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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Aug 16. 2024

그건 말이야!

착각에 빠진 동화 416

그건 말이야!




황토!

동수는 뒷산에서 이곳저곳을 삽질하며 황토흙을 찾았어요.


"소도 없는데!

외양간을 고치다니."


동수는 집 나간 소를 찾는 것도 힘들었는데 산에서 흙을 짊어지고 가는 게 더 힘들었어요.

동수네 소가 외양간 문을 박차고 나간 지 사흘이나 되었어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그 말이 딱 맞았어요.

동수아빠는 소 잃고 난 뒤부터 외양간을 고치기 시작했어요.

작두로 짚단을 자르고 황토흙과 어 구멍 난 외양간 벽을 고쳤어요.


동수는 뒷산에서 몇 번이나 지게에 황토흙을 담아 짊어지고 와 외양간 옆에 부었어요.


"흙이란!

신기하단 말이야.

토기도 만들고 집도 지을 수 있다니.

석탄

석유

광석

다이아몬드

구리

아연

철광석

모든 것들이 흙 속에서 나온단 말이야."


동수는 흙에 대해 새롭게 생각했어요.

몇 번이나 산을 오르락내리락했는데도 힘들지 않았어요.


"아버지!

소는 어디 있을까요?

해 지기 전에 빨리 찾아야죠."


동수는 걱정되었어요.

집 나간 소가 스스로 돌아오지 않으면 큰일이었어요.


"걱정 마!

저녁에는 돌아올 거야."


동수아빠는 걱정하지 않았어요.

집 나간 소는 항상 저녁 늦게 돌아왔어요.


"아버지!

물질의 4 원소 가운데 흙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흙이 주는 선물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그렇지!

흙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지.

먹는 것

입는 것

새로운 상품

모든 것이 흙과 연결되어 있지."


동수아빠는 외양간 벽에 진흙을 잔뜩 붙여가며 말했어요.


고려청자

조선백자

달항아리


흙이 빚어낸 최고의 예술품이었어요.

흙이 주는 선물은 셀 수 없이 많았어요.



흙의 반란/코엑스몰/사진 김동석



동수는 뒷산에서 발견한 도자기들도 흙으로 만들었다는 걸 알았어요.

오랜 세월이 지나도 도자기는 썩지 않았어요.

관리만 잘하면 천 년 만 년 살아갈 운명이었어요.


해 질 녘!

동수네 소는 집으로 돌아왔어요.

외양간을 고친 게 맘에 들었는지 코를 다 대고 냄새를 맡았어요.

동수는 큰 솥에 여물을 가득 담아 주었어요.

소는 말없이 여물을 먹었어요.


"황소야!

집 나가니까 좋아?"


동수는 여물 먹는 황소를 바라보며 물었어요.

황소는 대답 없이 여물만 씹었어요.

동수아빠는 굴뚝 옆으로 구멍 난 벽을 황토흙으로 막았어요.


"동수야!

흙이 조금 더 필요해.

한 번 더 갔다 와라."


"네!"


동수는 지게를 지고 뒷산으로 향했어요.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 외양간 고치는 아빠를 도와줘서 즐거웠어요.


"도자기를 만들어 볼까!

황토흙이 아주 좋아.

고려청자도 만들고 달항아리도 만들어 볼까."


동수는 미술시간에 도자기 만들던 기억이 생생했어요.

흙을 가득 담은 지게를 짊어지고 집으로 향했어요.

동수아빠는 외양간 벽에 난 구멍을 다 막고난 뒤 아궁이도 고쳤어요.

불을 지필 때마다 연기가 나오는 곳을 황토흙으로 막았어요.


"아빠!

남은 흙으로 도자기 만들어도 괜찮죠?"


"맘대로 해!

도자기를 만들던 오강을 만들던 만들어 봐."


동수아빠는 아들이 도자기 만든다는 말에 기분 좋았어요.

동수는 마당에서 넓적한 돌을 찾았어요.

물레로 사용할 돌이 필요했어요.


고려청자

조선백자

달항아리

접시

물컵


동수가 만든 도자기를 엄마 아빠는 기대했어요.

흙의 소중함을 깨달은 동수는 마음가짐도 달랐어요.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흙의 가치를 새롭게 알게 된 외양간 고치기는 끝났어요.

집 나간 황소도 들어와 걱정도 없었어요.

내일부터 동수가 만든 도자기 전시가 외양간에서 펼쳐질 예정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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