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사고하는 힘!
나뭇잎 위로 달빛이 비췄다.
그 위에 새까만 그림자를 만들어 가며 꼼지락 거리는 무엇인가 있었다.
달팽이었다.
"이봐!
여기서 뭐해?"
물끄러미 밤하늘을 쳐다보는 달팽이를 보고 무당벌레가 물었다.
"달빛을 먹었지!"
"달빛을 먹으면 배가 불러?"
"배는 부르지 않아!
하지만
내 영혼은 배가 부르지."
"영혼이 뭔데?"
무당벌레는 달팽이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사고하는 힘이지!"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 하는 거야.
잠자는 시간도 부족한 데!"
무당벌레는 달빛을 먹는 달팽이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림 나오미 G
"달빛만큼!
아름다운 빛을 본 적이 없어.
그래서
난 달빛을 보고 또 달빛을 먹고살지."
"그러니까 느린 거야!
남들이 느리다고 달팽이를 무시하는 건 알아."
무당벌레는 들판의 많은 곤충들이 느린 달팽이 흉보는 것을 말해주었다.
"날 흉봐도 난 내가 좋아!
이렇게 느린 삶이 내겐 참 좋아.
너희들은 빨리 세상을 보고 살겠지만 나는 느리게 세상을 보는 게 좋아!"
"멍청이!
모두가 빠른 세상을 사는 데 넌 느려도 너무 느리다고!"
무당벌레도 달팽이에게 한 마디 했다.
"너희들처럼 빨리 살아도 한 세상!
달팽이처럼 느리게 살아도 한 세상!
죽고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
내게 주어진 삶에 만족하고 최선을 다하며 사는 게 중요하지!"
달팽이는 느림이 싫지 않았다.
"넌!
세상을 몰라도 너무 몰라.
들판에 사는 많은 동물들이 달팽이를 얼마나 바보라고 생각하는지 알아!"
무당벌레는 더 많은 잔소리를 달팽이에게 했다.
"이 넓은 세상을 너희들이 알면 얼마나 알겠어!
그냥 한 부분만 조금 보고 안다며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말하면 안 돼."
달팽이는
들판의 동물들이 자신을 흉보는 건 싫었지만 미워하지는 않았다.
느리게 사는 달팽이!
나와 다름의 삶을 사는 달팽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