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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선물!

상상에 빠진 동화 0324

by 동화작가 김동석

마녀의 선물!





하늘을 날고 싶은 꿈!

허수아비<허수>는 하늘을 날고 싶었다.

허수 보다

더 간절한 마음으로 천상을 여행하고 싶은 고양이 <몽니>도 있다.

그들은

바람을 타고 천상으로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강한 바람만 불면!

우리는 천상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

허수는

아침부터 바람을 기다렸다.

서늘한 바람이 아닌 아주 강한 바람을 기다렸다.

세상을 온통 날려버릴 바람이어야 했다.


"허수야!

정말 가능할까?"

논두렁을 타고 달려온 몽니는 궁금했다.

허수가 말한 대로

강한 바람만 타면 천상을 여행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몽니와 허수를

천상에 데려다줄 만큼 강한 바람이 불지 않았다.


"불거야!

몇 년에 한 번씩 세상을 뒤집을만한 바람이 불었어."

허수는 들판에서 몇 번이나 강한 바람과 마주했다.


"마녀가 가만있을까!"

몽니는 바람을 탄다고 해도 마녀가 가만있지 않을 것 같았다.


"마녀의 머리카락 뒤로 숨어야 해!

들키지만 않으면 천상으로 가는 구름까지 갈 수 있을 거야."

허수가 생각한 방법은 마녀를 통해 천상으로 가는 구름 위에 올라타는 것이었다.


"알았어!"

몽니는 조용히 허수 뒤에 숨어서 강한 바람을 기다렸다.


"마녀다!"

들판에 마녀가 얼굴을 내밀었다.


"히히히!

오늘은 이 들판을 모조리 쓸어버리겠어!"

마녀 목소리가 들판에 울려 퍼졌다.

마녀가 긴 머리카락을 휘져으면 강한 바람이 불었다.


"큰일이다!

마녀가 나타났어."
들판 친구들은 마녀의 목소릴 듣고 집에 들어가 문을 꼭꼭 걸어 잠 갔다.


"히히히!

문을 잠가도 소용없지.

바람이 얼마나 강하고 무서운지 보여주지!"
마녀는 긴 머리를 풀고 몸을 돌리기 시작했다.


"히히히!

바람아 불어라."

마녀는 속도를 내며 열심히 몸을 돌렸다.

속도가 높아질수록 강한 바람이 불었다.


"강한 바람이야!

모두 문을 꼭꼭 걸어 잠가."

허수가 들판 친구들에게 크게 외쳤다.


"허수야!

너도 조심해."

들판 친구들은 혼자 외롭게 들판 한가운데 서있는 허수를 걱정했다.


"알았어!"

허수는 강한 비바람을 맞으며 마녀를 지켜봤다.


"더 강한 바람을 불어다오!"
허수는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한 바람이 필요했다.

허수 발목을 붙잡고 있던 몽니는 바람에 몸이 날아갈 것 같았다.


"몸이 날아갈 것 같아!"


"꽉 붙잡아!

그래야 바람에 날아가지 않아."
허수는 몽니에게 크게 말했다.


"어서!

어서 더 강한 바람을 불게 해 다오."

허수는 마녀를 향해 외쳤다.


"히히히!

너도 오늘 죽음을 각오해야 될 거야."

마녀는 허수아비의 목소릴 듣고 외쳤다.


"날 죽여!

날 죽일 수 있으면 죽여보라고."

허수는 더 크게 마녀를 자극했다.

강한 바람이 불어야 천상으로 가는 구름에 올라탈 수 있기 때문이었다.


"히히히!

들판을 싹 쓸어버릴 테다."

마녀는 더 강한 비바람을 들판에 쏟아부었다.


"밖으로 절대 나오지 마!"

허수는 들판 친구들에게 외쳤다.

바람이 얼마나 센지 허수는 느낄 수 있었다.


"몽니!

내 다리를 꽉 붙잡아.

절대로 놓치면 안 돼!"


"알았어!

알았다고.

절대로 놓지 않을 게!"

몽니는 허수의 다리를 붙잡고 바람에 날아가지 않으려고 애썼다.


"바람을 탈 거야!

꽉 붙잡아야 해."


"알았어!"


"간다!"

허수는 몽니 대답을 하고 강한 바람 위로 올라섰다.

몽니도 허수 다리를 붙잡고 바람을 타는 데 성공했다.


"어지러워!"

몽니는 하늘 높이 올라가자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웠다.


조금만 참아!"

허수는 조금만 더 올라가면 천상으로 가는 구름을 탈 수 있었다.


"으아악!

살려주세요."

허수는 마녀가 들을 수 있게 크게 외쳤다.


"히히히!

살려달라고.

널 살려줄 사람은 없어.

넌!

오늘 죽게 될 거야."
마녀는 강한 바람을 일으켜 허수를 죽이려고 했다.


"히히히!

넌 오늘 죽었어."

마녀는 허수를 하늘 높이 날려버린 것이 맘에 들었다.


"더!

더 높이 날려 봐.

