응!
이제 일어서서 춤춰봐."
동수가 말하자 다람쥐는 일어서서 춤추기 시작했다.
"와!
멋지다."
달빛은 다람쥐를 비추며 함께 춤췄다.
동수는 그림자들이 춤 주는 것을 보며 즐거웠다.
"이제!
자러 가야겠어."
동수는 오솔길에서 달빛과 그림자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집으로 갔다.
"동수야!"
동수는 꿈속에서 달빛 마법사를 보았다.
"네!"
"달빛이 마법을 부리는 게 아니야!
빛과 어둠이 만나서 만들어내는 그림자들이란다."
달빛 마법사는 동수가 보는 세상을 좀 더 정확히 알려주고 싶었다.
"네!
그런데 달빛이 마법을 부리는 것 같아요."
동수는 달빛에 움직이는 그림자를 볼 때마다 마법을 부린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해 줘 고마워!"
달빛은 동수가 이야기할 때마다 고마웠다.
더 아름답고 밝은 달빛으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어린나무 그림자도 있어요!"
"그렇지!
달빛도 이슬도 먹어야 크지."
달빛은 밤마다 더 큰 보름달을 만들어 숲 속을 환화게 비췄다.
"저기!
나뭇가지 위에 뭔가 꿈틀거리고 있어요."
동수는 참나무 가지에서 움직이는 게 보였다.
"저건!
사슴벌레야.
집게손이 아주 무섭게 보이지?"
"네!
집게가 움직이는 게 춤추는 것 같아요."
"맞아!
사슴벌레가 집게손을 올리고 움직이면 춤추는 것 같아."
달빛도 사슴벌레가 움직이는 게 신비스럽게 보였다.
"저기!
갈대숲에 커다란 거미가 거미줄을 치고 있어요."
동수는 나무 아래 갈대숲에서 거미를 봤다.
"저 녀석!
먹이를 사냥할 계획이군."
달빛도 큰 거미 한 마리가 거미줄 치는 게 보였다.
"먹고사는 게 중요하지!
거미도 눈먼 곤충을 잡아먹어야 살 수 있으니까."
달빛은 밤마다 거미줄에 걸려 죽어가는 곤충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밤마다 빛과 어둠이 만들어준 그림자는 살아있었다.
나무는 나무대로 전봇대는 전봇대만의 그림자를 만들어 보는 사람에게 행복을 선물했다.
"내가 움직이는 대로 그림자도 움직이다니!"
동수는 마당 한가운데 서서 달빛이 만들어준 그림자를 봤다.
가끔 한쪽 다리를 들고 이상한 자세를 하기도 하면서 새로운 그림자를 만들었다.
"히히히!
나는 악마다.
아니! 아니!
나는 드라큘라다."
달빛도 동수가 자세를 고칠 때마다 더 밝게 비춰주었다.
"동수야!
마녀는 어떤 그림자일까?"
달빛이 물었다.
"히히히!
마녀는 이런 그림자."
동수가 목을 약간 구부리고 긴 머리카락을 만들더니 마녀 그림자 자세를 취했다.
바람이 불면 머리카락이 날리는 듯 흔들면서 서 있는 모습이 마치 마녀처럼 보였다.
"그럼!
도깨비는 어떤 그림자일까."
달빛과 동수는 마당에서 한바탕 그림자 공연을 하는 듯했다.
동수는 달빛이 말하는 대로 그림자를 만들었다.
"악마!
드라큘라!
방망이든 도깨비!
두꺼비!
마녀와 싸우는 허수아비!"
달빛이 말하는 대로 동수는 말도 없이 자세를 잡고 그림자를 만들었다.
"동수야!
귀신.
처녀귀신!"
달빛이 말하자 동수는 잠시 생각하더니 자세를 잡고 달빛을 쳐다봤다.
"무섭다!"
달빛은 무서웠다.
긴 머리카락이 바람에 휘날리며 무서운 처녀귀신 그림자를 선보였다.
동수는 그 뒤로도 다양한 자세를 취하면서 달빛이 훤하게 비추는 마당에 그림자를 가득 채워갔다.
"달빛!
세상을 밝게 비추는 달빛!
이슬 먹는 사마귀 그림자도 말 들어주고
길게 몸을 늘어뜨리는 달팽이 그림자도 허공에 만들어주는 달빛!
새까만 어둠을 조각해 아름답고 멋진 작품을 만들어내는 달빛!
아침이면 사라질 아니 꼭꼭 숨겨버릴 그림자를 품은 달빛!"
동수는 달빛을 볼 때마다 좋았다.
그림 나오미 G
"나도 마법을 부려볼까!"
동수는 달빛 마법사가 되는 게 꿈이었다.
"달빛에 바람 두 스푼을 넣어 섞어야지!
동수는 투명 유리병에 달빛을 가득 넣은 다음 바람 두 스푼을 담았다.
"수리수리 마하수리!
불을 밝혀 길을 열어라!"
동수는 어둠이 삼켜버린 들판 길을 찾을 수 없을 때는 언제나 달빛과 바람을 섞어 길을 비췄다.
"그렇지!
저쪽으로 가면 되겠다."
동수는 새까만 어둠 속에서 집으로 가는 길을 찾았다.
