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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나무!-2

상상에 빠진 동화 0522 용기가 필요해!

by 동화작가 김동석

2. 용기가 필요해!




보름달이 뜬 날!

동수네 집 거실에 달빛이 환하게 비쳤어요.

어둠의 나무는 베란다 문을 열고 거실로 향했어요.


"이봐!

거실에 들어가면 안 돼."

거실에 있던 서양란이었어요.


"왜!

넓은 공간에서 춤추고 싶은데.

누가!

그런 못된 법을 정한 거야?"

어둠의 나무는 거실로 들어가며 물었어요.


달빛이 창문을 통해 거실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보고 있었어요.


"그곳은!

사람들이 사는 곳이야.

그러니까

나무는 들어가면 안 돼.

나도 들어가 본 적 없어."

동양란이 한 마디 했어요.


"사람들이 사는 곳!

그곳에는 사람만 들어가는 거야?

그럼!

숲은 나무가 사는 곳이잖아.

그곳에 사람들은 말도 없이 들어오잖아."


"그건!

사람들이 대장이니까 그렇지.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잖아!"

초록 잎이 무성한 동백나무도 한 마디 했어요.


"만물의 영장!

그게 뭔데?

대장 같은 것이겠지.

집에서는 만물의 영장 일지 모르지만 숲에서는 나무가 만물의 영장이야.

그런데

사람들은 숲에 들어와 마음대로 숲을 파괴하고 나무를 죽이잖아.

난!

넓은 거실에서 춤추고 싶을 뿐이야.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을 파괴할 목적이 아니야.

달빛 붙잡고 춤추고 싶어."

하고 말한 어둠의 나무는 거실로 들어갔어요.


베란다에 있던 식물들은 조용히 지켜봤어요.

달빛이 환하게 비추는 거실에 우뚝 선 어둠의 나무가 그림자를 만들어 갔어요.


"신기하다!

새까만 잎이 황금빛으로 변하다니.

정말 신기하다.

더 새까만 그림자를 만들 줄 알았는데."

동백나무는 깜짝 놀랐어요.


어둠의 나무는 바람에 살랑거리듯 춤췄어요.

새까만 잎은 황금빛으로 반짝였어요.


물의 여정/조형물 김주환 작가/갤러리 은







춤추는 어둠의 나무!

달빛은 그 모습을 보고 환하게 웃었어요.


"너희들도 나와 봐!

같이 춤추자."

어둠의 나무가 베란다에서 구경하는 식물들에게 외쳤어요.


"난!

화분을 나가본 적이 없어.

화분을 박차고 나가는 순간 나는 죽을 거야."

서양란이었어요.


"누가 그래!

화분을 박차고 나가면 죽는다고.

웃기는 소리야.

나처럼 용기 내봐!"

어둠의 나무가 베란다 문을 활짝 열고 말했어요.


"싫어!

난 용기가 없어."

동양란은 베란다에서 지켜보기로 했어요.


"난!

거실에 들어가 춤추고 싶어요."


서양란은 용기 내어 화분에서 벗어나려고 했어요.


"천천히!

그래야 뿌리가 밖으로 나와."


"알았어!

그런데 들어갈 때는 어떡하지?"


"어떡하긴!

화분 옆에 누워 있으면 주인이 화분에 심어줄 거야."

어둠의 나무가 말한 것처럼 주인은 화분에서 삐져나온 식물은 화분 안으로 넣어주었어요.


서양란은 몸부림쳤어요.

화분에서 벗어나려고 이리저리 갸우뚱거리며 움직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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