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 연주와 그들!-2

상상에 빠진 동화 0418 리듬을 타봐!

by 동화작가 김동석

2. 리듬을 타봐!




고양이 <찰떡>은 대나무 숲으로 달렸다.
낮에 봤던 달팽이가 어디쯤 있을까 궁금했다.

"달팽아!"
찰떡이 불렀다.

"여기야!"
달팽이는 가장 큰 대나무 중간쯤 올라가 있었다.

"와!
벌써 거기까지 올라갔어?"

"응!"

"무섭지 않아?"
생각보다 높이 올라간 달팽이가 걱정된 찰떡이 물었다.

"안 무서워!
더 높이 올라갈 거야.
아니
대나무 끝까지 올라갈 거야."
달팽이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대나무 끝을 향해 올라갔다.

"나도 올라갈까?"
하고 찰떡이 묻자

"맘대로 해!
옆에 있는 대나무를 올라가던지."
달팽이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스스로 결정하기 바랐다.

"좋아!
나도 대나무 끝까지 올라가야지."
하고 말한 찰떡이 대나무를 붙잡고 오르기 시작했다.
달팽이가 붙잡고 올라가는 대나무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찰떡이 붙잡고 올라가는 대나무는 무게 중심을 잃고 흔들리기 시작했다.

"무섭다!"
찰떡은 대나무가 휘청거릴 때마다 무서웠다.
높이 올라간 탓도 있지만 공포가 밀려왔다.

"달팽아!
기다려 봐."
찰떡은 열심히 올라가다 멈추더니 달팽이를 불렀다.
하지만 달팽이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대나무를 올라갔다.

"넌!
빠르잖아."
달팽이는 한참 아래 있는 찰떡을 보고 한 마디 했다.

"여기서부턴 무서워!"
대나무 중간쯤 올라온 찰떡은 휘청거리는 대나무가 무서웠다.

"천천히!
조금씩 올라갈 생각을 해.
한 번에 꼭대기까지 올라가려고 하니까 대나무가 휘청거리지."
달팽이가 아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알았어!"
찰떡은 다시 힘을 냈다.
천천히 한 발 한 발 옮기면서 대나무를 오르기 시작했다.

"높은 곳에서 세상을 볼 수 있으니까 좋아!"
달팽이가 멈추더니 넓은 들판을 내려다보고 말했다.

"나도!
더 높이 올라가서 넓은 세상을 봐야겠다."
찰떡도 달팽이가 있는 곳까지 올라가서 넓은 세상을 보고 싶었다.

"조심해!"
찰떡이 오르고 있는 대나무가 생각보다 많이 휘청거렸다.

"알았어!"
찰떡은 휘청거리는 대나무를 잘 이용하고 있었다.
몸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대나무가 휘청거리면 반대쪽으로 몸을 옮겼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달팽이는 대나무 끝자락이 보였다.
대나무 끝자락 이파리가 살짝 움직이기 시작했다.



춤추는 달팽이.jpg 그림 나오미 G



학교에서 돌아온 영수와 순이는 놀이터에서 고양이 <찰떡>을 찾았다.

하지만 찰떡은 놀이터에 없었다.


"어디 갔을까!

분명히 달팽이 만나러 갔을 거야."

하고 순이가 말하자


"맞아!

그 녀석 대나무 숲에 있을 거야."

하고 영수가 본 것처럼 말했다.


대나무 한 그루가 휘청거렸다.

달팽이가 매달려 있는 대나무 위로 찰떡이 오르고 있었다.


"와!
세상이 이렇게 넓다니."
달팽이는 처음 보는 세상이 맘에 들었다.

아직 끝까지 올라가지도 않았는데 넓은 들판을 보고 달팽이는 놀랐다.

"어디까지 보여?"
찰떡이 묻자

"마을 끝까지 다 보여!
그리고 마을 뒤로 달리는 차도 보여."

"정말?"
찰떡은 달리는 차까지 보인다는 말에 놀랐다.

"응!
차들이 슝 슝 달리는 것 같아."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들은 정말 쏜살 같이 달려 사라졌다.

"나도!
보고 싶어."
찰떡은 마을에 차들이 오면 달리기 시합을 했었다.
차보다 더 빨리 달릴 수 있다며 달렸지만 항상 차를 이기지 못했었다.

"으아악!"
찰떡의 무게를 못 이긴 대나무가 휘청거리며 한없이 기울었다.

"조심해!"
달팽이도 찰떡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으아아악!"
휘청거리는 대나무를 붙잡고 더 높이 올라간 찰떡은 그만 땅으로 뛰어내렸다.

"다치지 않았지?"
달팽이가 땅바닥에 떨어진 찰떡을 보고 외쳤지만 들리지 않았다.

"더 높이 올라갈 수 있었는데!"
찰떡은 엉덩이에 묻은 흙을 털며 하늘 높이 매달린 달팽이를 쳐다봤다.

"느리게 산다는 것!
부럽다.
내가 못 하는 걸 달팽이는 할 수 있구나!"
찰떡은 달팽이가 부러웠다.
느리다고 달팽이를 흉보는 고양이들을 생각하면 바보 같았다.

대나무숲

어디선가 음악소리가 났다.

찰떡은 소리 나는 곳으로 달렸다.


<G 선상의 아리아> 첼로 연주!

분명 누구나 들어본 바흐의 <G 선상의 아리아> 곡이었다.


소녀가 연주하고 있었다.

그 앞에서

대나무를 붙잡은 달팽이들이 춤추고 있었다.


"멋져!

느린 달팽이들이 고양이보다 더 멋지게 사는 것 같아."

찰떡은 모퉁이에 앉아 구경했다.

달팽이 더듬이가 길게 늘어져 갔다.

멀리 떨어진 대나무 가지까지 닿을 듯 말 듯 달팽이 더듬이는 늘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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