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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태양!-05

상상에 빠진 동화 0331 영혼을 맑게 하는 것!

by 동화작가 김동석

05. 영혼을 맑게 하는 것!


노인회관에서도

사람들이 모여 열띤 토론을 했다.

<지금은 강아지 시대>

또는

<지금은 고양이 시대>가 토론 주제였다.


"명주야!

고양이 밥 줘라!"
하고 말한 명주 엄마는 오랜만에 노인정을 향했다.


"안녕하세요!"

마을 노인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지금은 새들의 시대!

강아지도 고양이도 아니랍니다.

새 소리는

인간의 영혼을 맑게 해줍니다.

지금은 새들의 시대!"

노인회관 주변에 나무 위에서 새들이 속삭였다.

하지만

명주 엄마는 새들이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그림 나오미 G



"고양이 다 판 거야?"

하고 순자 할머니가 물었다.


"아니요!

사람들이 강아지만 사갔어요."

하고 명주 엄마가 말하자


"이런! 이런!

지금은 고양이 시대인데 고양이를 사 가야지."
하고 순자 할머니가 말하자


"무슨 소리야!

지금은 강아지 시대야."

하고 철수 할아버지가 말했다.


"이봐요!

몰라도 너무 모르면 조용히 하세요."

하고 순자 할머니가 말하자


"뭘!

몰라.

내가 봐도 지금은 강아지 시대라고."

하고 철수 할아버지가 말하자


"허허허!

세상을 몰라도 너무 몰라.

영감님!

지금은 고양이 시대라는 걸 잊지 마세요?"

하고 순자 할머니가 말하자


"허허허!

지금은 강아지 시대라니까 잔소리가 많아."

하고 철수 할아버지가 말하자


"뭐요!

잔소리!

아니!

지금은 고양이 시대라는 걸 모르면서 잔소리한다고 해요."

하고 순자 할머니가 크게 외치자


"모르지!

몰라도 너무 모르지.

지금은 강아지 시대라고!

고양이 시대는 영원히 오지 않을 테니 두고 봐."

하고 철수 할아버지가 크게 외쳤다.


"뭐!

영원히 오지 않는다고요.

천만에!

지금은 고양이 시대라는 걸 잊지 마세요."

하고 순자 할머니가 일어서며 말했다.


"어딜 가려고?

하고 철수 할아버지가 묻자


"어딜 가든!

가는 걸 왜 물어요.

강아지나 실컷 보고 사세요."

하고 순자 할머니는 말하더니 화장실로 향했다.


"자네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고 철수 할아버지가 장기 두고 있는 민수 할아버지와 범수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뭘!

어떻게 생각해."


"아니!

지금은 강아지 시대야.

아니면

지금은 고양이 시대야!"

하고 철수 할아버지가 묻자


"이 사람아!

지금은 인터넷 시대야.

그것도 모르면서 강아지 시대가 뭐야?"

하고 민수 할아버지가 말하자


"허허허!

여기 바보 같은 사람 또 있네.

이 사람아!

지금은 사람보다 강아지가 더 귀한 세상이란 걸 몰라?"

하고 철수 할아버지가 말하자


"몰라!
사람보다 더 귀한 강아지랑 가서 살아.

우린 장기나 둘 테니까!"

하고 범수 할아버지가 말했다.


"확!

장기판을 엎어버릴까 보다."

하고 철수 할아버지가 말하자


"좋지!

돈 물어주려면 엎어 봐."
하고 민수 할아버지가 대답했다.

내기 장기에 질 것 같은 민수 할아버지는 장기판을 엎었으면 했다.


"무슨 소리야!

장기도 못 두면서 큰소리치긴."
범수 할아버지가 장기 못 두는 철수 할아버지를 자극하자


"그려!

장기 못 두니까 장기판 엎어버리지."

하고 달려오더니 철수 할아버지가 장기판을 엎어 버렸다.


"이런! 이런!

난 엎지 않았어.

그러니까!

이번 판은 무효야.

하고 민수 할아버지가 말하자


"무슨 소리야!

다 졌으면서 그런 게 어딨어."

하고 범수 할아버지가 말했다.


"이봐!

자네가 알아서 해."

하고 말하더니 민수 할아버지는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봤지!

지금은 강아지 시대야.

저렇게 강아지처럼 큰소리치고 사는 사람들 시대야.

고양이처럼!

조용히 있으면 아무도 안 알아준단 말이야."

하고 철수 할아버지가 말하더니 바닥에 떨어진 장기알을 주웠다.


"개 같은 소리만 하는 군!

지금은 강아지 시대보다 더 무서운 시대야."


"그게 뭔데?"

하고 철수 할아버지가 묻자


"히히히!

지금은 할머니 시대야.

할머니를 우리가 이길 수 없잖아!"
하고 범수 할아버지가 웃으며 말했다.


"그건 맞아!

지금은 강아지 시대가 아니지.

아니

지금은 고양이 시대는 더욱 아니지.

바로!

지금은 할머니 시대야."

하고 철수 할아버지도 웃으며 말했다.


"아버님!

지금은 고양이 시대랍니다."

하고 부엌에서 저녁을 준비하던 명주 엄마가 말하며 밥상을 들고 왔다.


"아니!

자네는 고양이 팔기 위해서 그러는 거지?"

하고 철수 할아버지가 묻자


"아니요!

고양이는 팔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런데!

제가 생각해보니까

지금은 고양이 시대가 맞아요."

하고 명주 엄마가 말하자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하고 범수 할아버지가 물었다.


"세상이 너무 시끄러워요!

좀!

조용히 살고 싶어요.

고양이처럼 조용히 살면 좋겠어요."

하고 명주 엄마가 말하자


"그건 맞아!

사람들이 너무 시끄러워.

참과 거짓도 구별 못하고 사람들이 시끄럽게 자기주장만 해!"

하고 범수 할아버지가 말했다.


"내 말이 맞지?"

하고 범수 할아버지가 철수 할아버지를 보고 묻자


"맞아!

세상이 너무 시끄러워.

정말!

고양이들처럼 조용한 시대가 오면 좋겠어.

명주 엄마 말이 맞아.

지금은 고양이 시대!

아니

곧 고양이 시대가 올 거야."

하고 철수 할아버지가 말했다.


"네!

저녁이나 맛있게 드세요."

하고 말한 명주 엄마는 조용히 할머니들이 있는 방문을 열고 밥상을 가지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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