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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Aug 26. 2023

고요의 숲!-6

상상에 빠진 동화 0481 떠나야 한다!

6. 떠나야 한다!



오후 배를 타지 못하면 하룻밤을 묵어야 한다.

그런데

자꾸만 <왕소사나무 군락지>에 다시 가고 싶었다.


"한 번 더!

꼭 보고 싶다.

신령스러운 곳!

앞으로도 수백 년을 더 살았으면 좋겠다."

숲으로 접어들며 명수는 왕소사나무 숲을 생각했다.


"겨울에 오면!

눈 내린 풍경을 보면 장관이겠다.

하얀 눈과 수백 년 된 왕소사나무의 멋진 풍경!

생각만 해도 좋아."

명수는 다시 올 것을 기약하며 <왕소사나무 군락지>를 향했다.





멀리

<왕소사나무 군락지> 입구에 있는 팔각정이 보였다.

마음이 평온해졌다.


숲으로 발길을 옮겼다.

고요한 숲에 성스러움이 가득했다.


"맞아!

왕관 같은 왕소사나무를 보고 싶었구나.

오전에는

볼 수 없었는데 이상하다."

나는 <왕소사나무 군락지>에 왕과 여왕 소사나무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영광군 송이도 <왕소사나무 군락지-여왕>/사진 김동석
영광군 송이도 <왕소사나무 군락지-왕>/사진 김동석



"이곳은

도깨비들이 밤마다 놀만한 곳이다.

신령스럽고 아름다워!"

나는 <왕소사나무 군락지>를 몇 바퀴 돌았다.

산신령이라도 만날 듯했다.

아니

어딘가 숨어있는 도깨비라도 나타나길 바랐다.


영광군 송이도 <무당벌레를 품은 소사나무>/사진 김동석


"이게 뭐야!

무당벌레가 숨어 있다니."

소사나무에 서식하는 무당벌레가 신기했다.

사람들이 마을을 이루고 집단으로 살아가는 것 같았다.


"겨울을 이곳에서 지냈구나!

바람도 막아주고 추위도 막아주는 곳이구나."

나는 무당벌레를 한참 바라봤다.


영광군 송이도 몽돌 해변/사진 김동석


멀리!

송이도 항구가 보였다.

섬을 떠나야 한다는 생각을 하자 섬뜩했다.


"언제!

또 올 수 있을까.

아름다운 섬을 두고 떠난다는 게 슬프군."

걸음 내딛을 때마다 가슴이 아려왔다.


영광군 송이도 팽나무/사진 김동석



해안가 옆으로

수백 년 된 팽나무가 서 있었다.

팽나무 위에 올라간 고양이 한 마리가 보였다.


"이름이 뭐니!

혹시 <샘>도 알아>?"

하고 묻고 싶었지만 참았다.

팽나무를 뒤로 하고 몽돌 해변으로 향했다.


영광군 송이도 <몽돌 해변>/사진 김동석


몽돌 해변은 아름다웠다.

바닷물에 발이라도 담그고 싶었다.

해변의 몽돌들이 반짝반짝 빛났다.


"참으로 맑다!"

몽돌은 부드럽고 밟는 재미가 있었다.

발을 담그고 앉아 몽돌을 주워 바다를 향해 던졌다.


파동!

긴 파동이 일었다.

그것도 잠시

잔잔한 파도를 타고 달리던 파동은 순간 사라졌다.


"나의 삶!

저렇게 순간 사라지겠지."

긴 침묵이 흘렀다.

햇살이 지켜봤다.

몽돌이

하나 둘 파도에 적셔갔다.


영광군 송이도/몽돌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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