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파도가 치던 날!
유혹에 빠진 동화 257
거센 파도가 치던 날!
파도를 이길 수 없었던 몽돌이 해안가에 모이기 시작했어요.
몽돌 해수욕장으로 전국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송이도 몽돌해변>의 아름다움은 빛과 바닷물의 합작품이었어요.
거센 파도가 치는 날은 몽돌 부딪히는 소리가 섬 끝자락까지 들렸어요.
몽돌 중에 새까만 몽돌이 끼여 있었어요.
먼 곳에서 파도에 휩쓸려 이리 뒹굴고 저리 뒹굴며
송이도 해안까지 왔다며 고향 이야기를 정겹게 말했어요.
"내가 살던 곳은 아름다운 곳이야!
해안가에 아름다운 등대도 있어.
그 주변에 사람들이 많이 구경 왔어.
그중에 한 사람이 날 깊은 바다로 던졌어.
깊은 곳으로
몸이 자꾸 끌려가는 것 같았어.
그래서
살려주세요!
크게 외쳤어.
그 뒤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어.
몸이 이리저리 휘청거리듯 했어.
눈 떠보니
이곳 송이도 몽돌해변이잖아.
웃기지!"
새까만 몽돌은 해맑게 웃으며 말했어요.
"이곳 출신이 아니구나!
고향이 어딘데?"
"로마제국의 영토인 시칠리아!
그곳이 어디 있는지 모르지.
넌!
고향이 어디야?"
"나도 먼 곳에서 왔어!
그곳이 어디 인지는 모르겠어.
그곳에서 여기까지 와 몽돌이 되었어."
"넌!
어디서 왔어?"
하고 노란 몽돌이 아주 작은 몽돌에게 물었어요.
"저는 대서양!
모로코 끝 마을 바닷가에서 왔어요."
몽돌은 모두 고향이 달랐어요.
파도와 바람을 타고 송이도 몽돌해변까지 왔어요.
"나는 태평양 어딘가에서 파도를 만났어!
해안가부터 도시로 갈수록 교회가 많았던 기억만 날뿐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아.
그런데
이곳도 아름답고 좋아.
특히
낙조 시간은 장관이야.
세상에서 해가 지는 순간의 아름다움은 이곳이 최고일 거야."
하고 하얀 몽돌이 말했어요.
송이도
몽돌해변에 자리한 몽돌들은 각자 할 말이 많은 것 같았어요.
송이도 몽돌해변
새까만 몽돌은 자신을 깊은 바다에 던진 사람을 찾아야 했어요.
파도가 일면 몸을 던져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눈 떠보면 다시 송이도 몽돌해변이었어요.
"그 사람을 만나야 하는 데!
그 녀석도 깊은 바다에 던져야 하는데 큰일이다.
이곳을 벗어날 수가 없어.
잡히기만 하면 복수할 수 있을 텐데."
새까만 몽돌의 수다가 시작되었어요.
고향에 돌아가는 것도 힘들 텐데 자신을 던진 범인까지 잡겠다니 걱정되었어요.
"두고 봐!
내가 반드시 범인을 붙잡아 바다에 던져버릴 테니.
아니!
그 녀석도 파도에 휩쓸려 이곳 송이도 몽돌해변까지 오게 만들어야지.
히히히!
좋아 좋아."
새까만 몽돌 얼굴에 환한 미소가 띠었어요.
송이도
몽돌해변에 더 많은 몽돌이 파도에 휩쓸려 왔어요,
영문도 모른 채 몽돌해변에 도착한 몽돌들은 밤마다 자신의 이야기를 속삭였어요.
"몽돌 왕국인가!
어두운 밤에 보면 사람들 머리 같단 말이야.
그런데
똑같은 몽돌은 없어.
신기하지!
아마도
파도와 바람 탓일 거야."
어젯밤 몽돌해변에 도착한 몽돌이었어요.
'쏴아! 쏴아!
철석.'
몽돌해변에 바람이 불었어요.
파도가 높게 일고 바다 향기를 가득 실어 날랐어요.
"복수!
고향에 가야 하는 데 어떡하지.
이번 파도를 탈 수 있을까!"
새까만 몽돌은 해안가 가까이 다가가 몸을 바닷물에 담갔어요.
"물러 서!
파도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커다란 몽돌이 새까만 몽돌을 보고 말했어요.
"싫어요!
파도를 타고 고향에 갈 거예요."
"뭐!
파도를 타.
여기서 그걸 바라고 있었던 거야.
파도를 타고 다시 이곳에 돌아오면 어찌 되는 줄 알아.
두 조각이 나거나 산산조각이 난다는 것을 몰라!"
커다란 몽돌의 말은 사실이었어요.
몽돌해변을 떠났다 돌아온 몽돌은 모두 깨지거나 산산조각 난 모습으로 돌아왔어요.
새까만 몽돌은 몰랐어요.
파도에 휩쓸러 짠 바닷물 먹는 것도 싫었어요.
"어떡하지!"
"빨리 들어 가!
저기 봐봐.
높은 파도가 밀려오잖아."
거대한 파도가 송이도 몽돌해변을 향하고 있었어요.
새까만 몽돌은 일어나 달렸어요.
파도가 닿지 않는 곳으로 달렸어요.
"복수!
복수해야 하는 데."
외치며 달리는 새까만 몽돌 가까이 파도가 덮쳤어요.
"으윽!
다행이다."
새까만 몽돌은 산산이 부서지는 파도를 봤어요.
파도가 바보 같았어요.
자신의 몸이 부서지는 것도 모르고 바람마녀가 시키는 데로 말을 듣는 게 이상했어요.
새까만 몽돌은 고향에 돌아가는 걸 포기했어요.
송이도 몽돌해변에서 친구를 사귀고 행복하게 살기로 했어요.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 정 붙이며 이웃과 좋은 관계를 맺고 살아가듯 몽돌도 생각이 달라졌어요.
몽돌이 파도에 휩쓸려 바다에 둥둥 떠다니다 송이도 몽돌해변으로 온 것만도 행복한 일이었어요.
친구들과 더불어 살 수 있어 외롭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몽돌들도 잘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었어요.
더불어 산다는 것!
또 이웃과 똘똘 뭉쳐 산다는 게 쉽지 않았지만 몽돌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살기 위한 여정을 이어갔어요.
새까만 몽돌도 자신을 바다에 던진 사람도 까맣게 잊고 햇살에 반짝반짝 빛나는 몽돌이 되어 갔어요.
끝
송이도 몽돌해수욕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