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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고양이!-6

상상에 빠진 동화 0525 문어야 문어야!

by 동화작가 김동석

문어야 문어야!




빨강 장화 신은 하얀 고양이 <하니>!

바닷가를 거닐다 대왕문어를 만났어요.

바닷가에서 물고기는 많이 봤지만 대왕문어를 본 건 처음이었어요.

<하니>는 조심조심 대왕문어에게 다가갔어요.


"이봐!

다리가 몇 개야.

셀 수도 없잖아."


"히히히!

다리가 많지.

나를 괴롭힐 생각하지 마.

너의 목을 졸라 죽일 수 있으니까."


대왕문어가 다리 하나를 들고 <하니>에게 말했어요.


"날!

죽일 수 있다고.

웃겨.

난 무섭지 않아.

다리가 많아도 날 이길 수 없을 거야.

내가 빠르거든!"


<하니>는 기분 나빴어요.


"빨라도 소용없어!

힘센 고양이라 해도 소용없어.

내 다리 공격을 피해 살아난 물고기는 없었어.

그러니까

너도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대왕문어는 새까만 먹물을 뿌리며 <하니>를 놀라게 했어요.


"뭐야!

새까만 먹물도 뿌리다니.

난!

처음 봐.

그런데

새까만 먹물이 몸에 닿으면 죽는 거야?"


할 발짝 뒤로 물러선 <하니>가 물었어요.


"히히히!

죽지.

먹물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죽지."


하고 대왕문어가 말했어요.


<하니>는 뒤로 물러났어요.

새까만 먹물이 몸에 닿지 않을 만큼 거리를 두었어요.

<하니>는

많은 다리와 새까만 먹물을 뿌리는 대왕문어가 무서웠어요.





<하니>의 친구 고양이 <만두>는 바닷가에서 거북을 만났어요.

해안가에 알을 낳으러 온 거북이었어요.


"뭐 하러 온 거야!

바다에서 살지.

육지로 올라오면 위험할 텐데."


<만두>는 거북이 걱정되었어요.


"난!

알을 낳아야 해."


거북이 말하며 엉금엉금 기어갔어요.


"알!

바다에서 낳으면 안 돼."


"안 돼!

태어나기도 전에 물고기 밥이 될 거야."


거북은 해안가 모래 속에 알을 낳아야 한다는 것을 <만두>에게 설명해 주었어요.


"몰랐어!

거북은 바다에 알 낳는 줄 알았어.

빨리 올라 가."


<만두>는 길을 비켜주며 말했어요.


"고마워!"


거북은 인사하고 속도를 냈어요.


<만두>는 거북이 알 낳는 모습을 지켜봤어요.

거북은 알을 낳고 바다로 돌아갔어요.





바닷가에서 <하니>는 <만두>를 만났어요.

거북이 알 낳는다는 이야기를 <만두>가 해주었어요.


"그곳!

거북이 알 낳은 곳 말이야.

잘 지켜야겠다.

새끼거북이 태어나 바다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말이야."


<하니>는 새끼거북이 보고 싶었어요.

<만두>도 새끼거북이 태어나는 걸 보고 싶었어요.

두 고양이는 거북 알을 지켜주기로 약속했어요.


<하니>는 어부의 딸 민지를 찾아갔어요.

거북 알을 지키려면 도움이 필요했어요.




<하니>는 민지 집 앞 바닷가에서

새까만 장화 신은 고양이 <차차>가 대왕문어와 말다툼하는 것을 봤어요.

대왕문어는 금방이라도 <차차>를 잡아먹을 것 같았어요.


"<차차>!

대왕문어를 건드리면 안 돼.

무서운 녀석이야!"


<하니>가 소리치며 달려갔어요.


"이 녀석 말이야!

내가 먹을 물고기를 빼앗아 갔어.

남의 물건을 빼앗으면 나쁘잖아."


하고 <차차>가 억울한 듯 말했어요.


"참아!

대왕문어 본 것만으로 축복이야."


하고 말한 <하니>는 <차차>를 데리고 민지네 집으로 향했어요.

대왕문어는 바닷가를 거닐다 바다로 돌아갔어요.

노을 지는 바닷가가 고요했어요.

민지는 집에서 방학 숙제 하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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