그래도 죽지 않을 테니까."

허수는 마녀를 향해 더 크게 외쳤다.


"이 놈이!

아직도 강한 바람 맛을 못 봤군."

마녀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바람을 일으켰다.


"히히히!

강한 바람 맛이 어떠냐?

숨도 쉴 수 없을 거야!"

마녀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바람을 일으킨 뒤 허수에게 말했다.


"하하하!

바보 멍청이!

내가 이런 바람에 죽을 줄 알았지.

천만에!

나는 절대로 죽지 않아."

허수는 하늘 높이 날면서 마녀를 향해 외쳤다.


"이 놈이!

아직도 살아있다니."

마녀는 화가 났다.

금방 죽을 것 같은 허수가 아직도 강한 바람을 타고 살아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바람아!

더 세게 불어라."

마녀는 더 강하고 센 바람을 일으켰다.


"하하하!

천상으로 가는 구름에 올라탔다."
허수와 몽니는 운 좋게 천상으로 가는 구름을 탈 수 있었다.


"아니!

저 녀석들이.

고양이도 있잖아!"

마녀는 천상으로 가는 구름 위에 몽니가 있는 걸 처음 봤다.


"하하하!

우리는 천상으로 간다."

허수의 목소리가 들판에 메아리쳤다.

마녀는

허수를 죽이지 못해 화가 잔뜩 났다.




그림 나오미 G

"허수야!

제일 먼저 루돌프를 만나고 싶어."

몽니는 산타할아버지를 태우고 다니는 루돌프를 만나고 싶었다.


"나도!

루돌프를 보고 싶어."

허수도 루돌프를 보고 싶었다.


"구름아!

천상을 향해 가는 구름아.

우리를

루돌프가 사는 천상으로 데려다줘!"

하고 허수가 말하자

구름은 속도를 냈다.


"루돌프를 만나고 싶구나!"

구름이 허수와 몽니에게 말했다.


"응!"

허수와 몽니가 동시에 대답했다.


"오늘은 산타할아버지도 함께 있을 거야!"

하고 구름이 말하자


"정말!"

허수와 몽니는 너무 좋았다


"응!

쉬는 날은 산타할아버지도 루돌프가 있는 곳에서 쉬니까 있을 거야."


"와!

루돌프도 만나고 산타할아버지도 만날 수 있다니."

몽니는 너무 좋았다.

작년에 산타할아버지에게 선물도 받은 몽니는

직접 산타할아버지를 만난다니 꿈만 같았다.


"허수야!

너도 선물 받고 싶지?"

하고 몽니가 묻자


"당연하지!

나도 산타할아버지에게 선물 받고 싶어."

허수도 들판에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고 싶었다.


"내가

크리스마스에 너에게도 선물 달라고 부탁할 게!"

하고 몽니가 말하자


"아니야!

내가 직접 산타할아버지에게

크리스마스에 선물 달라고 부탁할 게."

허수는

산타할아버지를 만나면 직접 말하고 싶었다.


"그래!"

몽니도 찬성했다.

천상으로 가는 구름은 한참 동안 높이 높이 올라갔다.


"루돌프다!"

허수와 몽니가 구름 위에서 놀고 있는 루돌프를 봤다.


"저기!

저 산모퉁이에 산타할아버지도 있어."

허수가 보고 몽니에게 말했다.


"정말!

산타할아버지를 만나다니."

몽니는 너무 좋았다.


"구름아!

정말 고마워."

허수와 몽니는 천상으로 가는 구름에서 내려오며 인사했다.


"고맙긴!

너희들이 목숨을 걸고 탔으니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거야."

천상으로 가는 구름은

허수와 몽니를 내려주고 돌아갔다.


"루돌프!"

허수와 몽니가 불렀다.


"정말 멋지게 생겼다!"

몽니는 루돌프 뿔을 보고 자신도 머리에 뿔을 갖고 싶었다.


"하늘을 날다니!

루돌프처럼 나도 하늘을 날아다니는 허수아비가 되고 싶다."


"넌!

이미 하늘을 날아왔잖아."


"그래도!

언제든지 맘대로 날 수 있으면 좋겠어."

허수는 들판에서 꼿꼿이 서 있으면 하늘을 날고 싶은 꿈을 꿨었다.


"루돌프를 만나다니!

꿈에서만 만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만나다니."
허수와 몽니는 루돌프를 만난 게 정말 좋았다.


"루돌프!

지금 산타할아버지 만나러 가도 될까?"

허수와 몽니는 루돌프에게 물었다.


"지금은!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포장하는 시간이니까 만나러 가도 될 거야."

루돌프는 허수와 몽니를 마차에 태우고 산타할아버지가 있는 곳으로 달렸다.


"와!

루돌프가 끄는 마차를 타다니."

허수와 몽니는 너무 좋았다.


"산타할아버지!"

허수와 몽니가 멀리 보이는 산타할아버지를 불렀다.


"산타할아버지!"

허수와 몽니는 점점 가까워지는 산타할아버지를 보고 더 크게 불렀다.


