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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Jan 15. 2024

가슴을 파고드는 순간!-6

상상에 빠진 동화 0534 자연의 소리!

6. 자연의 소리!


아침이 되자

어젯밤 시끄럽게 울던 개구리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아파트 주민들이 모이는 곳마다 지난밤 개구리울음소리 때문에 잠 못 잤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반드시!

오늘 밤에는 잡아서 죽여야 해!"

<설이>가 사는 아파트 1층 할아버지였다.


"바보들!

죽지 않으려면 도망가야 할 텐데.

어떻게 하면 개구리들에게 도망치라는 말을 할 수 있을까."

<설이>는 개구리가 불쌍했다.


정원 숲에 숨어 잠이든 개구리!

그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저녁이 오길 기다렸다.


"보름달이야!"

<설이>와 엄마는 저녁밥을 먹고 아파트 정원으로 나왔다.


"밤새 울던 개구리는 어디 있을까?"

<설이>는 빨리 개구리가 보고 싶었다.

정원 풀숲 곳곳 플래시를 비추며 개구리를 찾았다.

하지만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고 개구리도 찾을 수 없었다.




그림 홍정우 (전)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다음 날!

<드림초등학교>에 다니는 <설이> 반 친구들은 108번 버스 타고 종점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나비도 보고 잠자리도 봤다.

<설이>가 보고 싶어 했던 개구리도 봤다.

강가에서 놀던 두루미 두 마리도 봤다.


"선생님!

내일 또 체험학습 오면 좋겠어요."

생물학자가 꿈인 <영희>가 말하자


"좋지!"

선생님도 교실에서만 수업하는 것보다

체험학습을 통해 어린이들이 얻는 게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

내일은 도시락 싸서 와요?"

<영철> 이도 교실보다 들판에 나와 걷고 체험하는 게 좋은 것 같았다.


"선생님!

6학년 되면 개구리 해부하는 게 사실인가요?"

<순이>가 물었다.

오늘 처음 개구리를 직접 본 <순이>는 개구리가 죽는 게 싫었다.


"개구리 해부하는 건 맞아!

그런데

요즘 개구리가 많지 않아서 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선생님도 개구리 해부하는 건 말리고 싶었다.


"선생님!
우리 아파트에 사는 주민은

개구리가 밤새 운다고 잡아 죽이라고 한 사람도 있어요."

<설이>가 지난밤에 겪은 이야기를 했다.


"뭐!

개구리울음소리가 싫다고 잡아 죽이라 했다고."


"네!"


"세상에!

개구리가 무슨 죄가 있다고."

선생님도 마음이 아팠다.


개 짖는 소리!

고양이 우는 소리!

매미 울음소리! 

싫다는 말은 들었지만 개구리울음소리가 싫다니."

선생님은 작은 충격을 받았다.


"다음엔!

또 어떤 울음소리가 싫다고 할까?"

<순이>가 <설이> 이야기를 듣고 물었다.


"아마!

너 코 고는 소리가 싫다고 죽이려고 할지 몰라."

하고 <설이>가 말하자


"뭐!

세상에 내가 죽을 수 있다니.

그런데

나보다 <영희>가 더 크게 골아."

하고 말한 <순이>도 잠자다 코 고는 소리에 죽을 수 있다는 말을 듣자 무서웠다.


사람들은 날로 민감해졌다.

남편 코 고는 소리에 엄마 아빠가 떨어져 잔다는 말도 있었다.

위층에서

걸어 다니는 소리 때문에 잠 못 이루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소음!

도시화되며 아파트마다 층간 소음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설이>는  

들판에서 배우고 얻는 것을 통해 많은 생각을 했다.

<설이>는

자연에서 배우고 느낀 게 많아 좋았다.

하루가 긴 것 같았지만 너무 짧다는 것도 알았다.

하루는

천천히 가는 것 같았지만 너무 빨랐다.

아침이 오면

빨리 저녁이 왔으면 했는데

어느새

저녁이 우리 곁에 와 있었다.


<설이>는

작은 소리에 민감해진 사람들이

들판으로 나가

자연이 전하는 소리에 귀 기울였으면 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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