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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Oct 17. 2023

바람에 눈발이 날리고!-1

상상에 빠진 동화 0516 눈 내리는 밤!

1. 눈 내리는 밤!




겨울 방학이 시작되었어요.

영수는 학교에 가지 않아 좋았어요.


"영하 11도라니!

이제 그만 내려도 좋겠구만."

추운 날씨와 함박눈의 만남은 세상을 온통 하얗게 만들었어요.


눈을 치우다 지친 아빠는

마루에 앉아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바깥 풍경을 감상했어요.


"아빠!

눈이 더 많이 오며 좋겠어요."

하고 영수가 마루에 앉아있는 아빠를 보고 말했어요.

겨울이 되면 영수는 눈 오는 날이 좋았어요.


"눈이 많이 오면! 

풍년이 들어 좋지만 치우는 사람들은 힘들지."

아빠는 마당에 쌓이는 눈을 보며 이웃사람들 걱정까지 했어요.


"아빠!

눈 오는 날은 천상에서 악동들이 내려오는 날 같아요."


"악동!

눈이 되어 천상의 악동들이 내려오겠지."

하고 아빠가 말하자


"내가 찾아볼게요!"
영수는 장갑을 끼고 모자를 썼어요.

마루에 걸터앉아 아빠 장화를 신었어요.


아빠!

걸을 수가 없어요."

영수는 몇 걸음 눈 위를 걸었지만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어요.


"방에 들어 가!"
눈 치우던 아빠는 아들이 넘어질까 걱정되었어요.


"아빠!

대나무 숲까지만 걸어가 볼게요.

아마!

천상의 악동들이 내려와 대나무 숲에서 숨어 있을 것 같아요."

하고 말한 영수는

마당 끝자락에 있는 대나무 숲을 향해 걸었어요.


"와!

항아리 뚜껑이 하나도 안 보여요.

장독대 항아리 위에 눈이 소복이 쌓였어요. 

아빠!

길도 없어요."

영수는 대나무 숲을 향해 몇 발자국 걷다 포기했어요.


"들어 가!"
아빠는 눈 위에 서서 꼼짝 못 하는 아들을 향해 말하며 눈을 치웠어요.


영수는

한 참 동안 말없이 대나무 숲을 쳐다봤어요.

가끔

바람에 눈발이 날리며 하얀 세상의 마법을 부리는 것 같았어요.



그림 나오미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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