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느껴 봐!-3

상상에 빠진 동화 0455 사고하는 힘!

by 동화작가 김동석

3. 사고하는 힘!



나뭇잎 위로 달빛이 비췄다.

그 위에 새까만 그림자를 만들어 가며 꼼지락 거리는 무엇인가 있었다.

달팽이었다.


"이봐!

여기서 뭐해?"

물끄러미 밤하늘을 쳐다보는 달팽이를 보고 무당벌레가 물었다.


"달빛을 먹었지!"


"달빛을 먹으면 배가 불러?"


"배는 부르지 않아!

하지만

내 영혼은 배가 부르지."


"영혼이 뭔데?"

무당벌레는 달팽이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사고하는 힘이지!"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 하는 거야.

잠자는 시간도 부족한 데!"

무당벌레는 달빛을 먹는 달팽이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림 나오미 G



"달빛만큼!

아름다운 빛을 본 적이 없어.

그래서

난 달빛을 보고 또 달빛을 먹고살지."


"그러니까 느린 거야!

남들이 느리다고 달팽이를 무시하는 건 알아."

무당벌레는 들판의 많은 곤충들이 느린 달팽이 흉보는 것을 말해주었다.


"날 흉봐도 난 내가 좋아!

이렇게 느린 삶이 내겐 참 좋아.

너희들은 빨리 세상을 보고 살겠지만 나는 느리게 세상을 보는 게 좋아!"


"멍청이!

모두가 빠른 세상을 사는 데 넌 느려도 너무 느리다고!"

무당벌레도 달팽이에게 한 마디 했다.


"너희들처럼 빨리 살아도 한 세상!

달팽이처럼 느리게 살아도 한 세상!

죽고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

내게 주어진 삶에 만족하고 최선을 다하며 사는 게 중요하지!"

달팽이는 느림이 싫지 않았다.


"넌!

세상을 몰라도 너무 몰라.

들판에 사는 많은 동물들이 달팽이를 얼마나 바보라고 생각하는지 알아!"

무당벌레는 더 많은 잔소리를 달팽이에게 했다.


"이 넓은 세상을 너희들이 알면 얼마나 알겠어!

그냥 한 부분만 조금 보고 안다며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말하면 안 돼."

달팽이는

들판의 동물들이 자신을 흉보는 건 싫었지만 미워하지는 않았다.


느리게 사는 달팽이!

나와 다름의 삶을 사는 달팽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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