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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Aug 02. 2024

더럽다고 놀리다니!

착각에 빠진 동화 412

더럽다고 놀리다니!




바다에서

그물 치는 어부가 있었어요.

그 모습을 바라보던 거미 한 마리 있었어요.


"물고기 잡는 법이군!

그물을 친 곳은 물길이야.

물길 따라 물고기가 이동한단 말이군.

히히히!

나도 길목에 거미줄을 쳐야겠어."


거미는 어부에게 배웠어요.

길목에 거미줄을 쳐야 먹잇감을 사냥할 수 있었어요.


무더운 여름날!

거미는 아침부터 땀을 뻘뻘 흘리며 길목에 거미줄을 쳤어요.


"히히히!

오늘부터 브런치를 먹는 거야.

딸기 주스 한 잔도 있어야겠다.

좋아!

잠자리

하루살이

모기

무당벌레

나비

꿀벌

파리

아니야!

파리는 똥냄새나잖아.

그러니까

잡히지 않으면 좋겠다."


거미는 나뭇잎 뒤에 숨었어요.

시간이 조금 지났어요.

거미줄이 휘청거렸어요.


"히히히!

뭐가 잡혔을까."


거미는 나뭇가지를 기어오르며 군침을 삼켰어요.

거미줄에 무엇인가 걸려 발버둥 치고 있었어요.


'파닥!

파드닥.'


파리였어요.

탈출하려고 몸을 꿈틀거릴수록 거미줄은 파리를 칭칭 감았어요.


"이런!

꼼짝할 수가 없어.

거미줄을 뜯어낼 수가 없다니.

큰일이다!"


파리는 지쳐갔어요.


"히히히!

먹잇감이 잡혔다.

이게 뭐야!

파리잖아."


거미는 실망했어요.

더럽고 똥냄새나는 파리가 잡혔지만 먹고 싶지 않았어요.


"이봐!

똥냄새 풍기고 거기 있으면 어떡해."


"뭐라고!

누가 여기에 거미줄 치라고 했어.

여긴

곤충들이 날아다니는 길이란 말이야."


"히히히!

그러니까 거미줄을 쳤지,

더러운 녀석!"


거미는 거미줄을 거뒀어요.

똥냄새나는 거미줄을 치우고 새로운 거미줄을 쳤어요.


"꺼져!

똥냄새 풍기지 말고."


"고마워!

더러워서 먹을 수 없을 거야.

호호호!"


파리는 똥냄새 덕분에 살 수 있었어요.

온몸에 거미줄이 붙어있어 몸을 움직일 수 없었어요.

파리는 바닥에 누운 채로 거미줄 치는 모습을 지켜봤어요.





그림 홍정우





들판은 고요했어요.

바람도 불지 않고 뜨거운 햇살이 들판을 지켜봤어요.

거미는 길목에 거미줄이 새롭게 쳤어요.

나뭇잎 뒤로 숨은 거미는 바닥에서 뒹구는 파리를 봤어요.


"빨리 꺼져!

거기 있으면 사냥할 수 없단 말이야."


"왜!'


"똥냄새나면 곤충들이 날아오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빨리 집으로 돌아 가!"


"나도 가고 싶어!

그런데

거미줄이 몸을 칭칭 감고 있어서 움직일 수 없어."


"뭐라고!

뒹굴어서 가.

쇠똥구리가 똥 굴리듯 몸을 굴려!"


"안 돼!

몸을 뒹굴면 날개가 부서질 거야."


파리는 꼼짝도 할 수 없었어요.

거미는 파리가 사라졌으면 했어요.

똥냄새나는 파리 곁에 가서 도와줄 수도 없었어요.


파리는 몸을 이리저리 움직였어요.

거미줄이 끊어지는 소리가 났어요.

거미는 조용히 지켜봤어요.


"배가 고팠으면 파리도 요리해 먹었을 텐데.

히히히!

배 부른 돼지가 되었어.

고급 요리만 찾다니!"


거미는 지난여름을 생각했어요.

먹을 것이 없어 냄새나는 파리를 잡아먹고살았던 기억이 생생했어요.


파리는 몸을 굴려 집으로 갈 수 있었어요.

거미는 맛있는 저녁 요리를 준비했어요.


나비

꿀벌

잠자리

모기

무당벌레

사마귀


길목을 지키는 거미줄에 많은 곤충들이 잡혔어요.

거미는 맛있는 요리를 배불리 먹을 수 있었어요.

거미줄에 파리가 잡히면 새로운 거미줄을 쳤어요.

파리는 똥냄새 덕분에 거미줄에 걸려도 살아날 수 있었어요.


사마귀

무당벌레

모기

나비

잠자리

꿀벌

하루살이


들판에 사는 곤충들은 파리가 부러웠어요.










홍정우 작가 소식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memberNo=25516952&volumeNo=36369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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