바람을 섞은 달빛은 동수네 집으로 가는 길을 훤히 비춰주었다.
"히히히!
어둠의 악마가 날 잡아먹지 못하겠지."
어둠 속에서 동수를 잡아먹으려고 기다리던 어둠의 악마는 달빛 때문에 실패했다.
"언젠가는 달빛이 꺼질 테니 두고 봐!"
어둠의 악마는 달빛을 끄기 위해 노력했지만 동수가 마법을 부리는 달빛은 좀처럼 꺼지지 않았다.
"도대체!
달빛에 무얼 넣었길래 꺼지지 않는 거야."
어둠의 악마는 좀처럼 꺼지지 않는 달빛이 궁금했다.
"히히히!
그걸 알려주면 날 잡아먹으려고."
"아니!
잡아먹지 않을 테니 알려 줘."
어둠의 악마는 동수에게 간절히 부탁했다.
"히히히!
달빛이 어둠을 밝히는 것은 아무도 모르지."
동수는 달빛에 바람 두 스푼을 넣어 마법을 부린다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비밀을 찾아낼 거야!"
어둠의 악마는 동수에게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동수는 달빛 덕분에 무서운 오솔길을 편하게 걸을 수 있었다.
달빛이 만들어준 그림자들과 함께 걷는 게 너무 좋았다.
"분명히 달빛에 무엇인가 넣었을 거야!"
어둠의 악마는 동수와 헤어진 뒤 달빛을 달항아리에 담아 집으로 갔다.
"소금!
분명히 소금을 넣었을 거야."
어둠의 악마는 달빛 넣은 달항아리에 소금을 잔뜩 넣었다.
하지만 달항아리는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참기름!
참기름을 넣었을 거야."
어둠의 악마는 소금을 꺼낸 뒤 참기름을 달항아리에 부었다.
"와!
달이 떴다."
참기름을 가득 부었더니 달항아리 안에 둥근달이 보였다.
창문으로 들어온 달빛이 참기름 위에 둥근 보름달을 만들었다.
"와!
방이 환해졌다."
달항아리에서 환한 달빛이 비치자 어둠의 악마가 사는 방 안이 환해졌다.
"들판을 환하게 하려면 이건 아니야!
분명히 다른 것을 넣었을 거야."
어둠의 악마는 참기름을 꺼낸 뒤 달항아리에 된장을 가득 넣었다.
"이것도 아니야!"
된장을 가득 넣은 달항아리는 어떤 변화도 없었다.
구수한 된장 냄새와 참기름 냄새가 방안에 가득했다.
"냄새는 방안 가득한데!
달빛이 훤히 비추질 않아."
어둠의 악마는 동수처럼 어둠을 밝게 비춰주는 달빛이 필요했다.
"동수에게 다시 물어봐야겠어!
달빛에 무얼 넣어야 하는지 분명히 알고 있을 거야."
어둠의 악마는 달항아리를 마루에 내놓고 잠을 청했다.
"동수 넌!
달빛에 이걸 넣었어!"
어둠의 악마는 꿈속에서 동수를 만났다.
"그게 뭔데?"
"이건 아주 가벼운 거야!
물론 눈에 보이지 않지만 소리는 나지."
"그러니까!
그게 뭐냐고?"
어둠의 악마는 동수를 붙잡고 물었다.
"들판에 있잖아!"
동수는 꿈속에서 들판에서 노는 바람을 가리키며 말했다.
"들판!
들판에 뭐가 있는 데?"
어둠의 악마는 동수가 가리키는 들판을 보고도 찾지 못했다.
"달빛 그리고 바람 두 스푼!"
동수는 어둠을 뚫고 나온 달빛을 투명 유리병에 담았다.
"수리수리 마하수리!
불을 밝혀 길을 열어라!"
동수가 마법을 부렸다.
달빛은 동수가 서 있는 들판에서 집으로 가는 길을 환하게 비췄다.
"달빛!
고마워."
동수는 항상 달빛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어둠의 악마는 동수가 들판에서 어둠을 밝히는 불을 만들지 못하게 방해했지만 소용없었다.
달항아리에 달빛을 넣은 뒤 많은 재료를 넣고 동수처럼 마법을 부렸지만 소용없었다.
"들판에 있는 걸 넣었다고 했는데!"
어둠의 악마는 동수가 꿈속에서 한 말을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하지만 들판에 있으면서도 보이지 않는 것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영혼을 훔쳐야겠어!"
어둠의 악마는 동수가 잠든 사이 찾아가 영혼을 훔칠 생각이었다.
동수는 좀처럼 어둠의 악마가 영혼을 훔쳐가게 하지 않았다.
"동수야!
달빛에 무엇을 넣은 거야?"
어둠의 악마는 동수를 볼 때마다 물었다.
"저기!
저기 들판에 있는 걸 넣었어요."
동수가 대답했지만 어둠의 악마는 들판에 가득한 바람을 찾지 못했다.
바람을 찾았다 해도 달빛을 가득 담은 투명한 병에 어떻게 넣은 지 몰랐다.
"동수야!
달빛에 넣은 게 뭐야?"
어둠의 악마 목소리가 들판에 가득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은 바람 두 스푼을 넣는다는 걸 알 수 없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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