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에 빠진 동화 376
바람도 쉬어 가고!
바람이 불었다.
들판에 부는 바람은 시원했다.
나무는
시원한 바람이 불자
모두가 쉴 수 있는 그늘을 만들었다.
"바람도 쉬어 가고!
구름도 쉬어 가고
사람도 쉬어 가면 좋겠다."
나무는 뜨거운 햇살이 싫었지만 꾹 참았다.
"누군가!
희생하지 않으면 행복할 수 없어.
모두가
행복하면 좋겠지만 말이야."
나무는 힘들지 않았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 나뭇가지를 흔들 때마다 행복했다.
뜨거운 햇살이 밀려와 잎이 말라가도 참을 수 있었다.
가끔
구름이 햇살을 가려줬다.
나무가 힘들지 않게 오랫동안 머물다 갔다.
"구름아!
덕분에 잘 쉬었어.
고마워!"
나무는 뜨거운 햇살을 가려준 구름을 향해 외쳤다.
바람이 쉬어 가고
구름이 머물다 흘러가고
뜨거운 햇살이 춤추고 놀다 가는 나무
논두렁에
우뚝 선 나무 한 그루는 외롭지 않았다.
오늘만큼
내일 또 그늘을 만들 생각을 하며 저녁을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