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까만 고양이!-2

상상에 빠진 동화 0398 햇살을 팔아야지!

by 동화작가 김동석

2. 햇살을 팔아야지!



새까만 고양이 <꼼지락>은 달렸다.

쇠똥구리를 깨운 꼼지락은 들쥐 <또리>를 깨우러 갔다.


"이봐!

해가 중천에 떴다고 빨리 일어나.

햇살을 팔러 가야지!"

굴뚝으로 들어온 꼼지락은 아직도 잠을 자고 있는 또리를 깨웠다.


"오늘은 햇살 안 팔아!"

하고 대답한 또리는 이불을 당겨 얼굴을 가렸다.


"이봐!

밖에 햇살을 사려고 손님들이 줄 서 있다고."

꼼지락은 가끔 거짓말을 해 또리를 깨웠다.


"안 팔아!

그러니까

모두 돌아가라고 해.

그리고

말 시키지 말라고!"

또리는 어젯밤 늦게까지 꽃을 팔다 들어왔다.

하루 종일 비를 맞고 다니며 꽃을 판 또리는 몸살이 난 것 같았다.


"어디 아픈 거야?"

꼼지락은 침대 가까이 와 이불을 당기며 물었다.


"안 아파!

그러니까 좀 가줄래."


"얼굴이 부었는데!

어디 아프면 말해.

내가 의사를 데리고 올 게!"

꼼지락은 정말 의사를 데려올 생각이었다.

들판을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물건을 파는 또리가 아프면 큰 일이었다.


루돌프.jpg 그림 이서진/미국 LA 예술고등학교 재학 중/<난 하루야, 하루!> 출간 동화 일러스트 작가




"말해 봐!

어디가 아픈 거야?"

꼼지락은 집요하게 물었다.


"안 아프다니까!

제발 나가주면 좋겠어.

잠 좀 실컷 자게!"

또리는 정말 좀 더 잠자고 싶었다.


"해가 중천에 떴는데 그만 자라고!

그리고

제발 굴뚝 청소 좀 하고 살아."


"누가 굴뚝으로 들어오라고 했어!

커다란 문을 놔두고 왜 굴뚝으로 들어오는 거야?"


"히히히!

크리스마스에 산타가 들어올 수 있는지 확인하려고 굴뚝으로 들어왔어."


"그런 걱정 마!

산타는 굴뚝으로 안 들어오니까.

요즘

누가 굴뚝으로 들어와 선물을 준다고 믿어!"


"무슨 소리야!

작년에도 산타할아버지가 굴뚝으로 들어와 선물을 주고 갔는 데."


"거짓말!

어른이 될수록 거짓말만 늘어가는 군!"


"이봐!

너처럼 거짓말하면서 햇살을 팔지 않거든."

꼼지락은 또리가 햇살 판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화났다.


"참말이든!

거짓말이든.

내가 알아서 살아갈 테니까 걱정 마!"

또리는 새벽부터 와 잔소리하는 꼼지락이 귀찮았다.


"히히히!

이제 잠도 안 오지.

그러니까 어서 일어나 밖에 나가보라고!"

꼼지락은 웃으면서 또리에게 말했다.


"정말!

싫다니까.

오늘은 집에서 좀 쉬고 싶다고!"

또리는 며칠 동안 들판을 돌아다니며 무더위에 힘들었다.

햇살, 꽃, 꿀벌을 팔면서 너무 힘들었는지 오늘은 집에서 쉬고 싶었다.


"널 기다리는 동물들은 어떡하고!

잔소리 말고 빨리 일어나 오늘 뭘 팔러 갈 건지 내게 설명해 봐."


"제발!

할 일 없으면 굴뚝 청소나 좀 해.

방을 새까맣게 도배하지 말고!"

꼼지락이 움직일 때마다 털에 묻은 새까만 재가 바닥에 떨어졌다.


"히히히!

안 일어나면 더 많이 더럽힌다."

하더니 꼼지락은 방바닥에 누워 뒹굴 준비를 했다.


"알았어!

일어난다고."

또리는 새까맣게 더러워진 방을 청소하기는 싫었다.


"그렇지!

어서 일어나라고."

꼼지락은 또리가 이불 사이로 얼굴을 내밀자 기분이 좋아졌다.


"내가 못 살겠다!

이사를 가던 지 아니면 널 감옥에 가두던지 해야 지."

또리는 옷을 주섬주섬 입으면서 말했다.


"내가 감옥에 가면 심심할 거야!

잡아먹지 않는 것만으로 감사한 마음을 가지라고."

꼼지락은 배고플 때마다 또리를 잡아먹고 싶을 때가 있었다.


"날!

잡아먹는다고."


"그래!

배고프면 넌 바로 고양이 밥이 되는 거야."

꼼지락은 몸을 크게 부플 리며 또리에게 말했다.


"난 말이야!

누구든지 잡아먹는 동물과 함께 죽을 거야.

내 몸에는 항상 쥐약이 있다는 걸 명심하는 게 좋을 거야!"


"뭐!

쥐약.

그게 뭔데?"


"쥐약은 바로 죽음에 이르는 독약이라고!"


"그런 독약은 들쥐에게나 통하지 고양이에게는 안 통해!"


"그럼!

쥐약 한 스푼 먹어볼래?"


"아니!

누가 먹어본다고 했어."

꼼지락은 손을 흔들며 싫다고 했다.


"조심해!

밥에다 이 독약을 넣어줄 수도 있으니까."

하고 말한 또리는 창문 커튼을 올렸다.


또리는

꼼지락 성화에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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