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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May 19. 2024

시골 할머니가 보낸 택배 상자!-2

상상에 빠진 동화 0489 유명한 스카프!

2. 유명한 스카프!



선아는

시골 할머니에게 매일 전화했다.

새끼고양이 키우는 법을 할머니에게 배웠다.

선아가 전화하지 않으면 할머니가 전화했다.

새끼고양이 <미미>는 무럭무럭 자랐다.


아가

학교에서 돌아오자 전화벨이 울렸다.


"할머니!

안녕하세요."


시골 할머니었다.


"잘 지냈지!

미미도 잘 크고 있지?"

하고 할머니가 묻자


"네!

잘 크고 있어요.

할머니!

새끼고양이 엄마 이름이 뭐예요?"

하고 묻자


"엄마!

<깡통>이야."


"호호호!

엄마고양이 이름이 <깡통>이라고요."

선아는 웃음이 났다.


"그래!

드럼통 속에 들어가 살아서 고양이 이름이 <깡통>이 되었지."

할머니는 큰 드럼통 속에서 다섯 마리 새끼를 낳은 엄마고양이를 생각했다.


"할머니!

고양이가 깡통을 좋아해요?"


"그건 모르겠다!

따뜻하니까 그 안에서 살았겠지.

깡통보다 비닐 같은 것을 좋아해."


"할머니!

지금도 엄마고양이는 그 드럼통에서 살아요?"


"그렇지!

지금은 혼자 살고 있지.

새끼 다섯 마리를 모두 분양했으니까."


"할머니!

다음에 시골 가면 엄마고양이 보고 싶어요."

할머니 말을 들은 선아는 엄마고양이 깡통이 보고 싶었다.


"알았다!"

하고 할머니가 대답했다.

보고 싶어 하는 손녀를 위해 깡통을 잘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


"할머니!

미미 잘 키울게요."


"그래!

고양이는 안아주는 걸 싫어해.

그리고

멸치 같은 마른 생선을 좋아해."


"네!"

선아는 할머니와 통화를 끝내고 미미를 찾았다.

하지만

미미는 어디로 숨었는지 보이지 않았다.


"미미!

멸치 먹을 거야?"

하고 선아가 불렀지만 미미는 나타나지 않았다.


"히히히!

내가 바로 꼴통이라고!"

미미는 벌써

선아 양말을 물고 베란다 화분 뒤로 숨었다.


"미미!

아니다.

꼴통!"

선아가 불렀지만 나타나지 않았다.


"미미!

간식 먹어야지.

우유도 줄게 빨리 나와!"

하고 선아가 계속 불렀다.


"엄마!

미미가 없어요."


"어디 숨어서 자고 있겠지!"

엄마는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나 고양이를 싫어했다.

털이 날리고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어서 싫다고 했다.

하지만

딸이 좋아해 어쩔 수 없이 고양이 키우는 걸 허락했다.


"미미!

꼴통!

빨리 나오라고."

선아의 부름에도 미미는 나오지 않았다.


"저 녀석!

배가 고플 텐데."

선아는 그릇에 담긴 사료를 보았다.

하나도 먹지 않았다.


"미미!

아니 꼴통!"

선아는 새끼고양이 이름을 미미보다 꼴통으로 자꾸 부르는 걸 알았다.


"꼴통!

나처럼 이 녀석도 꼴통 짓을 하는 군."

선아는 이름을 바꿔줄까 생각했다.

하지만

미미라고 부르기로 했다.


미미는 하루하루 커가며 꼴통 짓을 많이 했다.

옷을 찢고 양말을 물어뜯고 화분을 밀쳤다.

엄마가 신고 다니는 털실 실내화도 물어뜯었다.

화가 난 엄마는 새끼고양이가 미웠다.


"엄마!

미미가 미안하데요."

하고 선아가 미미 대신 엄마에게 사과했다.


"뭐!

미안하다고."

엄마는 속상했지만 말 못 하는 미미를 더 이상 괴롭히거나 못살게 굴지 않았다.


"앞으로 잘 가르칠게요!"

선아는 엄마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미미로부터 보호해야 했다.


"미미!

엄마 물품에 손대지 마.

엄마가 제일 싫어한단 말이야.

알았지!"

오랜만에 나타난 미미를 안고 선아가 말했다.


"야옹!

내려주세요.

만지거나 안아주려고 하는 사람을 제일 싫어해요."

미미는 선아 손을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다.


"이봐!

꼴통 짓은 그만하지."

선아가 미미와 눈을 마주치며 말하자


"야옹!

그 재미있는 짓을 하지 말라고 하다니.

저는

그렇게 할 수 없어요."

미미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꼴통 짓이 재미있었다.


"미미!

장난감 가지고 놀아.

엄마 물건은 손대지 말고."

하고 말한 선아가 미미를 내려놓았다.


"그건!

내 맘이에요.

내가 가지고 놀고 싶으면 가지고 노는 것이라고요."

미미는 선아가 가지고 놀지 못하게 하는 건 더 가지고 놀고 싶었다.

엄마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물어뜯고 갈기갈기 찢는 게 재미있었다.

선아나 엄마가 화내며 꾸중하는 게 미미는 더 재미있었다.


"세상에!

이게 다 뭐야."

선아는 학교에서 돌아온 뒤 거실 바닥을 보고 놀랐다.


"찢어진 휴지와 양말이 있었다.

이건!

엄마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스카프잖아!

큰일 났다."

선아는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유명 스카프를 보고 놀랐다.


"미미!

큰일 났다."

선아는 찢어진 스카프 조각을 모으며 말했다.


"히히히!

내가 꼴통 짓을 한다고 했잖아요.

그런 건!

또 사면되잖아요."

미미는 유명 스카프가 얼마인지 몰랐다.

또 사면된다고 생각했다.


"미미!

커갈수록 말도 잘한다.

꼴통 짓은 더 잘하고!"

선아는 미미가 꼴통 짓을 할 때마다 걱정되었다.


"미미!

아니 꼴통.

이건 너무 하잖아."

선아는 엄마가 돌아오면 무슨 말을 할지 알고 있었다.


"미미!

꼴통 짓을 하면 시골에 가서 살아야 해."

하고 선아가 말했지만 소용없었다.


"히히히!
시골에 가서 살면 더 좋아요.

엄마도 보고 들판에서 신나고 뛰어다니며 놀 수 있잖아요."

미미시골에 보낸다는 말이 무섭지 않았다.


"시골에 가면!

쥐만 잡아먹고살아야 해."

하고 선아가 말했지만 소용없었다.


"히히히!

쥐들이랑 신나게 놀며 살면 재미있을 거예요."

미미는 엄마 고양이가 살던 따뜻한 드럼통이 그리웠다.


"미미!

수십 마리의 쥐들이 널 공격할 거야."


"히히히!

그럼 더 좋아요.

쥐들이랑 숨바꼭질하며 놀면 되겠어요."

미미는 맘대로 뛰어다닐 수 있는 들판이 좋았다.


"미미!

아니 꼴통.

넌 구제불능이야."

선아는 미미를 길들인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았다.


그날 밤!

미미는 엄마에게 혼났다.

엄마는 미미를 시골에 보내야 한다고 딸에게 말했다.

선아는 눈물을 글썽이며 안 된다고 반대했다.

미미는 엄마에게 혼난 뒤 어딘가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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