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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Sep 22. 2024

담을 넘었어!

착각에 빠진 동화 424

담을 넘었어!





인사동에 가면 들리는 <가야> 갤러리!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야 보이는 <가야> 갤러리는 입구부터 내부까지 고요의 역사가 흐르는 곳이다.

특히

입구에 우뚝 서 있는 삼층석탑이 오고 가는 사람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한국의 정(情)과 한(恨)의 역사가 숨어있는 곳이 바로 <가야> 갤러리다.




사진 김동석


골목길에 서서 <가야> 갤러리를 들여다보면 포근함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오래도록!

멈추고 있노라면 골목길을 따라 흐르는 삶의 흔적들이 얼굴을 내밀고 반겨준다.


청국장

된장국

김치찌개

미역국

생선구이

노비 한숨소리

아낙의 잔소리

방귀소리


작은 창문을 통해 흐르는 삶의 노래가 들려온다.

도망칠 곳 없는 골목의 어딘가에 갇힌 신세가 되었다.

<가야> 갤러리 안으로 들어가야 숨 쉴 수 있는 인사동 골목길이다.



사진 김동석




담을 넘은 넝쿨식물을 바라보며 한 마디 했다.


"넌!

선을 넘었다.

그렇지!

그렇게라도 살아서 흔적을 남겨야지.

아니

인간이 후손과 예술작품을 남기려 한 것처럼 너도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몸부림이겠지."


좁다란 골목길에서 나아갈 방향을 잃고 방황하였다.

길이 있어도 방향을 정확히 기억하고 찾을 수 없었다.

좁지만 인간의 삶의 흔적이 흐르는 길이다.

골목길에서 헤매도 곧 큰길로 이어진다는 것이 정답이었다.

조선 사대부들이 걸어 다닌 골목이다.

인사동의 멋은 곧 골목길이 아닐까!

정겨운 <골목길> 노래가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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