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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Jan 06. 2024

그거 알아! **

착각에 빠진 동화 389

그거 알아!




겨울의 끝자락!

들판은 고요한 것 같지만 꿈틀거리고 있었다.


논두렁에 우두커니 서있던 세 그루 나무도 겨울의 끝자락을 음미하고 있었다.

호기심 많은 어린 나무는 처음 맞이한 겨울이 신기할 뿐이다.


"엄마!

저 숲에는 나무가 없어.

아니

나무가 하나도 보이지 않아!"

하고 어린 나무가 아빠 나무를 보고 말하자


"그렇지!

멀리서 보면 숲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가 한 그루도 보이지 않을 거야.

지난 여름!

논에서 일하던 사람들도 멀리서 보자 눈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잖아.

세상이란 묘한 거야."

하고 아빠 나무가 어린 나무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어린 나무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무엇인가!

또 말 할 듯하다 멈췄다.




그림 나오미 G



멀리서 보면

숲에서 자라는 나무가 잘 보이지 않았다.

가까이서 본 것만 잘 보였다.


어린 나무는

아침이 되면 숲을 바라봤다.


"엄마!

숲에도 어린 나무가 있을까요?"

하고 물었다.


"있지!

너보다 더 어린 나무가 많지.

아마도

얼어붙은 흙을 밀치고 새싹을 틔운 어린 참나무도 있을 거야."


"추운데!

아직 추운데 새싹을 틔웠다고요.

얼어 죽을 수도 있잖아요."


"그렇지!

얼어 죽을 수도 있지.

동물 먹이가 될 수도 있고 사람에게 밟혀 목이 부러질 수도 있지.

그렇지만

그냥 있는 것보다는 새싹을 틔우고 다음을 맞이하는 게 맞을 거야.

모든 것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흐르게 되어 있단다."

하고 엄마는 자연의 순리에 맞게 이야기 했다.


멀리서 보면

한 그루 나무도 보이지 않는 숲은 고요했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숲은 요동치고 있었다.


어떤 것들은

존재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나와 너!

우리가 존재하며 서로를 알아보지 못 하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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