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에 빠진 동화 0494 노루와 산토끼!
노루와 산토끼!
멧돼지가 돌아간 뒤!
산토끼와 노루가 고구마밭을 찾았어요.
"달콤해!
고구마순이 달콤해졌어."
산토끼가 말했어요.
노루는 주변을 살폈어요.
사람이 오면 도망칠 준비까지 했어요.
그런데
소나무 뒤에 숨은 고양이가 보였어요.
"고양이!
저기 고양이가 있어.
빨리 나와!"
노루가 산토끼를 향해 말했어요.
"뭐라고!
고양이가 있다고.
걱정 마!
내가 고양이 이길 수 있어."
하고 말한 산토끼는 고구마순을 뜯어먹었어요.
"또 있어!
단풍나무 가지에 들쥐도 있어.
우릴 노려보고 있단 말이야.
빨리 나와!"
노루는 밭두렁을 따라 숲으로 뒷걸음쳤어요.
"고양이!
또 들쥐가 있다고.
난 무섭지 않아.
달콤한 고구마순을 더 먹을 거야.
히히히!"
산토끼는 도망치지 않았어요.
노루는 숲으로 달렸어요.
소나무 뒤에 숨어 있던 고양이 <도도>가 꼬리를 높이 들고 고구마밭을 향해 달렸어요.
단풍나무 가지에 앉아있던 들쥐 <달빛>도 고구마밭을 향해 달렸어요.
"뭐야!
날 공격하겠다는 거야."
고구마순을 먹던 산토끼가 깜짝 놀랐어요.
"도망쳐야겠다!"
산토끼는 숲으로 달렸어요.
그 뒤를 도도와 달빛이 따랐어요.
산토끼는 빨랐어요.
도도와 달빛이 따라잡을 수 없었어요.
"조금만 빨랐으면!
붙잡을 수 있었는데 아쉽다."
도도는 숲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서서 말했어요.
"이제 안 올 거야!"
달빛이 말했어요.
도도와 달빛은 고구마밭으로 향했어요.
노루와 산토끼를 고구마밭에서 쫓아낸 것만으로 행복했어요.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있었어요.
뜨거운 태양은 밭에서 자라는 농작물을 가만두지 않았어요.
동수네 고구마밭도 피해가 컸어요.
아침이면
동수아빠가 고구마밭에 물을 주었어요.
그런데
뜨거운 햇살을 이겨낼 수 없었어요.
"비가 와야 할 텐데!
걱정이야."
동수아빠는 걱정되었어요.
멧돼지나 노루 같은 동물보다 뜨거운 햇살이 더 걱정되었어요.
"도도!
내일은 비가 올 것 같아?"
도도를 보고 동수아빠가 물었어요.
"야옹!
아직이요.
며칠 더 있어야 비가 와요."
도도가 대답했어요.
"맞아요!
며칠 더 있어야 비가 올 것 같아요."
민수네 고구마밭에 사는 두더지 <팅팅>이었어요.
"일주일!
앞으로 일주일 더 기다려야 비가 올 것 같아요."
들쥐 팅팅이 말했어요.
"내가 너희들 말을 듣다니!
허허허!"
동수아빠는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돌아갔어요.
고구마밭은 고요했어요.
나비와 무당벌레도 보이질 않았어요.
가끔!
잠자리 떼가 나타났어요.
도도와 달빛도 그늘을 찾아 뜨거운 햇살을 피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