"누구야!"


"안녕하세요!

저는 고양이 <몽니>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허수아비 <허수>입니다."


"이곳까지 어떻게 온 거야?"


"네!

강한 바람을 타고 올라오다 천상으로 가는 구름을 타고 왔어요.


"재주도 좋군!

너희들처럼 아직까지 이곳에 온 사람은 한 명도 없어."


"그럼!

우리가 처음인가요?"


"그렇지!

천상으로 가는 구름을 탈 생각을 하다니."
산타할아버지는 허수와 몽니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감사합니다!"

허수와 몽니는 산타할아버지가 준 선물을 받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그래!

크리스마스날 보자."

산타할아버지도 허수와 몽니가 돌아가는 것을 막지 않았다.


"산타할아버지!

허수에게도 꼭 선물 주세요."


"알았다!"

산타할아버지는 대답하고 다시 어린이들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러 갔다.


"몽니야!

꽉 붙잡아."


"알았어!"

몽니는 올 때와 마찬가지로 허수 다리를 꽉 붙잡았다.

허수와 몽니는 지상으로 가는 구름에 앉아 편안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허수랑 몽니가 돌아왔데!

산타할아버지가 준 선물도 받았데."


"정말!"


"그렇다니까!

죽지 않고 돌아왔다니까."
들판에 사는 친구들은 허수와 몽니가 바람에 실려 멀리 날아가는 걸 보고 죽은 줄 알았다.


"정말!

살아오다니.

마녀가 보면 또 죽이려고 할 텐데!"

들판 친구들은 아직도 마녀가 허수와 몽니를 찾고 있는 걸 알았다.


"대단한 녀석들이야!"
들판 친구들은 허수와 몽니가 돌아오자 모두 축하해 줬다.


"루돌프랑 산타할아버지 봤어!"

몽니가 들판 친구들을 보고 천상에서 있었던 일을 늘어놨다.

허수는 말없이 들판 한가운데 서 있던 자리로 돌아갔다.


"선물은 받았어?"

들판 친구들은 산타할아버지를 만난 것보다 어떤 선물을 받았는지 궁금했다.


"받았지!

또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도 선물 준다고 했어."


"정말!

우리도 준데?"


"그건 모르겠어!"

산타할아버지가 들판 친구들에게 선물 준다는 말은 없었다.

몽니는 거짓말하지 않았다.


"아마!

다 줄 거야."

몽니는 섭섭해하는 들판 친구들 마음을 달래주고 싶었다.


"허수도 받았어?"

들판 친구들은 허수 선물이 궁금했다.


"응!

허수는 정말 멋진 선물을 받았어."


"뭔 데?"


"허수는 빨간 장화랑 비 올 때 입는 비옷을 선물 받았어!"


"와!

그럼 비 오는 날도 걱정 없겠다."


"맞아!

이제 비 오는 날도 비 맞지 않고 편하게 서 있을 수 있어."
몽니 말을 들은 들판 친구들은 허수가 받은 선물이 보고 싶었다.


"비 오는 날!

우리 허수 보러 가자."


"좋아!"

들판 친구들은 비 오는 날을 기다렸다.


"비 온다!"

생각보다 빨리 비가 내렸다.


"와!

저게 누구야."

빨간 장화를 신고 파란 비옷을 입고 들판 한가운데 서있는 허수였다.


"멋지다!

반짝반짝 빛나는 것 같아."


"정말!

빗속에서 더 반짝거리는 것 같다."


"나도!

빨간 장화 갖고 싶다."


"나도!

빨간 장화 신고 싶다."

들판 친구들은 모두 허수가 신고 있는 빨간 장화를 갖고 싶었다.


들판 친구들은 우산도 안 쓰고 들판 한가운데 서있는 허수를 보러 갔다.


"허수야!

너무 멋지다."


"고마워!"

허수도 기분이 좋았다.

바람이 불고 비가 몰아쳐도 허수는 장화와 비옷 덕분에 하나도 젖지 않았다.


"앞으로 더 열심히 들판을 지킬 게!"

허수는 들판 친구들에게 말했다.


"고마워!"

들판 친구들도 허수가 지켜주는 덕분에 밤마다 걱정 없이 편하게 잘 수 있었다.

하지만

마녀는 들판에 홀로 서있는 허수를 죽일 생각에 잠을 설치고 있었다.


"저놈을 죽이고!

장화도 비옷도 다 빼앗아야지."
마녀는 허수가 입고 있는 파란 비옷이 맘에 들었다.

빨간 장화도 예뻐서 빼앗아 신고 싶었다.


"오늘!

오늘 밤에 더 강한 바람을 불게 해 주지."
마녀는 혼잣말을 하며 해가 지기를 기다렸다.

심술이 고약한 마녀는 들판을 쑥대밭으로 만들 바람을 불게 할 계획을 세웠다.


허수는

농부들의 곡식을 잘 지켰다.

밤마다

몽니가 친구들을 데리고 밤하늘 별을 보러 허수를 찾아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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