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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날아다니는 개!

상상에 빠진 동화 0315

by 동화작가 김동석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



초등학교에 다니는 <영심>은

기도만 하면 모든 게 다 이뤄지는 줄 알았다.

꿈도 희망도 기도만 하면

다 이뤄질 줄 알고 열심히 기도했다.


"뭐야!

내 기도가 안 통하다니."

영심은 강아지가 키우고 싶어 매일 기도했다.

키운 강아지가 새끼를 낳으면 친구들에게 선물해주고 싶었다.


"뭐야!

날아다니는 강아지도 있어.

세상에!"

어젯밤 꿈에서 날아다니는 강아지 세 마리를 만났다.

영심은 너무 좋았다.


"내게 천상에서 주는 선물일까!"

영심은 자기 생각대로 꿈을 해몽하며 기분 좋았다.


"와!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

나만

키울 수 있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

영심은 꿈이 곧 이뤄질 것만 같았다.


"엄마!

어젯밤에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 꿈을 꾸었어요."

하고 아침을 먹으며 영심이 말하자


"꿈!

개 꿈?"


"네!

개 세 마리가 나왔는데 모두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였어요."


"개꿈이구만!"

아빠가 한 마디하고 밥을 먹었다.


"그렇지!

개 꿈이지.

내가 개를 키우겠다고 매일 기도했거든요!"

하고 영심이 숟가락으로 밥을 뜨며 말했다.


"개를 키운다고?"

아빠가 물었다.


"네!

개를 잘 키워서 새끼를 낳으면 친구들에게 팔 거예요."

영심은 벌써 개를 키우는 것처럼 말했다.


"안 돼!"

엄마가 밥을 먹다 말고 말했다.


"왜!

나는 개 키우고 싶다니까요."

영심이 숟가락을 내려놓고 엄마를 노려보며 말했다.


"자기 할 일도 못하면서 개를 키운다고!

개똥은 치울 거야?"

엄마는 개 키우는 걸 반대했다.


"치우면 되잖아요!"

영심이 말하자


"똥을 치워!

방도 안 치우며 개똥을 치운다고."

엄마는 딸을 믿지 못했다.


"오늘부터 열심히 치우면 되잖아요!"

영심은 개를 키우기 위해서라면 뭐든 할 것 같았다.


"안 돼!"

엄마는 단호했다.

하지만 영심은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날이 갈수록!

엄마 잔소리는 늘었다.


그림 나오미 G



"기도를 간절히 해야겠어!"

영심은 밤마다 더 간절히 기도했다.


"신이시여!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를 제가 꼭 키울 수 있게 해 주세요.

개똥도 열심히 치울게요."

영심은 그냥 개도 아니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를 키우고 싶었다.


"뭐!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

그런 개가 있어?"

꿈속에서 신은 영심이 기도를 듣고 물었다.


"네!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를 봤어요."

영심이 신에게 대답하자


"어디서!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를 봤어.

혹시

루돌프를 본 거 아니야?"

신이 영심이에게 물었다.


"그건!

비밀이에요.

개를 키울 수 있게 도와준다면 말할게요."

영심은 꿈에서 본 이야기를 신에게 말하려다 참았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

그런 개는

하늘에서 본 적이 없는데."

신은 영심이 하는 말을 듣고도 믿기지 않았다.


"달님이시여!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를 키우게 도와주세요.

별님이시여!

제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를 키우게 도와주세요."

영심은 밤마다 간절히 기도했다.


"혹시!

여우를 본 거 아닐까?"

눈이 내리는 날 영심이 기도를 듣던 신이 물었다.


"여우!

<하늘을 날아다니는 여우>도 있어요.

여우가 하늘을 날면

개도 하늘을 날 수 있잖아요?"

영심이 신에게 물었다.


"있지!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는 없어도 여우는 있지."

하고 신이 대답하자


"어디!

어디에 있어요?"

하고 영심이 물었다.


"그거야!

어린 왕자랑 함께 하늘을 날며 여행하는 여우지."


"그렇지!

<하늘을 날아다니는 여우>가 있구나."

영심은 어린 왕자랑 같이 다니는 여우가 생각났다.


"그러니까!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도 있을 수 있잖아요?"

영심이 신에게 물었다.


"몰라!

나는 몰라.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는 본 적이 없어."

신도 본 적이 없는 개를 있다고 말할 수 없었다.


"분명히!

어딘가에 있을 거야."

영심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를 꼭 만날 것만 같았다.

영심은 밤마다 더 간절한 기도를 했다.


"영심아!"

어디선가 잠든 영심을 불렀다.


"네!"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를 원한다며?"


"네!

꼭 키우고 싶어요."

영심은 잠꼬대를 하며 대답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를 키우고 싶으면!

기도만 하지 말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를 그려 봐."


"네!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를 그리라고요?"


"그래!

기도만 하면 기도로 끝나지만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를 그리면 언젠가는 그 개가 널 찾아올 거야."


"정말이죠?"


"그렇지!

누군가는 기도를 들어주고

또 누군가는

꿈과 희망을 이뤄주잖아!"


"네!

맞아요.

간절히 원하면 뭐든지 다 이뤄진다고 했어요."


"그래!

그러니까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를 먼저 그려 봐.

그리고!

간절히 기도하는 것도 잊지 말고."


"네!

감사합니다."

영심은 꿈에서 누군가와 이야기했다.


"꿈이었어!"

아침에 잠에서 깬 영심은 어젯밤 꿈을 생각했다.


"기도만 하지 말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를 그리라고 했어.

이건!

기도만 해서 모든 것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뜻이야.

꿈이 있으면 노력하라는 뜻이야."

영심이는 그동안 기도만 한 자신이 부끄러웠다.


"그려야지!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를 그려야지.

내가!

꼭 키우고 싶은 개를 먼저 스케치북에 그려야지."

영심은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문방구에 들려 스케치북을 한 권 샀다.


"좋아!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를 그려볼까."

열심히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를 그렸다.

어느 날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여우>도 그렸다.

또 어느 날은

별에서 놀고 있는 어린 왕자 곁에 여우와 개를 그렸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

내가 <하늘을 나는 개>를 키우다니."

영심은 정말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를 키우고 있었다.

스케치북이 늘어날수록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는 많아졌다.


"영심아!

이 그림 내가 살게."

민지는 영심이 그린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 그림을 보고 말했다.


"이걸!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인데?"


"그러니까!

내가 돈 주고 산다니까."

민지는 장난이 아니었다.

영심이 그린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를 보자 맘에 들었다.


"얼마 줄까?"

민지가 물었다.


"응!

이천 원."

영심은 스케치북 한 권 값을 말했다.


"좋아!

내가 삼천 원 줄게."

민지는 영심이 그린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를 삼천 원에 샀다.


그 뒤로

영심이 그린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 그림을 친구들이 많이 샀다.


"꿈을 이뤘어요!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를 키우게 되었어요.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함박눈이 내리고

달빛이 유난히 빛나는 밤이었다.

영심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개>를 키우고 있다며 감사 기도를 올렸다.

그 뒤로

영심이 그림은 친구들에게 잘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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