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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쟁이 강아지 <댄디맥>!-9

상상에 빠진 동화 0513 알아서 척척!

by 동화작가 김동석

9. 알아서 척척!




명작 속으로 스며든 멋쟁이 강아지 <댄디맥>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마법처럼 명작 속에서 나온 듯 <댄디맥>은 전시장 곳곳을 돌며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는 듯했어요.

어디를 가든 당당해야 했고 사람들이 원하는 포즈를 취하며 기다려야 했어요.

주인의 말을 귀담아듣고 표정과 포즈를 취하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댄디맥>은 잘 버티며 해냈어요.


"<맥>!

아픈 것 같지 않아.

부산까지 와서 아주 잘했어."

주인은 <부산갤러리 와치> 행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어 좋았어요.


"주인님!

제가 잘했어요?"


"그래!

아주 잘했어.

백 점 만점에 백 점.

고생했어."


"감사합니다!

높은 점수를 받다니.

비도 오고 몸이 아파 표정도 자연스럽지 않은 것 같았어요."


"알긴 아는 군!

비가 와서 그렇지.

그래도

멀리까지 와서 잘했어."

주인은 후한 점수 준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았어요.


멋쟁이 강아지 <댄디맥>은 양평 복합문화공간 <카포레>에서 많은 패션쇼를 보고 참가했어요.

광고를 찍고 모델 활동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아도 잘했어요.



멋쟁이 강아지 <댄디맥>/부산갤러리 와치 전시풍경/사진 사라 김



사람들은 새로운 이야기를 기다렸어요.

멋쟁이 강아지 <댄디맥>도 알고 있었어요.

패션쇼에 참가하거나 무대에 오를 때 사람 못지않게 연기하는 <댄디맥>의 열정이 가득했어요.

주인과 말 못 하는 강아지가 교감하며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어요.

그럼에도 주인의 정성과 보살핌이 명작에 스며든 강아지 <댄디맥>을 탄생시킨 것 같았어요.


"<맥>!

사진 찍을 거야.

멋진 포즈 부탁해!"


"네!

자연스럽게 앉아있으면 되죠."


"그렇지!

기자들이 원하는 포즈.

처음에는 정면을 보고 다음에 오른쪽 왼쪽 보며 앞을 응시하는 것 잊지 마.

알았지!"


"네!

그건 기본이죠."


"또!

항상 겸손해야지."


"네!

주인님.

첫째도 겸손 둘째도 겸손!

알겠어요.

기본에 충실할게요."


멋쟁이 강아지 <댄디맥>은 주인의 마음을 알면서도 대화를 했어요.

알아서 척척 해주길 바라는 주인의 생각을 모를 리 없었어요.

주인도

먼저 손을 내밀고 말을 걸어오는 <댄디맥>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어요.


"<맥>!

아프지 말고 나와 같이 오래오래 살면 좋겠다.

누구보다 널 의지하는 걸 잊지 마.

잘 먹고 잘 자고 건강하게 지내자."


"네!

전 걱정하지 마세요.

주인님 건강이 더 걱정됩니다.

잘 먹고 잘 자고는 주인님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히히히!"


멋쟁이 강아지 <댄디맥>은 주인 걱정을 했어요.

집에서 꼼짝 않고 말없는 주인이 싫었어요.

먹지 않고 잠도 못 자는 주인이 싫었어요.

그런 주인 곁에 있으면 자신도 힘이 없고 나약해지는 것 같았어요.



멋쟁이 강아지 <댄디맥>/부산갤러리 와치/사진 사라 김


부산에서 돌아온 멋쟁이 강아지 <댄디맥>은 지쳐있었어요.

힘도 없고 입맛도 없었어요.

사람이라면 힘들어 죽겠다 했을 법도 한데 아무 말도 없었어요.


"쉬고 싶다!

누워만 있어야겠어.

주인이 불러도 모른 척해야지."


멋쟁이 강아지 <댄디맥>은 부드러운 이불 위에 자리 잡고 누웠어요.

눈꺼풀이 떨어지며 스르르 잠이 왔어요.


피곤한 <댄디맥>/사진 사라 김


주인도 소파에 누워 잠이 들었어요.

멋쟁이 강아지 <댄디맥>은 주인 가까이 이불을 당겨와 자리를 잡았어요.


'크루렁!

크르렁!'


소파와 그 아래 부드러운 이불에서도 코 고는 소리가 들렸어요.

창밖으로 달님이 살짝 들여다봤어요.

잠자는 모습을 보고 달님은 구름 사이로 사라졌어요.









멋쟁이 강아지 <댄디맥>!-10

에서 만나 뵙기를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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